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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키메데스의 점’을 찾아서
‘아르키메데스의 점’을 찾아서
  • 교수신문
  • 승인 2015.10.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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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과 시각> ‘창간호’의 목소리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움직이지 않는 한 점만 주어진다면, 그 점을 받침대로 삼아 지렛대를 이용해 지구를 들어 올리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 후 움직일 수 없는 확실한 지식의 기초, 모든 것을 떠받치는 근본 토대를 ‘아르키메데스의 점’이라 통칭합니다. 그렇다면 한국 대학출판부에서 움직일 수 없는 한 점은 무엇이 돼야 할까요. 그 점을 찾아야만 지렛대로 대학출판부를 들어 올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그것은 대학출판부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학술출판’에 무게중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학출판부의 경쟁력, 사회를 움직이는 힘, 콘텐츠에 담긴 역동성은 학술출판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이를 위해서 좋은 교재를 확보해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해야 하고, 교양도서로 많은 대중들과 호흡도 해야 되겠지요.

이와 같이 되려면 몇 가지 필요충분조건들 속에서, 우리는 저자와 독자들이 소통하는 길을 열 방법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한국 대학출판부에서 연간 천 종에 달하는 신간들이 출판되고 있지만 독자들의 손에 제대로 닿지 못해 묻히게 되는 좋은 책들을 볼 때면 안타깝습니다. 특히 학술서의 경우 인터넷이나 도서목록에 소개된 몇 줄의 해제만으로 책의 전모를 알기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극적인 소통 방법의 하나로 서평지를 창간하게 됐습니다.

출판된 학술서들을 중심으로 서평이라는 돋보기를 통해 책의 맥락을 짚어내고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비평을 담아 보고 싶습니다. 통찰력 있는 눈 밝은 필자가 쓴 뛰어난 서평은 독자들에게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그래서 만남들이 이어질 때, 독자와 저자 그리고 대학출판부의 관계는 더욱 깊고 가까워질 것입니다. 또한 대학출판부의 존재 목적을 확인시켜 감으로써 위상을 자리매김하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나아가 대학출판부를 둘러싼 출판환경에 대해서도 비평의 잣대를 대고,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공론화시킴으로써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데도 일조할 수 있도록 키워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비평 없이 한 분야의 활성화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며, 문화 예술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비평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종백 편찬위원장(영남대) 2013년 <시선과 시각> 창간호 권두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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