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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호 새로나온 책
795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9.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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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공명심은 도덕적이고 법적인 연구의 한계를 벗어날 위험이 있다. 그러한 일탈이 선량한 목적으로 정당화될 때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윤리는 기술적 가능성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비단 자연과학에서만 그러한 것은 아니다. 신학자 요하네스 피셔는 재생산 기술과 복제 가능성으로 배아의 지위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해졌다고 했다. 여기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적 윤리관을 근거로 하는 황홀경(Rauschzustand)이 등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황홀경에서는 특히 개별 생명의 시작과 종말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떠내려가 버린다.”

-크리스티안 슈타르크 전 괴팅엔대 교수, 『민주적 헌법국가: 슈타르크 헌법논집』(김대환 대표편역, 시와진실, 2015.8) 중에서

 

 

△ 기후변화와 신사회계약: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하여, 김옥현 지음, 산지니, 292쪽, 20,000원

기후변화는 인류 공동의 위기다. 따라서 자연생태계와 인간사회의 현실에 대한 전반적 인식과 포괄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기후변화 서적은 전문적인 개별 분야와 자연과학적 측면에 집중한다. 저자는 일반 시민의 이해와 실천에 필요한 지식을 선별해 융합적인 교양서를 집필했다.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행동은 물론, 전지구적인 사회계약을 통한 변화를 제안한다. 책의 1부가 기후변화의 원인과 복합적 영향을 다룬다면, 2부에서는 신사회계약을 통한 새롭고 지속가능한 발전양식을 제시한다. 저자가 논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은 개인과 지역사회, 각국의 정부, 국제단체에 이르기까지 주체별, 수준별, 사회제도별 실천 방법을 포괄한다. 워낙 범위가 크다 보니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여러 학자들과 정치지도자들이 제시한 구체적인 기준 중 하나가 지구평균온도 상승폭 ‘2도’이다. 이 한계점은 20년에 걸친 논쟁 끝에 2010년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합의됐다.

 

△ 언어의 역사, 토르 얀손 지음, 김형엽 옮김, 한울, 408쪽, 39,500원

제국의 형성과 종교의 전파 등 굵직한 역사적 사실들과 언어들의 변천을 함께 풀어낸 책. 라틴어와 아프리카 언어 전문가인 토르 얀손은 해박한 역사 지식으로 언어와 사회의 연계성을 통찰했다.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언어의 역사를 분석하고 그 안에 담긴 언어의 본성을 밝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금까지의 언어의 역사를 통해 언어의 미래를 점쳐본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계속 변화하고 하나의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 한 사회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언어로 전환되는 과정은 좀 더 큰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일어나는 변화다. 이 책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언어들의 전환이다. 특정 언어가 한 국가를 넘어 넓은 지역에 두루 사용될 수 있는 원인에는 군사적·정치적 패권, 문화적 우수성 또는 종교 등이 있었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저자는 오늘날 영어가 국제 언어가 될 수 있었던 원인들을 꼽아본다.    

 

△ 젊은 스탈린: 강철 인간의 태동, 운명의 서막,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김병화 옮김, 시공사, 712쪽, 32,000원

여기 제화공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한 이상주의 신학생이 됐으며, 낭만주의적 시를 쓰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했던 한 사람이 있다. 또 다른 한편에는 레닌, 부하린, 트로츠키 같은 유능한 정치가를 능가했으며, 산업화 계획을 진행했고, 농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치렀으며, 무시무시한 대숙청을 감행한 한 사람도 있다. 평범한 태생의 한 남자와 20세기의 거인,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이 둘은 철저하게 같은 인물이다. 그는 바로 스탈린이다. 이 책은 스탈린의 어린 시절, 혁명가로서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 폭력단의 일원, 시인, 수습 사제이던 시절, 한 여자의 남편이자 혈기 방장한 연인인 남자, 또 사생아를 낳게 하고 여자와 아이들을 저버리는 남자로 살아온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젊은’ 스탈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스탈린 숭배나 반스탈린 음모론 어느 편에 의해서도 얼룩지지 않은 원본 그대로의 역사적 기록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 제국의 길: 원리·천황·전쟁, 정의·전성곤 지음, 소명출판, 323쪽, 23,000원

일본 우익론에 대한 문제를 재고하기 위해 저자들은 우익이 존재한다는 선입견이 아니라, ‘일본 우익’이 어떠한 의미에서 사상적인 우익성을 창출해 내는가에 대해서 살펴본다. 특히 천황부흥 운동과 관련해 오카와 슈메이(大川周明)라는 우익 사상가와 그 주변 인물들의 ‘논쟁’ 분석을 통해 제시했다. 그 프로세스는 서구를 상대화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일본중심주의’ 이데올로기의 조합이었음을 재현해 주고 있다. 특히 메이지기의 보수와 우익 사상의 결합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나타난 메이지기의 사상가 도쿠도미 소호(德富蘇峰)나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오카쿠라 덴신(岡倉天心) 등이 지녔던 보수적 우익 사상의 공통점을 제시한다. 특히 메이지기, 다이쇼기, 쇼와기에 각각 ‘위기와 부흥’ 이론을 제시하면서 일본중심의 ‘권위’를 찾는 작업이 어떠한 형태로 재구성 됐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메타포로 읽기, 최상욱 지음, 서광사, 640쪽, 38,000원

이 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핵심 의의소를 ‘메타포’로 보고, 니체가 사용하는 메타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즉, 책에 나타난 메타포에 주목해 살펴봄으로써 독자가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이라는 척도에 따라 판단하기에 앞서 그 글이 주는 아름다움을 아름다움 자체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철학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지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특징을 살펴보고, 그외 니체의 다른 작품들과 관련지어 이 저작이 지닌 위상을 알아보며, 니체의 글쓰기 방식이 그의 텍스트와 어떠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 제시한다.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구조와 표현상의 특징, 분위기 등을 미리 살펴 작품 이해를 돕는다. 머리말부터 4부에 이르기까지 니체의 다양한 저서들을 인용하여 메타포의 쓰임과 그 의미 등을 세세하게 살펴본다.  

 

△ 최초의 생명꼴, 세포: 별먼지에서 세포로, 복잡성의 진화와 떠오름, 데이비드 디머 지음, 류운 옮김, 뿌리와이파리, 480쪽, 28,000원

세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다시 말해 세포를 이루는 유기화합물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 유기화합물은 어떻게 막을 가진 구조물로 조립됐을까? 구조물은 어떻게 점점 더 복잡해져서 마침내 세포가 됐을까? 이 모든 것은 별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우주생물학의 시야에서 생명의 기원을 추적한다. 우주생물학에서는 지구에서 생명이 기원하고 진화한 일을, 별의 탄생과 죽음, 행성의 형성, 광물과 물과 대기 사이의 계면, 탄소화합물들의 물리와 화학이 관여하는 우주적인 과정의 한 부분으로 포착한다. 이 책은, 1953년 기체 혼합물에 전기방전을 가해 아미노산을 합성한 스탠리 밀러의 실험부터 자기복제를 촉매할 수 있는 RNA 분자로 생명이 시작됐다는 가설을 세우기까지, 생명의 기원 연구의 초창기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본뜨기 실험들을 촘촘하게 엮어낸다. 그리하여 생명의 기원이 어느 단계까지 밝혀졌는지, 우리가 앞으로 밝혀야 할 부분들은 무엇인지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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