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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정 기여할 이사는 어디에? … 오손도손 족벌경영
[단독] 재정 기여할 이사는 어디에? … 오손도손 족벌경영
  • 이재 기자
  • 승인 2015.09.21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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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개 사학법인 이사 ‘누가있나’ 들여다보니①

족벌사학의 그늘은 여전했다.

<교수신문>이 교육부로부터 4년제 일반대학을 운영하는 151개 사학법인의 이사회 이사승인현황(2015년 5월 기준)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3분의 1에 해당하는 53개 대학에서 1인 이상의 이사를 설립자 혹은 이사장의 친족으로 선임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11곳을 제외한 42개 사학법인은 2명 이상의 친족이 이사회 이사로 들어와 있었다. 별다른 교육경력이 없는 30대 이사도 설립자 후손 자격으로 선임된 곳도 있었다.

친족이사의 형태는 다양했다. △부부 이사 8곳 △부자 이사 5곳 △모녀 이사 1곳 △모자 이사 4곳 △부녀 이사 1곳 등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이사장과 이사로 함께 선임된 곳도 1곳 있었다.

부산외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성지학원 백성애 이사장과 정해린 총장, 영산대 학교법인 성심학원 노찬용 이사장과 부구욱 총장은 부부가 각각 총장과 이사장직을 나눠 갖고 있다. 대전대와 서울기독대, 성산효대학원대 등도 남편이 총장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아내가 이사 혹은 이사장으로 법인을 대표하면서 대학을 운영했던 대학들이다.

용문상담심리대학원대는 현직 이사장과 두 딸이 함께 이사회에 속해 있고, 경주대와 동신대, 우석대, 한양대 학교법인에는 설립자의 아내와 그의 아들이 이사로 있었다. 경주대와 서라벌대를 함께 운영하는 학교법인 원석학원은 어머니인 이순자 이사가 경주대 총장을, 아들인 김재홍 이사가 서라벌대 총장을 각각 맡았다. 상지대 역시 전 총장 김문기 씨의 두 아들인 일남, 성남씨가 이사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려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사에 비해 감시의 시각이 덜한 감사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사학법인은 대학이 위치한 소재지의 면장을 감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친족 혹은 친분관계에 의해 채워진 이사회는 부정부패의 온실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 학교법인은 정치권과 줄이 닿아있거나 각종 부정부패 시비에 휘말리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학진흥재단의 한 관계자는 “사학법인이 대학을 소유재산으로만 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설립이념을 계승하기 위해 최소한의 참여는 불가피하더라도 그 밖의 이사는 재정기여이사 등 다양한 형태의 전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 기자 jae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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