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1:15 (목)
‘총장직선제 폐지 반대’ 부산대 교수 투신해 숨져
‘총장직선제 폐지 반대’ 부산대 교수 투신해 숨져
  • 이재 기자
  • 승인 2015.08.17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일 오후 3시경 부산대 본관 4층에서 '직선제 폐지 반대' 외치며 뛰어내려

총장직선제 폐지에 반발하던 부산대 교수가 17일 오후 3시경 교내 본관 건물에서 투신해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17일 고 아무개(54)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학과장은 오후 3시경 본관 건물 4층에서 “총장은 약속을 이행하라”고 외치고 A4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를 복사해 던진 뒤 1층 현관으로 뛰어내렸다. 목격자들은 고 교수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으나 20분 만에 숨졌다. 

고 교수는 유서에서 “대학에서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는 오직 총장직선제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며 “대학 내 절대권력을 가진 총장은 일종의 독재를 하고 있다.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고 썼다. 

부산대는 최근 총장직선제 폐지에 반발하며 교수회장이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총장선출방식을 둘러싼 내홍에 휩싸여 있다.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당초 총장직선제 이행을 공약으로 당선됐으나 지난 4일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총장 후보자를 간선제로 선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알렸다. 

고 교수의 죽음으로 지역학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 문단 중진인 남 아무개 교수는 “고 교수는 평소에도 현실비판적인 시각을 많이 보여줘던 국문학자로 이 같은 선택이 아니면 더 이상 대학의 민주화를 지켜낼 수 없다는 자기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대 교수회는 오전 8시 30분부터 총장직선제 폐지에 반대하는 시위와 기자회견 등을 진행했다. 교수회 측은 △교육부의 국립대 총장직선제 폐지 강압 중단 △대학 자율적 총장선출방식 보장 △부산대 총장 공약(총장직선제 시행) 이행 등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 5일부터 총장직선제 폐지에 반대해 단식농성을 벌이던 이 대학 김재호 교수회장도 이날 건강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재 기자 jae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