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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도 공감 못하는 ‘교수 연봉 통계’
교수들도 공감 못하는 ‘교수 연봉 통계’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5.11.02 16: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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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대학 조교수 연봉격차 무려 ‘2억원’ … “상하위 10%·의과대·특수신분 제외해야”
▲ 일러스트 돈기성

“화가 나지 않겠어요? 이래저래 내야할 세금은 계속 오르죠. 몇 년째 물가인상분은 못받고 있죠. 울화통이 치미는데 꾹 참고 있었어요. 그런데 교수들의 실제 급여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풀려진 통계가 기사화 되니 답답합니다. 교수들로부터 항의를 많이 받았어요.”

김강주 원광대 교수협의회장(치의예과)은 교육부의 교수연봉 자료가 ‘과대 포장’돼 있다고 난감해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기사가 보도되면 오히려 교수들의 사기마저 꺾인다는 것이다. 김강주 교협회장은 지난달 김승종 전주대 교협회장과 함께 지역언론사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교수들이 연봉 통계를 마뜩찮아 하는 이유는 뭘까?

교육부의 교수 연봉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치가 천차만별이란 걸 쉽게 찾을 수 있다. 부교수 평균연봉이 1억원에 가까운데 같은 직급의 최저 연봉이 1천만~2천만원 수준인 곳이 부지기수다. 같은 부교수인데 1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곳도 있다. 정교수나 조교수도 마찬가지다. 

연세대의 경우 조교수 평균연봉이 9천854만원인데 조교수 최저 연봉자는 1천56만원이다. 평균보다 무려 8천798만원이나 적다. 심지어 이 대학의 조교수 최고 연봉자는 2억1천819만원. 같은 직급에서 연봉 최고와 최저의 차이가 2억원 이상 나는 셈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대학의 한 급여담당자는 “자료산정일을 기준으로 한두달밖에 근무하지 않은 교수의 급여자료를 일괄적으로 작업해서 생긴 일종의 오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를 제출할 때 담당자가 편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일괄산정한 데이터가 그대로 들어가버린 것이다.

비정년트랙(전임)의 계약직 교수를 포함시키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조교수 연봉이 2천만원 이하인 대학이 조사대상 225곳 가운데 13.3%인 30곳에 이른다. 순천대와 명지대(자연)는 조교수 연봉이 각각 360만원, 780만원에 불과하다고 공개돼 있다.

반대로, 대외이미지를 의식해 연봉을 부풀려주는 요인도 있다. 은연 중에 연봉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다. 특히 의과대학의 경우 임상교수들의 ‘진료수당’(인센티브)을 넣으면 연봉 통계는 수천만원이 치솟는다. 여기에 석좌교수 등 특별채용돼 단기간에 고액 연봉을 받는 교수가 포함되면 평균값은 더 올라간다. 실제로 최고 연봉자를 기록한 가톨릭대 의과대학의 한 정교수의 경우 진료수당이 더해져 올해 연봉이 ‘6억원’(추정치)에 달했다.

이밖에도 연봉 평균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병원장이나 보직교수들의 각종 수당 등이 있다. 김강주 교협회장에 따르면 원광대 교수들의 실제 연봉 수준은 통계치보다 1천~2천만원 더 낮다. 그가 의과대학의 임상교수와 특수신분교수를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국립대도 최근 기존 호봉제에서 성과연봉제로 바뀌면서 연봉산정 체계가 사립대와 비슷해졌다. 국립대 교원급여는 기본연봉과 성과연봉으로 나뉜다. 기본연봉은 △호봉액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공무원 보수인상금(처우개선)이다. 공무원 보수인상금은 유동적이다. 올해는 4% 인상됐지만, 지난해엔 1.8%에 그쳤다.

성과연봉은 1년을 주기로 평가하고 차등지급한다. 300만원을 기준으로 S~C등급을 나눠 S등급은 2배의 인센티브를 받지만, C등급은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 또 성과누적제를 적용해 성과에 따라 ‘가산액’이 추가된다. 성과가산액은 연 최대 8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정액급식비 등 ‘수당’이 있다.

이번에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실에서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수 직위별 보수현황’은 매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하고 있는 고등교육통계조사에 따른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07년부터 교육기본통계조사 규정에 따라 각 대학으로부터 관련자료를 취합하고 있다. 교육부 대학정책과에서는 이 자료를 넘겨받아 의원실에 제출한다. 의원실에서는 매년 ‘알 권리’차원에서 언론 등을 통해 원자료를 공개해왔다. 이 자료를 마지막 단계에 넘겨받은 언론사도 자료 자체에 대한 검수보다는 자료분석을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

교수 연봉 자료는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지만 결국엔 각 대학 담당부서(총무·재무팀)에서 생산한 자료가 고스란히 신문지면에 앉혀지는 구조인 것이다. 대학의 담당부서에서 수치를 부풀릴 수 있는 지표를 추가로 넣거나 뺀다고 해도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다.

가톨릭대 성의교정의 한 급여담당자는 “최고와 최저를 10%씩 빼고 중간층의 평균을 내야 교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통계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가) 명확한 산정기준을 제시하고, 자료 검수를 정밀하게 해야 통계 오류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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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01 21:52:58
아래위를 왜 빼나요. 그냥 임상 들어가는 분들만 빼면 됩니다. 고액연봉자는 왜곡이지만, 저액연봉자는 팩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