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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호 새로나온 책
제80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11.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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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적으로는 한반도 북쪽에 위치하는 러시아와, 남쪽으로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시작해 전 세계 차원으로 우리의 외교 전략 개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또한 외교 영역에는 정치, 군사, 안보 영역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에는 경제, 환경, 에너지, 인권, 개발 등의 영역도 하나같이 중요하고, 외교의 대상 영역도 그것들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해나가야 한다. 이처럼 오늘날 한국 외교가 직면한 도전의 성격은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외교를 세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접근하는 ‘삼축외교’가 필요하다.”

- 윤영관 서울대 교수, 『외교의 시대: 한반도의 길을 묻다』(미지북스, 2015.10) 중에서

■ 마이클 애플의 민주학교: 혁신 교육의 방향을 묻는다, 마이클 애플·제임스 빈 엮음, 강희룡 옮김, 살림터, 276쪽, 14,000원

위스콘신대 석좌교수인 편자 마이클 애플은 이 책의 목표를, 학교 혁신을 통해 이룩한 민주학교의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민주학교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이는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를 현장의 교육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다른 저작들과는 달리 이 책은 주요 독자층을 현장의 교육자들로 삼았기 때문에 두 가지 점에서 편집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첫째는 사례 중심으로 구성해서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고, 둘째는 너무 내용이 많지 않고 무겁지 않아서 책을 읽을 틈이 없는 교육자들이 짬을 내서 틈틈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강한 교육자 등은 이 책을 자신의 나라나 지역사회에서 학교를 개혁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모델로서 활용했다. 2007년 제2판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 바람에도 흔들리는 땅: 조선시대 지진과 재난 이야기, 최범영 지음, 소명출판, 594쪽, 28,000원

우리나라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할까.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대다수의 인식인 듯하다. 그렇지만 가까운 과거인 조선시대만 봐도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조선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땅”이었다. 저자는 조선시대 문헌에 나타난 지진, 해일, 화산분화 등의 지질재해요소를 발생일자별로 정리하고 이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해괴제등록』 등의 자료를 참고했다. 그간 지진학자들은 역사지진을 연구할 때 『조선왕조실록』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진사건 발생일자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 연구를 이어가니 분석에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문과 이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저자는 이러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했다. 특히 한문과 이두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에게 연구결과를 보다 잘 소개하기 위해 저자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택했다. 기존과는 다른 독특한 방식으로, 어려운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양자: 101가지 질문과 답변, 케네스 W. 포드 지음, 이덕환 옮김, 까치, 365쪽, 20,000원

양자역학을 모르고 현대를 살아갈 수 있을까. 양자역학이 첨단 물리학을 연구하는 물리학자에게나 필요한 과학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태양이 밝게 빛나고, 별들이 반짝이고, 장미꽃이 붉고, DNA에 생명의 암호가 숨겨져 있는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양자역학이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을 통해서 인식할 수 있는 전혀 다른 모습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거시 세계의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자와 원자, 그리고 쿼크를 비롯한 기본 입자들로 이뤄진 미시 세계에 적용되는 양자적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직접 볼 수 없는 미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양자역학의 훌륭한 입문서다. 저자는 거시 세계에서는 누구에게나 분명하게 구별되는 입자와 파동의 구분이 사라지는 양자역학의 세계의 핵심을 101가지 질문을 통해서 친절하고 명쾌하게 답변하고 있다.

■ 도덕과 종교의 두 차원, 앙리 베르그손 지음, 박종원 옮김, 아카넷, 596쪽, 32,000원

베르그손의 이 마지막 저서는 구체적인 행위의 규범들을 마련하는 윤리학 책이라기보다는 도덕과 종교의 의미와 그 발생적 원천에 대한 분석이자 인간 사회에 대한 생물학적·인류학적·형이상학적 고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명실 공히 세계적인 철학자로서 당대의 시대정신을 이끈 베르그손의 사유가 정점에 달했던 『창조적 진화』가 나온 지 25년이나 지난 뒤에 나왔다. 그의 나이 73세에 나온 책이다. 유대인으로서 제1차 세계대전의 광폭함을 직접 겪었던 베르그손으로서는 인류의 문명에 대한 깊은 철학적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또한 전쟁의 폐허 위에서 인간 사회의 미래를 다시 발견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지식인으로서의 윤리적 책임도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성의 관점에 위치한 서구 문명인의 시각을 넘어 인류사적인 거시적 통찰 속에서 인간의 도덕성과 인격의 근원을 찾으려 했던 베르그손의 이 지적 작업에서 우리는 그의 윤리이론과 생명이론을 만나게 된다.

■ 일본의 역사를 새로 읽는다, 아미노 요시히코 지음, 임경택 옮김, 돌베개, 394쪽, 18,000원

이 책은 일본사의 ‘상식’들을 뒤바꿔 놓은 것으로 평가받는 아미노 요시히코의 역사 교양서다. 이전까지 통용되던 일본 역사학의 오류를 비판적으로 검토해 나가면서 일본사, 나아가선 ‘일본’ 자체에 대한 관념과 이미지를 재정립한 책이다. 각각 1991년과 1995년에 나온 전편과 속편을 묶어 2005년 새로 출간한 ‘지쿠마 학예문고’를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일본사라고 하면 조몬(繩文) 시대에는 모피를 입고 수렵생활을 했고 아스카(飛鳥)·나라(奈良) 시대에는 천황과 귀족들이 영화를 누렸으며 가마쿠라(鎌倉) 시대 이후에는 무사의 세상이 됐다고 하는 학교 교과서의 획일적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일본 독자들에게 이 책은 커다란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일본인들에게 이 책은 자국 역사와 사회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의 경관을 바꿔 놓은 역사 교양서로 아낌을 받아 왔다.

■ 팔고문이란 무엇인가: 철저한 이해를 위한 입문서, 왕카이푸 지음, 김효민 옮김, 글항아리, 368쪽, 18,000원

비교적 근세를 다룬 역사책을 읽다보면 끊임없이 나오는 단어가 하나 있다. 八股文이란 단어다. 명·청시대에 과거시험의 답안 작성에 사용하도록 규정된 특수한 문체를 일컫는 이 말은 시문, 사서문, 제예, 경의, 정문 등으로도 불렀는데 14세기 초반에 처음 시행되고 1902년 폐지될 때까지 지식인들에게 엄청난 족쇄로 작용한 거악으로 인식돼 왔다. 사실 팔고문은 명청시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깊이 있게 접근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키워드의 하나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제한적으로 다뤄졌을 뿐, 포괄적으로 상세하게 소개된 적이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이 책은 팔고문이란 어떤 것인지를 그 형식과 내용은 물론이고 연원과 형성배경, 변화발전 과정, 교육 방식, 문화적 영향 등 다방면에 걸쳐 체계적으로 개괄해주고 있다. 이번 한국어판 번역서는 중화서국본(2002년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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