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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과 공학의 접점’ 살피면 융합인재 길러낼 수 있는 지혜 보인다
‘영상과 공학의 접점’ 살피면 융합인재 길러낼 수 있는 지혜 보인다
  • 교수신문
  • 승인 2015.09.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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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강평기_ 영화콘텐츠와 융합공학의 지평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이번 심포지엄은 “지식이 과연 본유의 통일성을 지니는가?”라고 물었던 에드워드 윌슨의 물음에 대한 응답이다. 동시에예술학과 공학을 통한 융합의 다양한 모델을 제시하는 데도많은 기여를 했다.

 
 융합이란 용어가 학계와 사회에 넘쳐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영화콘텐츠와 융합공학의 지평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한국공학교육학회 공학교육정보센터와 단국대 영화콘텐츠대학원이 공동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학술대회였다.

과학이 산업과 만나는 학문인 공학은 여러 분야와 관련을 맺고 있다. 대중문화의 총아로 부각되는 영화 분야에서도 많은 공학적 소재들을 다뤄왔다. 영화는 태생부터 카메라라는 공학기술의 발전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뿐 아니라, 최근 SF영화나 3D·4D 등 실감콘텐츠화도 공학이 밑받침이 되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공학 분야에서 영화에서 다뤄진 공학의 엄밀함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하는 자리는 많지 않았다. 이에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공학교육학회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 주관으로, 단국대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의 BK21+특화전문인재양성사업단 공동 국제심포지움을 주최했다.

‘영화 콘텐츠와 융합공학의 지평- 영화 속 공학적 리얼리티와 융합을 통한 창의적 공학교육’을 주제로 한 이번 국제심포지움은 영화와 공학이 어떠한 접점에서 만날 수 있는지를 모색하고, 영화와 공학이 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시간이 됐다.

한 가지만 능통한 전문인 양성이 아니라 모든 분야를 통괄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미래 사회에 필요하게 됨으로써, 이번 국제심포지움의 논의가 미래 지식인 유형의 변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단국대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장)은 “영상과 공학의 만남, 즉 융복합의 흐름은 세계적 추세이며 한국의 영상산업 또한 컴퓨터그래픽을 중심으로 특수효과 등과 접목해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8년 600만 관객을 돌파한 「쉬리」부터 대중적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최근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암살」 등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영화들이 계속 나오게 된 배경에는 공학과의 접목이 영상산업의 발전과 도약에 기여했다”며 이번 심포지움의 인사를 갈음했다.

이번 심포지움의 기조발제인 최정훈 한양대 교수(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장)의 ‘영화 속의 과학기술’은 다양한 실물 시연과 함께 진행됐다.

미국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인공눈 형성과정을 고흡수성 수지를 이용해 제시했으며, 영화 「토탈리콜」에 나왔던 자기부상 자동차의 원리인 상호유도전류현상으로 인한 자기장을 인덕션 위에서 뜨는 호일로 직접 시연했다. 영화 「킹스맨」에서의 튜브형 자기부상 고속열차의 속도를 진공 플라스틱 튜브 레일을 통해 총알속도를 시연해 청중을 감탄케 하는 등 영화 속 과학기술에 대한 다양한 시연으로 융합학문의 접점을 제시했다.

국내 교수들의 융합공학 관점에서의 다양한 발표도 이어졌다. 우정권 교수(단국대 BK21+특화전문인재양성사업단장)는 ‘사용자의 평가적 긴장에 기초한 영화화 작업의 스토리 분석’에 대해 발표했는데, 이는 관객의 감정을 나타내는 긴장상태를 비디오 촬영기술을 통해 측정된 각각의 장면을 분석한 후 시나리오 및 편집 작업에 활용하고 더 나아가서 영상산업 투자까지 기대됨을 보여주었다.

필자와 공동연구를 발표한 영화평론가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는 최근 핫이슈인 ‘사물인터넷’이 소재인 영화의 진화과정을 사물인터넷의 공학적 기술과 연계해 설명하면서 영화를 통한 공학교육의 효과를 강조했다.

해외에서 온 교수들의 다양한 발표도 돋보였다. 김선호 서던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영화 속 빅데이터’ 발표에서는 트위터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아카데미상의 수상가능성을 예측하는 등 영화 산업에서 빅데이터 근거의 신뢰성과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애니메이션 배우이며 감독인 아즈망 출키플라이 말레이시아 멀티미디어대 교수는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과 이에 적합한 목소리를 구현하는 방식을 실제로 재현하면서 발표해 이해를 쉽게 했다.

아드라쉬 산두 일본 토요하쉬대 교수는 21세기 융합 교육 및 연구의 중요성을 과거 과학기술의 발전사와 같이 연계해 설명했고 특히 그동안 멀게만 생각했던 명왕성 근처까지 인간이 만든 로켓이 날아가 꿈에 그리던 영상을 보내주는 기술 또한 융복합 기술의 대표적이 사례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첸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는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대만 영화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든 「워리어스 레인보우」(원제: 시디그 발레, 2011)의 특수효과를 CG와 모션캡처 전과 후로 비교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영화에서의 특수효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이외에도 여러 발표에서 수학적으로 어렵고 딱딱하게만만 느껴졌던 공학자들이 비수학적이고 서사적인 내용인 영화 콘텐츠를 소개하면서 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했며, 인문학자들은 영화 속의 공학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분석해 휴머니티를 지닌 공학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국제심포지움은 “지식이 과연 본유의 통일성을 지니는가?”라고 물었던 에드워드 윌슨의 물음에 대한 응답이었다. 동시에 예술학과 공학을 통한 융합의 다양한 모델을 제시하는 데도 많은 기여를 했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융합이 학계와 교육계의 지평을 넓히기를 기대한다. 특히 공과대학은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대부분의 공학교육이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이번 ‘영화 콘텐츠와 융합공학의 지평’이라는 국내 첫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습득한 융합개념을 바탕으로 미래의 ‘개방과 소통, 그리고 공유와 협력’에 부합하는 공학적 교육 모델을 개발해 정착시키기를 기대해 본다.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메카트로닉스공학부

캔자스대에서 열물질전달분야 박사를 했다. 한국공학교육학회장, 중소기업청 기술혁신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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