UPDATED. 2024-04-20 12:15 (토)
테마 : 겨울철 건강관리, 이렇게
테마 : 겨울철 건강관리, 이렇게
  • 이은정 기자
  • 승인 2002.12.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12-07 10:04:39

‘건강이 행복한 인생의 제1조건’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강의하랴, 논문심사하랴, 외부 강좌·세미나 참석하랴,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건강은 남의 이야기인 양 소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요즈음 건강관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감기는 물론, 여러가지 질병들이 복병처럼 숨어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건강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늦가을과 겨울철에 흔한 질환으로 호흡기 질환이 단연 으뜸이다. 겨울철 환절기 질환의 대표격인 ‘감기’. 가정의학 전문가들은 감기를 단번에 잠재울 수 있는 특효약은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예방인 셈. 아침저녁으로 기온의 일교차가 심한 것은 물론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기 쉽기 때문에 호흡기 저항력은 여느 계절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특히 야외활동보다는 강의실, 연구실 등 실내 활동이 많은 교수들의 경우, 환자와의 직접 접촉이나 공기 중의 포말 감염으로 각종 세균,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에 빠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적절한 난방, 그리고 습도 조절이 관건이다.

건강의 사각지대, 연구실

혹시라도 감기에 걸렸을 경우에는, 안정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원칙이다. 연구실에 가습기를 설치하는 것도 적절히 습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가습기를 사용할 경우, 곰팡이 번식으로 더 큰 낭패를 보지 않도록 잦은 환기와 매일매일 물을 갈아주는 등 청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동료교수들과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훌륭한 건강 지킴이의 역할을 한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감기로 열이 날 때에는 박하차, 표고버섯 달인 물 등을 마시는 것이 좋다. 초기 감기 증상으로 몸이 아프고 뻐근할 경우에는 생강차, 칡차, 귤, 파 달인 물이 좋으며, 목이 아플 때에는 무즙, 배즙, 소금물, 매실육 엑기스 등이 도움을 줄 것이다. 기침과 가래가 나올 때에는 따뜻한 물과 함께 연근 달인 물, 은행, 도라지, 귤껍질 달인 물을 복용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40∼50대의 중장년 세대에게 추위는 더욱 달갑지 않은 존재다.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높아지기 쉽고, 몸을 움츠리기 때문에 운동량이 줄어들어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날에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이나 중풍의 발병빈도도 높아진다. 따라서 운동을 하더라도 겨울에는 날씨가 풀린 날 또는 아침보다는 오후에 하는 것이 좋으며, 옷은 따뜻하게 입고 반드시 모자를 착용하는 등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연구실 등 실내에서는 몸을 풀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도 운동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발바닥을 마주 대고 앉아 양 무릎을 양 팔꿈치로 누르거나,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다리 사이로 구부려 허벅지 안쪽 근육을 스트레칭한다. 양 발을 충분히 벌리고 양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잡은 후 몸통을 좌우로 숙이면서 옆구리 근육을 움직여주거나 양 손을 등 뒤에서 깍지 끼어 잡은 후 뒤쪽으로 들어올리면서 어깨 앞쪽 근육을 긴장시키는 것도 조율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거칠어지는 피부 역시 겨울철에 겪게 되는 흔한 질환 중 하나. 가장 대표적인 것이 피부 건조증과 가려움증. 피부의 맨 바깥층에는 수분과 기름막이 덮여있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지만, 40대가 되면서 이 기능은 서서히 약화된다. 더욱이 신진대사의 위축으로 인한 지방 분비 감소와 매서운 바람, 건조한 환경은 피부를 자극해 팔 다리의 흰 비듬, 한냉성 두드러기, 발뒤꿈치 부위의 갈라짐, 화끈거림 등의 증상의 원인이 된다. 겨울철 잦은 목욕은 피부의 기름막을 제거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일주일에 2∼3번으로 제한하도록 하고, 비누도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목욕 후에는 피부보습제를 바르도록 한다. 또한 발바닥의 갈라짐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실내에서도 스타킹이나 맨발로 지내기보다는 보습제를 바른 후 면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겨울이라 소식’은 금물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 식생활 관리 역시 중요하다. 흔히들 가지게 되는 잘못된 생각이 바로 “겨울에는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여름보다 적게 먹어도 된다”는 것. 하지만 사실은 추위를 견디면서 체력을 유지해야 하므로 여름철에 비해 20% 정도 더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신호철 성균관대 교수(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는 “추위에 적응하기 위한 생리적인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고단백질, 적절한 지방과 비타민 등이 풍부한 음식을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한다.

겨울철에 특히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A와 비타민C의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비타민A는 점막을 강하게 해 감기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아주고, 비타민C와 지방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필수적이다. 간, 생선, 녹황색 야채와 귤, 사과 등의 과일을 가까이 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체 세포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신진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역시 겨울철 식탁에서 빠져서는 안될 영양소. 단백질이 부족하면 저항력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아 건강을 해치게 된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육류, 달걀, 두부, 흰살 생선 등이 있다.

한방에서는 겨울을 폐장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陽의 기운이 쇠하고 陰의 기운이 성하기 때문. 따라서 양기를 함부로 동요시켜서는 안되고 만물을 저장하고 간직해야 한다. 겨울에 체내의 양기를 잘 보존해야 봄이 되면 다시 생명력을 발생하게 하는 원동력이 돼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겨울나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운동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은정 기자iris79@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