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3:20 (토)
“타율·강압적 제도에 의한 변화는 진정한 변화 아니다"
“타율·강압적 제도에 의한 변화는 진정한 변화 아니다"
  • 이재 기자
  • 승인 2015.09.16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 스스로의 변화’ 주문하는 김영식 금오공대 총장

김영식 금오공대 총장(57·사진)은 지난 8월 12일 서울 쉐라톤워커힐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전국대학교 교무처장협의회(교무처장협)에서 대학 스스로의 변화를 강조하는 특강을 했다. 특강에서 김 총장은 대학 스스로의 변화와 교양과목의 개념에 대해 원론부터 재검토하며 현재의 위기를 진단했다. 9일 서면으로 김 총장에게 당시의 강연에 대해 되물었다.

김영식 금오공대 총장은 영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이오와대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를 했다. 1994년부터 금오공대 교수로 재직해 지난 2013년부터 제6대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교육부 학부교육선도대학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금오공대

△교무처장협에서 했던 기조강연 인상적이다. 대학 스스로의 변화를 강조한 것 같다. ‘스스로의 변화’란 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급변하는 시대에 대학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위기에 대한 인식과 의식변화가 요구된다. 강압적인 제도와 타율에 의한 변화는 변화 그 자체이지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없다. 대학마다 건학이념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다. 따라서 각 대학의 구성원들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스스로의 변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역량을 결집할 때 위기로부터의 도전을 극복하고 진화하면서 참된 대학의 발전을 이룰 것이다.”

△대학 스스로가 변화해야 한다고 했을 때, 정부 역할에도‘변화’가 있어야 할 듯하다.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학령인구 감소와 취업난으로 인한 진학률 감소 등으로 각 대학들이 재정적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IT기술의 발달과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공개 강좌)의 진화 등으로 대학의 교육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격변하는 대학 형국에 정부가 나름 연착륙을 위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정책을 가능한 각 대학에 맞게 개발돼 대학의 변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각 대학에 맞는 정책개발은 매우 어려우며 또한 획일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대학의 발전을 계획하는 것은 위험하다. 따라서 정부는 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각 대학은 큰 틀 안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학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로부터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줘야 할 것이다.”

△‘교양을 갖춘 전문지식인의 배출’은 시대가 요구하는 핵심요소다. ‘교양’은 폭넓은 개념인데, 총장이 생각하는 교양은 어떤 것인가?
“교양의 개념은 개인과 사회, 자아와 세계 사이의 다양한 관계와 갈등 하에서 개인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으로서 태어나면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같은 철학적인 물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자아를 발견하고,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삶의 가치를 부여해 행복한 삶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 교양교육의 목표다. 즉 내면의 발전을 통해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해 사회에서 진정한 자기실현을 완수하는 의미를 말한다. 대학에서는 대학생활을 통한 다양한 관계로부터의 자아발견과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 과목을 통해 개인의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교양을 갖춘 전문지식인’은 모든 대학들이 지금도 추구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전문화된 직종일수록 교양을 ‘부수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균형점은 무엇인가.
“요즘과 같은 핵가족 시대에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고, 이러한 면이 사회의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문지식만 있고 교양교육이 없을 경우 사회가 어떻게 될지는 明若觀火하다. 공학, 의·약학, 경영학 전공자들 경우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전문지식과 철학적인 물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자아를 발견하고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삶의 가치를 부여해 행복한 삶을 구현하도록 하는 ‘교양’이 함께했을 때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 질 것이다.”

△최근 대학가에는 융복합 교육이 열풍이다.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특성화사업에서도 융복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과연 융복합이 정말 학문과 학문 사이의 필요에 의한 융복합으로 이뤄지고 있나. 그렇지 않다면 대안은 없나.
‘왜 학문간 융복합이 필요할까’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학문간 융복합을 통한 학문발전이 자연스런 흐름이기 때문이다. 학문 발전은 국가의 경쟁력에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연적이다. 그럼 필요에 의한 융복합으로 잘 이뤄지고 있느냐? 학문간 융복합은 학문의 필요에 의해 이뤄져야 잘 될 수 있을 것이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대학구성원들이 대학현실에 안주해 변화를 싫어할 경우 학문발전을 위한 융복합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이 융복합을 위한 학과 간 제도개편을 위한 공감대형성에 도움을 주는 면이 있다. 이를 통해 대학에 다양한 융복합이 이뤄지고 있으며 시행착오 또한 필연적이라 본다.

이재 기자 jae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