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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호 새로나온 책
800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10.0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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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이래 1천300년에 걸친 한국 철학의 거장들이 추구하고 실천했던 삶의 문법이 아직도 한국인의 의식 저변에 깔려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삶 곳곳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었던 바람이 이 책을 펴내는 동기로 작용했다. 이 책에서는 사적 고찰을 통해 철학의 연대기를 충실하게 구성하는 일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철학자들의 사유가 오늘날 우리의 삶과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지 밝힘으로써 오랫동안 일방적으로 타자화된 사유를 지금 살아 움직이는 삶의 문법으로 복원하는 데 마음을 기울였다. 또 한국 철학의 독자성을 드러내기보다 그 사유가 고립된 지역의 일시적 산물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장구한 사유를 이어 온 동아시아 전통 지식인들의 오래된 고민이 반영된 결과임을 밝히고자 했다.”
-전호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한국 철학사』(메멘토, 2015) 에서

 

 

△ 사회변혁적 노동조합운동: 20세기 초 유럽과 미국의 신디컬리즘, 랠프 달링턴 지음, 이수현 옮김, 책갈피, 552쪽, 22,000원

신디컬리즘의 경험을 돌아보며 그 교훈을 오늘날의 노동운동에 적용하기 위한 책. 국제적 범위에서 신디컬리즘 운동의 동역학과 궤적을 역사적으로 비교 분석해서 신디컬리즘의 매력과 강점뿐 아니라 약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집필됐다. 1부는 다양한 신디컬리즘 운동의 동역학을 살펴본다. 특히 그 행동 철학, 신디컬리즘 운동이 등장하게 된 독특한 경제·사회·정치 상황, 이렇게 노동조합에 기반을 둔 반자본주의 투쟁 형태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나중에 신디컬리즘 운동이 소멸하게 된 이유 등을 살펴본다. 2부에서는 신디컬리즘 운동의 가장 유명한 인물들 일부가 공산주의로 전향한 과정을 살펴본다. 신디컬리즘 운동과 공산주의 운동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다섯 가지 특정 영역들을 주제별로 나눠서 살펴본다. 그 주제는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조합, 노조 관료주의 문제, 경제와 정치의 관계, 국가와 혁명, 지도와 혁명적 정당의 구실 등이다.

 

△ 식민주의와 타자성의 위치, 서영인 지음, 소명출판, 318쪽, 22,000원

저자는 1930년대 후반에서 해방직전까지의 시기를 일제 말기라는 시기의 문제성을 중심으로 다시 읽어 보고자 했고, 그 키워드는 표제에서 알 수 있듯이 ‘타자성의 위치’다. 주지하다시피 한국문학사는 지식인 남성들의 문학사다. 그것은 단지 한국문학사의 주도층이 지식인 남성들이라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문학사가 지식인 남성들의 시선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그들의 시선으로 한정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타자성의 시선’이란 그렇게 한정된 문학 바깥을 읽기 위한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한정된 문학의 이해영역을 예컨대 여성, 빈민, 이민자 등의 타자들의 시선으로 넓혀 보려고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식인 남성 주체의 대척점에 이러한 타자들을 놓거나, 이 타자들을 서사를 주도하는 주체로 대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주체들이 읽지 못했거나 주변화시킨 것들을 ‘타자성의 위치’로 더 넓혀 읽음으로써 문학이 다루는 세계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정확한 의도라고 할 수 있다.     

 

△ 유전자, 당신이 결정한다, 샤론 모알렘 지음, 정경 옮김, 김영사, 332쪽, 15,000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진화의학의 권위자 샤론 모알렘이 전하는 유전과 질병, 건강에 관한 메시지. 저자는 우리가 사는 곳,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의 사회적 경험과 감정이 우리의 유전자를 바꾸고, 유전적 운명을 결정한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친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경험이 이 세대나 다음 세대, 그 다음의 자손 모두에게까지 큰 차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그동안 진료해온 희귀 유전병 환자들의 사례와 그만의 놀라운 최신 유전학 연구와 지식을 기반으로,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우리 누구나 유전적 변이를 갖고 있을 수 있고,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다음 세대에 치명적인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더불어 독특한 유전적 유산을 이해하고, 자신의 유전적 필요에 가장 잘 맞게 하려면 어떤 영양·생활방식을 취할 것인지 스스로 유전적 운명을 결정해가도록 이끈다.

 

△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까지, 스반테 페보 지음, 김명주 옮김, (주)부키, 440쪽, 18,000원

고대 DNA를 연구해 인간의 본질과 인류의 기원을 탐험하는 한 과학자의 이야기. 1980년대 초 이집트 미라의 DNA 해독부터 2010년 네안데르탈인 핵 게놈과 데비소바인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까지 세계적인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의 고대 DNA 연구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네안데르탈의 핵 게놈 해독은 왓슨의 DNA 이중나선 구조 규명에 비견되는 과학계의 이정표다. 이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이뤄지는 과정을 촘촘하게 그려 낸다. 실험실의 내밀한 풍경, 시료를 찾아 나서는 모습, 과학 하는 사람들의 딜레마, 연구 기금 확보, 협업과 경쟁, 공동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연구팀의 모습, 학술지 논문 출판 과정 등 과학계 외부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구체적인 상황들이 생생하게 포착돼 있다. 저자는 현재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유전학 분과장으로 있다. 

 

△ 주자평전(상·하), 수징난 지음, 김태완 옮김, 역사비평사, 상권 1,168쪽, 하권 1,232쪽, 각권 60,000원(초판 1쇄 세트 박스 한정판 98,000원)

주자학은 교조적이고 비현실적인 공리공담의 공허한 형이상학, 관념론적 학문이 아니며, 주희 또한 교조주의자, 관념론자, 봉건적 전제군주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그가 아니라 삶의 현실에서 치열하게 문제의식을 깨닫고 대결한 삶을 산 현실에 살아 있던 사람이었다. 주희의 탄생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학자로서의 삶,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의 인생이 상세히 펼쳐진다. 그의 위대한 학문이 여러 학자와의 논변을 거쳐 완성돼가는 과정은 물론이고, 과거에 급제한 뒤 외직으로 보임돼 지방관으로서 펼친 행정, 그리고 평생 고종, 효종, 광종, 영종이라는 네 황제를 섬겼지만 조정에서 경연관으로 실제로 근무한 것은 고작 46일에 불과한 기간에 펼친 정치 이론이 생생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그동안 잘 몰랐던 행정개혁가로서의 주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수많은 자료의 발굴을 통해 엄밀하게 고증해낸 당시의 정치 사회 모습, 주희가 주고받은 많은 편지 속에서 드러난 열띤 학문 논쟁이 생생하게 복원된다. 

 

△ 페이스북 심리학, 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 안진희 옮김, 책세상, 296쪽, 14,800원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지난 3년 동안 전 연령대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인터뷰하고, 수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연구했다. 저자는 소셜미디어에 중독된 많은 사람들의 경우, 실제로는 페이스북이 문제가 아니라고 역설한다. 거의 모든 중독 행동은 고통스러운 사건을 직시하지 않기 위해 다른 일에 몰두하면서 위안을 찾을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애초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접속하게 만드는 계기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소셜미디어 이용과 현실 생활의 균형을 찾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방법들도 다양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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