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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이후 침체된 기업 메세나 다시 기지개켜나
IMF 이후 침체된 기업 메세나 다시 기지개켜나
  • 이은정 기자
  • 승인 2002.11.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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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메세나 대상에 금호문화재단

기업과 문화예술의 만남이 고사하고 있는 문화예술계에 회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인가.

지난 8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02 메세나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이번 시상식에서는 금호문화재단(이사장 박성용)이 대통령상인 대상을 수상했으며, ‘달리는 문화열차’ 사업의 서울특별시 도시철도 공사가 공로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화음챔버오케스트라’를 지원한 CJ 주식회사와 일본에 밀반출됐던 옛 돌을 환수해 ‘세중옛돌박물관’을 건립한 (주)세중이 창의상을, ‘청소년교향악단’과 ‘용산가족공원’을 지원, 후원한 르노삼성자동차와 ‘기업과 예술의 만남’을 설립한 (주)엑큐리스가 보급상을 수상했다. 대상을 받은 금호문화재단이 후원하는 금호현악4중주단은 지난 1990년에 창단해 세계 70여 개국에서 연주회를 개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메세나의 유래는 고대 로마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가로 당대의 문예보호운동에 적극적이었던 가이우스 마에케나스의 이름에서 나온 용어로 지금은 ‘기업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활동’을 통칭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67년에 이미 예술지원기업위원회가 발족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1994년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발족해 문화예술산업 육성, 지원 및 ‘1기업 1문화 운동’ 등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메세나 문화가 올바로 정착하기 위해서 가야할 길은 험난하다. 지난 1999년 1천3백82억에 이르렀던 총지원액은 점차 줄어들어 작년에는 9백29억에 그쳤다. 이마저도 특정 대기업에서 70% 가까이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기업들의 메세나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IMF 한파 이후 많은 기업들이 문화예술 지원 관련 정책에 제일 먼저 메스를 가했다는 사실은 ‘불황기 문화지원 예산은 최우선 삭감 대상’이라는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영자의 개인적 인연 또는 취향에 따라 후원대상 장르 및 예술가를 선정하는 것도 국내 메세나의 한계라 할 수 있다.

메세나가 문화예술에 대한 공공지원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자 문화계와 기업이 모두 풍요로워질 수 있는 계기의 디딤돌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이번 기업메세나 시상식이 침체된 메세나 활동의 기폭제가 될지 궁금하다.

이은정 기자 iris79@kyp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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