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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생명-기술적 연합
미래의 생명-기술적 연합
  • 교수신문
  • 승인 2015.12.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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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말, 말

우리는 우리의 혼종적 본성을 받아들임으로써, 마음과 자아를 물리적으로 가두고 있는 모든 것에서 극적으로 분리돼 있는 모종의 웨이퍼처럼 얇은 내적 본질로 여기려는 생각을 포기한다. 손에 잡히지 않는 이러한 본질 대신에, 인간의 인격(human person)이 생물학적 부분과 비생물학 부분의 변화하는 매트릭스로 등장한다. 히죽 웃는 고양이에게서 그 웃음을 추출할 수 없는 것과 마참가지로, 자아, 마음, 인격도 그런 복잡한 매트릭스에서 추출할 수 없다.

누군가는 이 모든 것에서 혐오스런 ‘포스트-휴먼’ 미래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기술에 의해 커가는 일종의 마음의 부패를 예측한다. 기술의 발달이 정체성의 상실, 통제의 상실, 과부하, 프라이버시의 침해, 고립, 그리고 신체의 궁극적인 폐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로 조심해야 한다.

생명-기술적 연합이라는 뿌리 깊은 변형적 본성을 파악하는 것은 동시에 그러한 연합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님을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내가 옳다면, 즉 비생물학적 물건들을 우리의 심성적인 프로필(이력)에 덧붙이고 활용하며 통합시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인간적 본성이라면, 문제는 우리가 그 길로 갈 것인가의 여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능동적으로 조각하고 구체화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파악함으로써 미래의 생명-기술적 연합이 좋은 것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앤디 클락 에든버러대 교수, 『내추널-본 사이보그: 마음, 기술, 그리고 인간 지능의 미래』(신상규 옮김, 아카넷, 2015.1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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