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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9호 새로나온 책
789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7.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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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서적들은 유럽의 독자들에게 일종의 소유자라는 감각, 그러니까 탐험되고 침략되고 투자되고 식민화되고 있는 세계의 저 먼 지역들을 소유하고 명명할 권리와 그것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감각을 심어줬다. 당시 여행 서적은 매우 대중적이었다. 그 책들은 호기심, 모험심, 흥분, 심지어 유럽의 팽창주의에 대한 뜨거운 도덕적 품성을 자극했다. 그것들은 유럽 ‘본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구적 차원의 기획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해주는 주요한 장치 중 하나였다. 요컨대 여행 서적은 제국의 ‘내부 주체(domestic subject)’를 생산하는 주요 장치였다.”

-메리 루이스 프랫 뉴욕대 교수, 『제국의 시선: 여행기와 문화횡단』(김남혁 옮김, 현실문화, 2015.6) 중에서


△ 문학과 과학 Ⅲ: 영혼·생명·통치, 황종연 엮음, 소명출판, 598쪽, 38,000원
'한국 근대문학과 과학의 관련양상'에 관한 공동연구서로 『문학과 과학』 1·2권(소명출판, 2013 ·2014)을 잇는 마지막 권이다. 이 책은 근대 한국에 나타난 문학과 과학의 관련 양상을 다각도로 조명한 연구의 집성체이다. 1부는 근대 한국의 과학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위한 개념 장비 속에 과학과 종교의 대립, 지식과 신념의 대립이라는 가설을 추가한다. 2부에는 한국문학의 조류 중 과학 숭배의 태도를 두드러지게 드러냈던 마르크스주의와 모더니즘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3부에서는 몸에 대한 과학적 담론, 즉 의학, 병리학, 위생학의 담론이 문화 생산 및 국가 통치의 목적과 결합되는 양상을 식민지시기의 자료를 가지고 검토한다. 마지막 4부의 글들은 한인의 과학기술 경험을 문학이나 과학의 범위를 넘어 국제 정치, 국가 행정, 산업 노동 등과 결부시킨다.


△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최준식·지영해 지음, 김영사, 300쪽, 13,000원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와 지영해 옥스퍼드대 교수는 UFO 현상을 넘어 외계인의 마음과 그들의 출현 목적, 외계인의 인간 피랍과 생체실험, 혼혈종 생산과 인간 사회 침투 등의 주제를 두고, 그동안 침묵하고 외면해왔던 우리 학계에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한다. 외계인의 실체와 진실을 날카로운 통찰과 면밀한 연구를 통해 낱낱이 밝혀내고, 금기와 편견을 넘어 혁명적인 해석을 제시한다. “정말 외계인들이 UFO를 타고 우리에게 오고 있느냐, 혹은 외계인이 정말 인간을 납치하여 혼혈종을 만들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사건이 정말 일어나고 있느냐 하는 단순한 질문이 아니다. 세계를 보는 패러다임의 문제다.” 맹성렬 우석대 교수는 “UFO 미스터리는 자연과학뿐 아니라 신학, 종교학, 인류학, 민속학 등이 총동원돼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이 방면의 두 석학이 나눈 이 책의 대화에 대한민국 사회와 지식인은 주목해야 한다.”라고 이 책을 추천했다.


△ 이상 문학의 방법론적 독해, 방민호 지음, 예옥, 428쪽, 30,000원
한국 근대 문학 연구에서 이상 문학이 차지하는 자리는 거의 신화적 위치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롭게 읽히고, 거듭 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상 문학에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기존 접근들과 달리, 이상이 주된 창작방법으로 사용했던 ‘알레고리’에 주목해 7년간 ‘이상 문학 독해’를 전개했다. 이렇게 해서 이상 문학에 있어서의 웃음과 히스테리, 크로포트킨 사상과 이상 문학의 관련성, 도스토예프스키와 이상 문학의 관련성, 경성모더니즘과 이상 문학의 관련성 등 새로운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이상 문학을 새롭게 읽어냈다. 이로써 이상 문학 연구는 제3세대 연구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특히 저자는 이상 문학을 둘러싼 선입견, 즉 일본 모더니즘에 경사된, 현해탄 콤플렉스의 소유자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한국현대문학의 20세기적 보편성을 확보하려 고투한 이상 문학의 면모를 전면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 지식의 공공성 딜레라, 김영수·배성인·김성태 지음, 알렙, 236쪽, 15,000원
저자들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학술논문의 무상 공개 정책(open access; OA)’에 대해 비판과 제안을 던지기 위해서다. 이 정책은 연구자의 자발적 참여인가? 국가적인 관리인가? 학술논문은 연구자의 연구노동의 꽃이자 열매임에도, 그 노동의 가치나 사회적 존재 의의를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는 진단이다. 연구자들이 생산해 낸 연구논문은 사회적 산물, 즉 공공적 지식 재화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각 개인들의 지적 재산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지식 재화의 공공적 딜레마’ 현상이 나오는 것이다. 저자들은, ‘지식 재화의 공공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타협과 조정의 필요성, 즉 공익과 사익 간의 균형의 회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학술 연구논문에 대한 사회적 관리는 정부나 공공 기관이 배제된 상태에서 혹은 지극히 제한적인 참여방식으로 이뤄져야 주장한다.


△ 진리와 문화변동의 정치학, 김경만 지음, 아카넷, 272쪽, 20,000원
20세기 최고의 이론가들인 하버마스와 로티가 지난 20년간 벌여 온 논쟁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단지 그들의 논쟁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구 학계에서도 논의가 거의 없었던 지점, 즉 그 둘의 논쟁점이 무엇인지, 이들의 철학적 논쟁이 구체적으로 문화변동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천착한다. 그럼으로써 문화사회학자인 제프리 알렉산더의 문화화용론과 로티의 맥락주의적 철학을 연결시켜, 왜 하버마스 식의 비판이론이 실천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힘을 발휘할 수 없는가를 논증한다. 나아가 사회학화된 로티 철학으로서의 문화화용론이 실제로 어떻게 문화변동을 설명할 수 있는가를, 우리에게 친숙한 ‘효도’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진리의 성격에 관한 하버마스와 로티의 논쟁은 우리나라는 물론 서구에서조차 거의 다뤄지지 않았는데, 특히 저자는 하버마스와 로티 간의 매우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주장들이 ‘실제 실천의 맥락’ 혹은 ‘행위의 맥락’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실천과 ‘유리된’ 비판이론의 맹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독창성을 찾을 수 있다.


△ 환경재해: 위기평가와 재난저감, 키스 스미스 지음, 이승호 외 옮김, (주)푸른길, 488쪽, 45,000원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농업은 보다 집약적으로 이뤄지게 되고, 도시는 더 이상 확대될 수 없을 만큼 확대돼 토지와 삼림, 물자원 등 자연 자산에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한다. 생활은 갈수록 편해지지만 불안함은 점점 커져, 위험이 없는 환경에서 사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지금은 세계가 왜 점점 더 위험한 장소가 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할 때다. 그런 점에서 환경재해, 그리고 지금까지 발생한 극단적인 규모의 재해를 사례별로 정의 내리고, 평가한 이 책은 재해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과 재해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편리한 개론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더 나아가 재해는 왜 선진국보다 빈곤국에서 더 많은 인명 피해를 가져오는지, 국가 개발과 경제 발전이 재난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묻고 그에 답하며, 선진국에서 아직도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몇몇 자연적 프로세스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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