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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운동’ 입체적 분석 … 『자본론』 改譯판 출판기념회도
‘대안운동’ 입체적 분석 … 『자본론』 改譯판 출판기념회도
  • 하태규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 승인 2015.12.08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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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경제학회 가을학술대회 후기
▲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사회경제학회 가을학술대회가 열렸다.

지난 20일(금)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사회경제학회(회장 정성진 경상대 교수)의 2015년 가을학술대회가 열렸다. ‘정치경제학적 한국자본주의 분석의 성과와 과제’를 공동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5개 분과세션과 1개 메인세션을 포함한 총 6개 세션에서 19편의 논문들이 발표됐다. 17명의 토론자, 6명의 사회자를 비롯해 60명의 회원들이 참가했다. 지난 여름(8월) 경남 통영시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캠퍼스에서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최근 동향과 쟁점’을 주제로 열린 여름학술대회의 연장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리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진행된 5개의 분과세션 중에는 장상환 경상대 교수의 정년퇴임기념세션도 있었다. 「나의 연구회고: 농지문제와 한국자본주의 분석」 등 4개 논문이 발표된 이 세션에서는 장상환 교수의 40년 연구를 회고하는 논문과 농지, 환경생태, 도시먹거리 문제와 관련한 후학들과 제자들의 논문이 발표됐다. 참석자들은 장상환 교수의 연구자로서 일생의 업적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활동하면서 우리학회와 정치경제학의 발전에 계속 기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사회경제학회는 앞으로도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회원들의 학술적 기여를 기리는 자리를 계속 마련해갈 예정이다.

오전에 발표된 ‘한국자본주의에 대한 고찰’과 ‘한국자본주의의 모순과 대안운동’ 분과세션에서는 한국자본주의를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하고 대안운동을 검토하는 논의들이 발표됐다. 박형준(글로벌 정치경제연구소)의 「권력자본론의 입장에서 피케티를 급진화하기」는 최근에 선풍을 끈 『21세기 자본』의 저자 피케티를 권력자본론의 관점에서 급진적으로 한국사회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성진(경상대)의 「한국자본주의의 세계화와 공황」은 한국자본주의가 세계화를 통해 위기를 맞은 것이 아니라 1997~1998년 IMF 위기를 기점으로 이에 대한 모색으로 세계화가 진척됐음을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이런 세계화는 향후 더욱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했다. 또한 정 교수는 자본주의의 위기의 세계화는 세계혁명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점심식사 후 진행된 2부에서는 ‘장상환 교수 정념퇴임기념’외에도 ‘대안사회모델’, ‘수요고전토론 300회 기념’ 분과세션들도 열렸다. 심광현(한국예술종합학교)의 「혁명기 예술의 과제: 1920년대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중심으로」는 러시아 혁명 직후인 1920년대 아방가르드 예술이 대안사회건설에 있어서 예술과 일상, 정치의 통합을 추구하는 다양한 입장의 논의를 검토하고 향후 대안사회건설에서 차지하는 함의를 모색했다. 문혜림(경상대)의 「에릭 올린 라이트의 자본주의 변혁전략 비판」은 ‘리얼 유토피아’를 통해 대안사회운동에 대한 포괄적인 견해를 표방한 라이트의 관점이 스스로 표방하는 것과 달리 마르크스주의와 괴리됐음을 지적했다.

수요고전토론회가 중심이 된 또 다른 세션에서는 케인스를 중심으로 고전경제학의 현재적 의미를 검토하는 논의들이 진행됐다. 특히 수요고전토론 300회 기념 세션은 사회경제학회에 다양한 관점의 토론장들이 전개되고 있음을 과시했다.

마지막으로 ‘21세기 한국자본주의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메인세션에서는 4개 논문이 발표됐다. 김정주(한양대)의 「한국자본주의의 발전적 모순의 성격과 체제전환의 가능성」은 한국자본주의의 모순을 대외의존성으로 요약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대항헤게모니의 형성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홍민기(한국노동연구원)의 「최상위 소득변동에 대한 설명」은 피케티가 제시한 최상위 소득분석방법을 한국의 통계자료에 근거해 시도한 작업 결과를 설명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정세은(충남대)의 「저성장, 불평등 시대의 조세정책의 과제」는 불평등한 소득분배를 완화하고 해소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조세정책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끝으로 남종석·홍장표(부경대)의 「소득주도성장과 한국경제의 산업생태계의 혁신」은 소득주도성장이 실현되는 방안으로 산업생태계의 혁신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 메인세션은 회원들이 21세기 한국자본주의 연구의 현황을 점검하고 과제를 공유하는 장으로 기획됐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사회경제학회의 총회도 열렸다. 이번 총회는 지난 여름 타계한 故 김수행 교수가 역임하고 있던 이사장직을 폐지하고 학회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하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초대 대표이사에 정성진 회장이 자동으로 선임됐다. 또한 이번 총회는 편집위원회를 기존 10명에서 20명으로 늘리고, 연구위원회를 기존 5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정관개정을 결정하고 학회의 기관지인 <사회경제평론>의 심사편집기능과 학회의 학술연구 활동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학술대회에 이어 저녁에는 故 김수행 선생 추모위원회(준)가 주관하고 역시 한국사회경제학회가 주최한 ‘故 김수행 교수 번역 『자본론』 2015년 개역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타계 직전까지 한국사회경제학회의 이사장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선생의 마지막 유작인 『자본론』의 새로운 번역본(별책 포함 전6권) 출판은 의미가 깊다. 이번 개역판은 그동안 김수행 교수가 자신의 마지막 『자본론』 번역으로 계획하고 2013년부터 개정에 착수해 준비했던 것이다.

이 때문인지 밤늦게까지 계속된 뒷풀이에서도 학회원들과 수십명의 일반인들이 『자본론』의 현재적 의미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사회경제학회는 내년 2월 18일 서울대에서 다른 경제학회들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겨울학술대회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다음 학술대회의 공동주제는 ‘자본주의 발전의 다양성과 새로운 경제학의 모색’이다.

 하태규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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