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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등급 대학의 교수들 “교육·연구 못하는데 ‘등업’하라니…”
D·E등급 대학의 교수들 “교육·연구 못하는데 ‘등업’하라니…”
  • 최성욱·이재 기자
  • 승인 2015.07.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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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수의 방학 ①양극화 부채질하는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양질의 교육·연구를 견인해야 할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이 되려 대학 간 양극화만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학을 맞아 교육과 연구의 질 개선에 구슬땀을 흘려야할 교수들이 잡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정책에 따라 예비 하위대학으로 평가받은 D·E등급 대학의 교수들이 평가지표 개선에 매달리면서 사실상 질 관리가 이뤄지긴커녕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게 해당대학들의 반응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2년부터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한 ‘대학구조개혁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부터 A~E 5개 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예비 하위그룹(D·E등급) 30여 개 대학을 지정하고 2차 평가(현장실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 대학 가운데 최종 확정될 경우 내년 1년간 정부의 모든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고, 학자금대출지원까지 제한된다. 게다가 학부정원 감축과 대학 퇴출까지 연결될 수 있어 대학들이 평가지표에 걸맞게 운영방식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당초 이 정책은 대학교육의 질 개선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하위등급 대학은 그러나 단 1년 만에 상위등급으로 올라가야 하는 탓에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번 평가에서 예비 하위그룹에 속한 수도권 대학의 한 교수는 “대규모 연구중심대학은 수업 시수도 비교적 적고, 우수한 연구자원(대학원생)을 데리고 교육·연구한다”며 “(같은 연구자 입장에서) 우리에게만 갑자기 학생들 취업시키라는 과도한 부담을 주는 건 학문불균형과 대학 간 양극화만 초래할 뿐”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실제로 교수들이 연구와 교육의 질적 개선활동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방학기간, 대학 등급별 교수들의 활동은 취지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예비 하위등급을 받은 대학의 교수들은 상위등급을 받은 곳보다 더 많은 시간을 교육과 연구의 질 개선에 할애해야 하지만, 정부 정책을 분석해 보고서·회의록을 작성하거나 취업알선에 나서는 등 잡무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의 한 사립대 교수는“양적 평가에 가시적 성과를 요구하고, 이걸 충족 못하면 학과를 없애거나 TO(정원 혹은 교수직)를 줄이겠다며 윽박지르니 교수들이 편법을 쓰게 되는 것”이라며 “요즘은 대학교수가 그저 ‘고급사무직 직원’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최성욱·이재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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