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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구조개혁평가 ‘추가 페널티’ 위기
중앙대, 구조개혁평가 ‘추가 페널티’ 위기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5.10.12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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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경영진 비리 법원 판결 시 감점·강등 논의할 것”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중앙대가 ‘추가 페널티’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최악의 경우 B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박범훈 전 총장과 박용성 전 이사장이 연루된 뇌물공여 등의 혐의에 대해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내려지는대로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소집해 ‘추가 페널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지난 2일 밝혔다.

감점 정도에 따라 등급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A등급은 95점 이상, B등급은 90점 이상이다. A등급은 34개교, B등급은 56개교로 총 90개 대학이 90~100점 구간에 몰려있다.

중앙대가 강등될 경우는 두 가지다. 중앙대가 A등급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면 평균점수차 수준의 감점으로도 강등될 수 있다. 만일 위원회와 교육부가 박 전 총장의 혐의를 평가에 포함시킬 경우엔 감점 여부와 관계없이 곧바로 B등급으로 강등된다. B등급으로 내려갈 경우 신입생 정원 4%를 줄여야 한다.

지난 5월 검찰은 박 전 이사장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교육부에 감사를 요청한 바 있다. 교육부는 위원회에 자문을 요청했고, 지난 8월 31일 58차 위원회에서 “(중앙대는) 언론에 보도돼 사회적으로 인지된 경우로서 구조개혁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 한정하면 무리가 없으므로 ‘기준의 예외’를 둘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페널티를 보류했다.

이처럼 발표 당일(8월 31일) 오전까지도 중앙대의 감점·강등 여부를 논의했던 정황을 보면, 위원회가 중앙대 문제를 부정·비리대학 페널티에서 중대한 사안으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 52차 위원회에서 부정·비리 발생 대학에 대한 페널티 부과 여부에 대한 논의를 처음 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페널티 부과 방안을 같은 달 24일 예고했다. 페널티 부과에 대한 세부기준과 유형별 검토방안은 56차(7월 16일), 58차(8월 31일)에 걸쳐 위원회에서 총 세 차례 논의했다.

이밖에도 이번 대학구조개혁 평가는 이전과 판이하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위 15%대학’을 지정해 정부 재정지원과 학자금대출을 제한하는 등 이른바 ‘부실대학’에 페널티를 줬던 기존 방식에서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한 평가로 한층 강화된 것이다.

올해 평가부터 처음으로 등급제가 도입됐고, 1년 평가가 3년·3주기로, 정량평가에 정성평가를 추가하면서 정성평가 비중을 크게 늘렸다. 특히 총장·이사장 등 대학경영진의 부정·비리로 물의를 빚은 경우 감점·강등 조치하고, 정원 감축 권고비율을 제시한 것도 이전의 평가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준이다.

새 평가기준 가운데 중앙대 박 전 총장과 박 전 이사장의 비리혐의는 결과 발표 석달 전부터 언론을 뜨겁게 달궜다. 그만큼 중앙대의 평가결과가 이번 평가의 공정성을 드러내주는 가늠자였다. 

그런데 교육부는 지난 8월 27일 교육부 출입기자만을 대상으로한 사전설명회 자리에서 총 세 차례에 걸쳐 기자들로부터 중앙대 조치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특정대학의 평가결과를 언급할 수 없다”며 “비리 유형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감점을 했지만 등급 안에서 점수가 추가로 깎여도 (등급을) 유지하는 대학이 있었다”는 답변을 되풀이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대다수의 기자들은 이를 중앙대에 대한 답변으로 받아들였고, 평가결과가 공개된 이후부터 최근까지 중앙대 페널티 여부에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다. 기자도 같은 문제의식으로 백성기 위원장을 비롯한 교육부 관계자들을 취재했다. 또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로부터 최근 3년치 위원회 회의록을 입수해 분석기사를 내놓는 등 중앙대 페널티 논의과정의 진의를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교육부에 질문을 던졌다.

결과적으로 교육부는 부정·비리대학에 대한 페널티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지 못한 채 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해버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구조개혁위원들도 지적했듯, 중앙대가 A등급인데다 사안의 심중함을 고려했을 때 법원판결이 나오는대로 ‘추가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을 결과 발표 당일에야 결정했다. 이 같은 내용을 먼저 공지했다면 최소한 부정·비리 대학 페널티에 대한 평가 공정성 시비가 일지 않았고, 불필요한 의혹도 사지 않았을 것이다.

배재정 의원 부정·비리대학 페널티 미미했다

그런데 이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정·비리대학 페널티가 미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배재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것에 따르면, 교육부가 검토한 부정·비리대학 총 26개 대학(4년제 14개교, 전문대 12개교) 중 등급 변동이 있었던 4년제 대학은 단 1개교에 불과했다.

배 의원은 “교육부는 부정·비리 대학에 대한 감점과 강등조치를 했고 감점이 의미가 있었다고 거짓발표를 했다”며 “이런 평가결과를 대학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이라는 허울로 아무 철학도, 개혁의 로드맵도 없이 ‘깜깜이’로 줄 세워 발표한 대학평가,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교육부 관계자는 “부정·비리대학 페널티의 취지는 경영진이 비리 등으로 물의를 일으킬 경우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지 비리감사를 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대학 간 점수차가 소수점 차이로 조밀한 상황에서 부정·비리대학의 감점을 지나치게 높게 매기면 구조개혁평가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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