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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호 새로나온 책
제793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8.1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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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1965년에서 2015년 서울 수도권의 인구은 약 10배 증가했다. 1975년부터 1995년까지 20년간 매년 50만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했고, 정부에게 이들은 경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인적자원이자 동시에 도시 기반시설을 제공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대상이었다.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하나의 장치를 통해서 이뤄지지 않았다. 행정, 교육, 치안, 경제 시설, 도로, 병원 등 수많은 시설들이 기능적으로 구획된 ‘도시환경’을 만들었고, 그 공간들을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도시인들도 만들었다. …… 오히려 정부 정책 등 권력기관의 실천들이 누적되면서 통치의 특정한 방식들이 형성된 결과다.”
-임동근 서울대 지리학과 BK교수『,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임동근·김종배 지음, 반비, 2015.7) 중에서

■ 고대 동아시아 세계대전, 서영교 지음, 글항아리, 816쪽, 38,000원

중국의 수·당시대, 한반도의 고구려·백제·신라, 바다 너머의 왜국, 중앙 초원의 돌궐·설연타·고창국, 그보다 먼 티베트 등 동아시아 대륙과 해양에 걸친 각국이 근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치열하게 존망을 다툰 ‘전쟁의 시대’를 새롭게 조망한 책이다. 무대를 중원에서 동쪽으로 옮긴 ‘전국시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전쟁이 잦았던 이 시기 두 차례의 고구려 침공을 대가로 수나라는 무너졌고, 당이 등장해 한반도 삼국과 뒤엉켜 복잡한 외교전, 심리전을 벌였다. 이 결과는 신라의 삼국일통으로 이어졌다는 건 상식.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 복잡다단한 시대를 세밀하게 되짚어 복원하면서 이 전쟁들이야말로 그 당시로서는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워 귀추를 주목한 ‘세계대전’이었으며 오늘날 한반도의 지정학을 최초로 결정지은 ‘위대한’전쟁이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제1차 동아시아 세계전쟁이 이미 7세기에 치러졌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식이다.

■ 과학은 반역이다: 물리학의 거장 프리먼 다이슨이 제시하는 과학의 길, 프리먼 다이슨 지음, 김학영 옮김, 반니, 436쪽, 19,000원

갈릴레오 갈릴레이부터 아인슈타인까지, 위대한 과학자들은 모두 반역자였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오랫동안 교수생활을 한 프리먼 다이슨이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19~20세기 과학자들을 통해 반역의 가치를 찾고 21세기 과학의 길을 모색하는 과학에세이다.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 기고했던 서평들과 다이슨의 전작 중에서 유의미한 글들을 모아묶은 것이다. 그는 과학의 최전선에서 20세기의 냉전과 화해의 시대를 거쳐 21세기의 물질적 번영의 시대를 온몸으로 관통해오면서 과학계의 어둠과 빛을 경험했다. 과학이 어떻게 전쟁에 복무하고 생태계 파괴와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하는지를 보았고, 주류 과학계가 정설에 도전하는 과학자들을 이단자로 낙인찍는 것도 보았다. 반면 반역의 선봉에 선 과학자들이 이성과 상상력으로 최고의 이론을 정립하고 사회전체를 윤택하게 할 결과물을 탄생시키는 순간도 맛보았다.

■ 글로벌 사회와 종교, 김성건 지음, 서울대출판문화원, 268쪽, 28,000원

이 책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저술성과확산 과제로 선정돼 만들어진 결과물로 21세기 세계화 현상과 종교 현상의 상호성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그에 관한 담론을 넓게 서술하고 있다. 종교(religion)와 세계화(globalization)는 표면적으로 볼 때 매우 다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런데 9·11 사건이 종교적 동기에서 발생했음이 밝혀진 이후, 세계화가 종교에 미친 영향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서구 사회과학계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저자는 최근 세계화를 둘러싼 논쟁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음에도 특히 국내에서 세계화의 ‘종교적’차원에 대한 전문적인 논의가 부족했던 점에 주목하고 그것이 이 책을 저술하게 된 동기임을 밝히고 있다. 책의 결언에서 저자는 쿠르츠의 "다양한 종교적 전통이 앞으로 ‘대혼란’을 일으키거나 ‘공동체’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구절을 언급하고 두 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 각 개인과 모든 종교집단의 ‘몫’이며 종교사회학자들에게 무거운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 사회론: 구조, 연대, 창조, 앤서니 엘리엇·브라리언 터너 지음, 김정환 옮김, 이학사, 303쪽, 18,000원

이 책의 논지는 매우 간명하다. 구조로서의 사회는 대문자 사회라고도 하며, 봉쇄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위계적 사회다. 연대로서의 사회는 관심, 배려, 합의의 공동체로, 끈끈함을 기반으로 한 상호적 사회다. 창조로서의 사회는 소통과 사회성의 상상적 차원으로, 탄력성이 바탕에 흐르는 혁신적 사회다. 지은이들은 이러한 세 가지 의미의 사회가 교차하고 맞물리고 갈등하고 때로는 서로를 대체한다고 말한다. 사회의 죽음에 관한 선언들이 유행하고 있지만, 지금의 시대에도 이러한 세 가지 의미의 사회가 교차하거나 위치를 바꾸어가며 나타나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창조로서의 사회를 “사회적 관습이나 문화적 연대로부터 자유로운 자율적 상호작용의 영역”으로 규정함으로써 구조로서의 사회도, 연대로서의 사회도 아닌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제시하면서 정보화와 지구화의 맥락에서 목격되는 수많은 새로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수확이다.

■ 한중일의 미의식: 미술로 보는 삼국의 문화 지형, 지상현 지음, 아트북스, 368쪽, 20,000원

이 책에서 지은이는 한·중·일의 기저 문화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학술적 방식을 도입했다. 마케팅 이론에서 출발한 니드스코프와 림빅맵 분석을 통해 삼국의 특징을 도식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지은이가 고안해낸 일곱 가지 유형을 통한 분석이다. 앞서 출간된 『한국인의 마음』(2011)에서 옛 미술을 통해 우리의 심리적 기질을 살폈던 저자는 이를 더욱 발전시킨 일곱 가지 유형으로 삼국의 문화 지형을 그려내기에 이른다. 저자는 삼국의 문화적 특징을 분석하기 위해 곡선성, 전형성과 은유, 강박, 공포와 해학, 대비, 복잡도, 전망과 도피 이론이라는 일곱 가지 유형을 도입했다. 단순히 각 유형별로 대입한 사례를 열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고증과 미술품이라는 실증적 예를 통해 조리 있게 풀어간다.

■ 현대한국출판사, 이두영 지음, 문예출판사, 560쪽, 38,000원

이 책은 1945년 광복기의 출판 불모지에서 6·25전쟁이라는 전란을 겪고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출판대국으로 우뚝 서기까지 한국출판이 어떻게 시련을 극복하고 고도성장을 이룩했으며, 그 성장동력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한국 출판은 8·15광복 직후에는 조국건설의 방편이었고, 6·25전쟁 중에는 희망을 찾아주는 정신적 지주였으며, 60년대에는 인재양성의 도구였다. 70년대 들어서서는 사회과학 서적 출판으로 지식공급에 앞장섰고, 80년대에는 출판자유 확보 노력이 새로운 사고의 지평을 열었으며, 오늘날에는 IT 영역에서도 선진대열에 진입해 세계화 시대에 영향력을 주고 있다. 한눈에 보는 한국 출판산업의 발전사, 출판역사를 개척해온 대표 출판인들에 관한 秘話, 교과서 출판의 역사, 출판유통시스템과 도매상들에 관한 이야기, 잡지의 진화 과정, 상업출판과 베스트셀러, 출판의 디지털 혁명에 관한 전망 등을 총망라했다. 부록으로 1945년에서 2010년까지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모두 수록했으며, 지난 7월 일본 미디어펄 출판사에서 한국과 동시 출간됐다. 문예출판사 창립 50주년 기념 출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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