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7:40 (토)
‘등가원리·개의 시초 찾기·중력파 검출’ 주목
‘등가원리·개의 시초 찾기·중력파 검출’ 주목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5.12.29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27. 2016년 과학계 전망

 

1만2천년 전쯤 살았던 개와 사람 유골이 이스라엘에서 발견됐다. 중국 쿤밍동물학연구소 연구진들은 회색늑대와 중국 토종개, 기타 품종 견들의 유전체를 분석해 발표했다. 3만2천년 전이 개가 늑대에서 분리돼 나온 시기라는 결론이었다.

 

2016년에는 등가원리·개의 시초·중력파 검출 등이 과학계 이슈가 될 전망이다. 지난 18일 <사이언스>는 ‘2016년 과학에서 뜨거워질 주제를 스캔하다’는 기사를 소개했다. 편집자들은 많은 과학영역 중 물리학, 진화학, 천문학 부분에서 놀라울 만한 주제를 선정했다.

 

▲ 길들여진 늑대가 우리의 친구인 개가 됐다면? <사이언스>는 이 이슈를 2016년 과학계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사진출처= <사이언스>

떨어지는 물제들과 등가 원리

약 425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크기가 다른 물체 한 쌍을 떨어뜨렸다. 모든 물체는 중력의 당김으로 같은 가속도 비율을 나타낸다는 가정을 증명하려했다. 갈릴레오가 물체의 낙하실험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피사의 사탑에서 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확실한 건 그가 집에서 만든 경사로로 무게가 다른 공들을 굴렸다는 점이다. 여러 번 공을 굴려봤고, 무거운 공이든 가벼운 공이든 같은 속도로 구른다는 것을 확인했다. 중력은 모든 물체에 같은 크기로 작용하는데, 공기 저항이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물리학자들은 이 고전적인 실험의 다양한 버전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등가 원리라는 아인슈타인 중력(일반 상대성) 이론의 기본 전제를 실험하려 한다. 일반 상대성에 의하면 한 물체의 관성 질량과 중력 질량은 정확히 같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일반 상대성은 궁극적인 중력 이론이 될 수 없다.

2016년 4월, 프랑스 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행해지지는 않았지만 가장 유명해질 실험을 우주에서 재현하려 한다. 물리학자들은 MicroSCOPE(등가 원리 관측을 위한 끌림, 보상된 소형 위성이라는 프랑스 약어)로 자유낙하하는 두 물체(티타늄과 백금-로듐) 실린더가 지구 중력 그리고 약간 다른 높이의 궤도에서 당겨지는 정도의 차이를 보려한다. 여기서 나온 차이 가운데 하나는 등가 원리가 위반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다른 물리학 팀은 다른 원자 두 유형으로 갈릴레오 자유낙하 실험을 재현하려 한다. 이러한 작업은 물체의 관성 질량과 그것의 중력 질량을 비교하기 위해서다.

 
누가 개를 인류 곁으로 오게 했나

2016년은 개가 어디서 왔는지 마침내 발견되는 해가 될 것인가. 개는 인간이 어떤 동식물보다 먼저 처음으로 길들인 생물이다. 강석기의 저서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MID, 2014)를 보면, 개의 조상인 늑대가 사람의 손에 길들여진 개와는 얼마나 다른 동물인가에 대해 나온다.

몇 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어디서부터 그리고 언제부터 늑대가 우리의 친구 개로 길들여졌는지 논쟁해왔다. 1만2천년 전쯤 살았던 개와 사람 유골이 1978년 이스라엘에서 발견됐다. 2013년 중국 쿤밍동물학연구소 연구진들은 회색늑대와 중국 토종개, 기타 품종 견들의 유전체를 비교·분석해 발표했다. 3만2천년 전이 개가 늑대에서 분리돼 나온 시기라는 결론이었다. 때문에 유럽에서부터 아시아까지가 논쟁의 중심지로 제시됐고, 1만5천년에서 3만년 전이 시간 범위로 제시됐다. 또한 3만여 년에 걸친 진화로 개가 획득한 변이의 상당수가 유인원의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사람의 변이와 같았다. 정착해 농경생활을 하게 된 인간에 맞춰 개도 바뀐 것이다.

2013년 고고학자들과 유전학자들의 유례없는 협력이 일어났다. 이들은 협의체를 구성해 전 세계를 뒤지며 얻을 수 있는 모든 고대 늑대와 개 표본을 수색하고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얻은 수천 개의 뼈를 새로운 기술로 분석했다. 아마도 과학자들은 이제 가장 큰 비밀 중 하나인 ‘길들임’에 대한 확실한 답에 근접할 것이다. 협의체의 지도자 중 한 명은 중요한 발견은 내년에 이루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력 파동을 잡기 위해
수십 년 간의 노력으로 물리학자들은 시공간에서 파동을 검출하기 직전에 이르렀다. 이 파동은 중력파로 불리며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존재를 예측한 것이다. 중력파는 초신성 폭발, 블랙홀, 중성자별 충돌, 빅뱅 초기현상과 같은 우주에서 갑작스러운 중력 변화가 일어날 때 발생한다. 중력 변화로 인한 시공간 일그러짐은 빛의 속도로 우주 공간에 전달된다. 중력파는 이론상으로는 존재하나 지금껏 과학자들에 의해 관측되지는 못했다. 과학자들은 간접적인 증거로 중력파의 존재를 확인했을 뿐이다.

중력파 검출을 위해 우주에서는 탐사선으로 우주 공간에 레이저를 쏘고, 지상에서는 레이저 간섭 중력파 관측소(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 Wave Observatory, LIGO)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LIGO 연구원들은 리빙스턴, 루이지애나, 핸포드, 워싱턴에 있는 거대한 기구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로써 두 중성자별이 서로 나선을 그릴 때 방출하는 중력파를 찾으려고 한다. 왜 중성자별일까. 중성자별은 거대 항성이 수명을 다하고 초신성 폭발 후 핵 부분만 남은별이다. 폭발로 크기는 매우 작아졌지만 운동량은 그대로여서 자전 속도는 엄청나다. 그래서 중력파를 검출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주위를 도는 두 중성자별은 중력파를 방출하면서 에너지를 잃는데, 이 에너지가 서로를 향해 나선을 그리며 회전하게 만든다. 그리고 공간과 시간의 파동이 유발된다.

초기 LIGO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운영되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기술적인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최근 연구원들은 많은 돈을 들여 감지기를 2015년에 재건했다. 최근 LIGO는 초기보다 10배 더 민감하고 검출이 확실하다고 연구원들은 말한다. 물리학자들은 2015년에는 3개월 정도 데이터를 얻었다. 그러나 탐지기를 조율해 2016년 하반기에 더 긴 데이터를 만들려고 한다. 반면 유럽 연구원들은 이탈리아 피사에서 그들의 업그레이드된 버고(VIRGO) 감지기를 가져와 배치할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LIGO와 VIRGO가 몇 년 안에 설계된 민감도에 도달해, 지나가는 파동을 얻기를 확신하고 있다.
중력파 검출에 성공하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이 완벽히 옳았다는 것이 증명된다. 그리고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새 망원경을 만들 수 있다. 중력파로 우주를 관측하면 빛마저 흡수하는 블랙홀과 같은 천체의 생성과 작동 원리를 밝힐 수 있다 이로서 새 유형의 우주 세계를 열게 될 것이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