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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뚜렷해진 특집의 무게 … ‘신간도서목록’도 한 눈에
더 뚜렷해진 특집의 무게 … ‘신간도서목록’도 한 눈에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5.09.07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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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대학출판협회 서평집 <시선과 시각> 4호

가톨릭대출판부를 비롯 65개 대학출판부가 모인 기구가 ‘(사)한국대학출판협회’다. 이 협회가 서평집 <시선과 시각>을 처음 내놓은 건 2013년 6월이었다. 그러니까 ‘2015-1호’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시선과 시각> 최근호는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더 축적된 결과물, 내적 변화를 읽을 수 있는 行步다.

몇 가지 변화가 보인다. 먼저, 편집인이 이종백(영남대출판부 행정실장)에서 김용훈(경북대출판부 기획편집실장)으로 바뀌었다. 그는 ‘주어캄프와 독일 고전출판의 종말’을 우려하면서 “독자 취향을 좇지 않고, 독자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려는” 책들의 외로움, 그런 책을 출판할 수밖에 없는 대학출판부의 어떤 운명을 토로한다. 그의 이런 고민은 <시선과 시각> 특집 ‘대학출판부와 事典’에 그대로 반영됐다.

김용훈 편집인은 “사전 편찬은 많은 전문인력이 오랜 세월 공들여야 하는 대작업이지만, 수익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디지털 환경이 급속도로 구축되면서 사전 출간은 더더욱 힘든 일이 돼 버렸습니다. 그러나 저희 협회 회원교들은 지금도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 사전 출간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들이 ‘묵묵히’ 일하는 건, 사전이 학술과 문화 발전의 근간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시선과 시각>이 의미를 매긴 사전은 『역사용어사전』(서울대출판문화원, 2015), 『일본어에서 온 우리말 사전』(고려대출판문화원, 2014), 『문체론 용어사전』(한국외대지식출판원, 2014), 『한국근대소설사전』(고려대출판문화원, 2015), 『한국현대장편소설사전』(고려대출판문화원, 2013) 등이다.

전민규 가톨릭대출판부 출판과장의 「대학출판부와 사전 출판」에 의하면, 각 대학출판부가 지금까지 펴낸 ‘전문사전’은 68종에 이른다. 사전출판은 ‘어휘사전’까지 포함할 경우, 한국외대(55종), 서울대(15종), 고려대(10종)가 강세를 보였다. 전민규 출판과장은 “최근 5년 동안 대학출판부에서는 각 분야의 사전을 꾸준히 펴내고 있다. 이는 대학출판부가 ‘학문 발전의 밑거름’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새로운 기획을 담은 ‘사전’ 편찬 작업이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은 출판 불황의 시대에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학출판부가 최근 5년간 펴낸 사전 현황을 데이터로 들여다보자. 전민규 출판과장에 의하면, 2011년 5종(어휘4, 전문1), 2012년 5종(어휘2, 전문3), 2013년 6종(어휘3, 전문3), 2014년 5종(어휘2, 전문3), 그리고 2015년 현재 3종(전문3)이다. 역시 꾸준히 ‘사전 편찬’이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1964부터 2015년까지 대학출판부에서 출간한 사전목록을 표로 만든 것도 유익한 정보로 활용된다. 이 시기 출간된 사전 종수는 모두 140종이다.

송덕호 전북대출판문화원 기획편집실장의 글 「언어와 지식의 빛으로 세상을 밝히다」 역시 사전 출간의 의미를 프랑스 지성사·문화사의 측면에서 짚어낸 글로 흥미롭게 읽힌다.

대학출판부의 실증 기록 작업으로 ‘대학출판부 신간도서목록(2014~2015)’을 21쪽에 걸쳐 수록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건 변화라기보다 <시선과 시각>이 좀 더 내실을 기한 ‘성장’의 표시로 볼 수 있다. 총류·철학·종교·사회과학·자연과학·기술과학·예술·언어·문학·역사로 나눠 각 대학출판부가 출간한 책의 서지목록을 모았다. 이로써 우리나라 대학출판부가 1년 동안 어떤 책을 내놨는지 한 눈에 읽을 수 있게 됐다.

<시선과 시각>의 ‘대학출판부 신간도서목록’에 따르면, 2014~2015년 대학출판부가 가장 많이 펴낸 부문은 사회과학(324종), 기술과학(130종), 언어(128종), 문학(103종), 종교(79종), 철학(69종), 역사(56종), 예술(46종), 자연과학(38종), 총류(27종) 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이런 간행 數値를 <시선과 시각> 분야별 서평에 대입해보면 가장 종수가 많았음에도 사회과학은 7권에 그쳤으며, 철학·언어·문학·역사를 뭉뚱그린 인문이 13권으로 곱절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서평이 반드시 종수에 대비해 균형 있게 배치되는 건 아니지만, 출간 종수가 많은 부문에 대한 서평 확대도 앞으로 <시선과 시각>이 우선적으로 고민해야할 과제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인문 부문에서 서평을 한 책은 『구텐베르크와 그의 영향』(연세대), 『식민권력과 한국 농업』(서울대) 등 13권, 사회 부문에서는 『미국정치경제론』(경상대), 『문화연구와 나』(영남대) 등 7권, 자연·예술·종교 부문에서는 『과학과 가설』(한국방송통신대), 『디지털 천상열차분야지도』(경북대) 등 8권을 다뤘으니, 모두 28권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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