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6:45 (목)
교양교육의 중요성과 발전 방향
교양교육의 중요성과 발전 방향
  • 교수신문
  • 승인 2015.06.22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시평] 유홍준 성균관대 학부대학장·사회학과

"오늘날 대학의 교양·기초교육이 주목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양교육을 특징짓는 온전한 인간에 대한 지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유홍준 성균관대 교수
대학 교양교육의 역사는 자유교육의 이상적 가치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교양교육은 인간 중심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본질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정직한 지식과 자유, 평등, 인권, 정의, 행복 등 올바른 가치를 알려주고 이를 습득해 체화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교양교육의 내용이 돼야 한다. 이는 결국 서로에게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성의 계발을 위해,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적 태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 및 사회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교양교육 내용의 핵심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교양교육에 대한 현시점의 요구는 타인과의 공동번영을 지향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경쟁적으로 혼자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더불어 해야 하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대학 교양교육의 또 다른 가치 중의 하나는 학생 개개인의 창의성을 함양해 소프트파워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디즘(Fordism)의 소품종대량생산 시대를 넘어 다품종소량생산의 유연경제에서는 교양교육에 기반한 인문·창의 교육이 더 중요시 되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융복합적 기초교육의 필요성도 부각시키고 있는데 다양한 영역을 새로운 관점과 시각에서 바라보는 융복합적인 사고 역량을 함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기초적인 교육과 훈련은 교양·기초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융복합 교양·기초교육 자체가 불변의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사회에서 유연하게 생성되고 소멸해야 한다.

대학 교양·기초교육이 갖는 또 다른 기본 가치는 자유시민의 양성에 있다. 교양교육의 출발 이념의 하나는 전인적인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전인적인 인간이란 지·덕·체를 기반으로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갖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견고한 판단력을 갖고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인간이다. 이런 자질을 바탕으로 해서 편협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면서 현실에 참여하는 자유시민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대학의 교양·기초교육이 인문학으로부터도 주목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에 빠진 이유 중에 하나는 교양교육을 특징짓는 온전한 인간에 대한 지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흔히 개인의 존재와 삶의 양식과 세계관을 선택하는 기반으로써 문·사·철을 아우르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인문학은 온전한 인간을 지향하는 학문이고 그 전통은 개인의 수양과 분리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의 인문학은 그 원천인 교양교육에 대한 관심은 저버린 채로, 학과 장벽을 높이 쌓고 좁다란 참호 속에 함몰돼 있는 듯한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인문학이 그 출발 본연의 정신을 살려 교양교육을 중시한다면 교양·기초 교육과정과 인문학은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자체적으로 교양교육 철학과 정신을 정립해야만 된다. 교양교육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는 한 우리나라 대학들이 진정한 수준의 세계적 대학으로 발돋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간한 <대학교육> vol.188(2015년 4·5·6월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