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미래의 세계는 신흥 강국인 중국을 다루기 위한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나는 전통적인 균형인데, 이런 방침은 으레 그렇듯이 온갖 군사적, 경제적 소모를 수반한다. 두 번째는 중국을 더 넓은 연합, 즉 중국이 대항해서 균형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연합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자신만만한 압도적인 힘은 자석 역할을 할 수 있다. 서양에서 성공을 거둔 유럽연합의 방식을 활용해서 중국을 더 거대한 국가들의 연합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이런 접근법은 실제로 전 세계적인 연합을 만들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우선 200개 국가가 하나로 결합하기란 불가능하거나 불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국가들이 서로 평화와 경제적 유대 강화에 합의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유럽연합과 같은 관세 블록은 통합되지 않은 국가들이라면 불가능한 방식으로 나라를 끌어들일 수 있다. 또한 유럽연합은 이미 역내 자유무역, 공동화폐, 공동 재정 접근법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두 번째 강대국이나 국가 집단이 첫 번째 블록에 참여함으로써 이득을 볼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지 여부다. 만약 그런 필요성을 느낀다면 다자적 기반에서, 아니 심지어 다문화적 기반에서 통합이 성사될 수 있다. 일본이 점진적으로 서양에 포함되면서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미국과 유럽이 관세동맹―범대서양자유주멱동맹(transatlantic free-trade alliance, TAFTA)―을 만든다면, 서양 시장에서 완성품을 판매하는 데 익숙한 극동 국가들의 무역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서양이 자유무역 블록을 만들면 동양에 장벽이 생기는 셈이고, 이 블록에 참여를 약속하는 동양의 한 나라나 여러 나라만이 이 장벽을 넘을 수 있다. 순수하게 서양만 연합해도 37조 달러의 재화 및 서비스와 8억 명의 인구를 확보하게 된다. 일본이 여기에 참여하면 거의 10조 달러의 가치와 1억 이상의 인구가 더해져서 전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이 단 하나의 연합에 집중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족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중국은 어떤 정책을 펼칠까?
□ 저자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이며, 산하 벨퍼과학문제연구소에서 미중 관계 연구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다. UCLA 정치학부 특훈 연구교수이기도 하다. 코넬대, UCLA에서 정치학 및 국제정치학 교수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