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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교수 72.1% 현행 시간강사법 “반대한다”
비정규교수 72.1% 현행 시간강사법 “반대한다”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5.06.01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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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다시, 시간강사법을 말하다

지난달 20~26일 ‘교수잡(kyosujob.com)’ 회원 688명 설문
대체입법 35.9% 폐지 36.2% … 시행 후 보완은 27.9% 그쳐

“지금도 대학들은 전임교원 한 명 뽑을 예산을 아껴서 교육전담·산학·겸임·초빙 등 여러 명의 비정규교수를 채용하고 있다. 이들에게 고졸 취업자 수준도 안되는 급여를 지급하면서 강의 외 잡무까지 시킨다. 이런 현실에서 박사급 인력에게 비정규직 강사 신분에 연 2400만원으로 전임교원에 포함시키겠다는 ‘시간강사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지 되묻고 싶다.”

무역 분야에서 박사를 받고 모 국립대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는 A씨는 “시간강사법이 5년째 국회에 묶여 있지만 대학현장은 사실상 시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강사를 헐값에 채용해 상당수 강의를 떠맡겨 놓으면서 사립대 ‘시간강의’ 자리가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며 “국립대를 제외하곤 시간강의 자리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토로했다.

국회에서 5년째 표류하고 있는 ‘시간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을 두고 시간강사를 비롯, 비정규교수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비정규교수들은 “시간강사법이 유예됐지만 그 사이 대학은 시간강사법을 시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시간강사의 신분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발의된 시간강사법이 오히려 전임교원(전임강사)을 비정규교수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 6월과 12월에 각각 국회를 통과해 일부 개정된 고등교육법(시간강사법)은 대학과 시간강사들의 반발로 오는 2016년 1월 1일로 유예됐다. 시간강사법의 골자는 전임강사 명칭을 ‘강사’로 바꾸고, 임용기간 1년 이상의 계약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서 교원으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던 시간강사들이 ‘강사’로 격상되고, 학기 단위로 해오던 계약기간도 두 배 가량 늘어난 ‘1년 이상’으로 했다.

상당수 비정규교수들은 그러나 시간강사법을 ‘강사보호법’이 아닌 ‘강사양산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20~26일 석박사 임용정보 웹사이트 ‘교수잡(kyosujob.com)’ 회원 688명(비정규교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2.1%(496명)가 현행 시간강사법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교수’는 정년보장 심사 대상자인 정년트랙 전임교원을 제외한 모든 형태의 교수·강사들이다. 이들은 시간강사법이 자신들의 신분과 처우를 오히려 더 열악하게 만들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시간강사법을 반대하는 비정규교수 가운데 25.2%(125명)가 대학이 기존 정규직으로 채용하던 전임강사 대신 1년 계약직인 ‘강사’를 고용할 것이니 ‘정규직의 비정규직화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사 임용 대신 겸임·초빙과 같은 비전임교원만 늘어날 것(21.0%, 104명)이라는 의견과 강사가 되는 사람은 강의를 몰아서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상당수는 해고될 것(18.5%, 92명)이라는 예측에도 공감을 표했다.

반면 시간강사법이 불완전하다고 해도 일단 시행하고 추후 보완하자는 의견은 27.9%로 나타났다. 이들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현실적 방안이다(44.8%, 86명) △강사도 교원 지위를 얻게 된 것이다(10.5%, 50명) △고용이 더 안정된다(15.6%, 30명)는 이유를 꼽았다.

시간강사의 지위를 보전하기 위한 조치로 강구된 시간강사법을 대학이 비용 절감 방안의 하나로 악용하고 있다는 불신을 거두지 않는 데는 각종 대학평가에서 강사를 전임교원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인건비를 줄이고 대학평가 지표까지 높일 수 있으니 대학들이 악용 아닌 악용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정년트랙 전임교원을 대상으로 한 것 이외의 교원확보율은 모두 폐지해야한다는 의견에 비정규교수 71.2%가 찬성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나마 나온 강사 자리도 소속이 있는 직장인 혹은 연구원에게 돌아가는 실정이다. 4대 보험 비용까지 절감하려는 이유에서다. 인문학 박사후과정으로 수도권 대학에 출강하는 B씨는 “시간강사법 논의가 일자 대학들이 4대 보험에 이미 가입돼 있는 강사들을 우선 배정하는 추세다. 연구에 매진하는 학자들이 설 곳은 더더욱 없다”고 털어놨다.

설문에 참여한 비정규교수 42.7%가 시간강사법이 수년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요인으로 ‘비용 절감을 위한 대학의 비정규교수 양산’을, 30.7%는 ‘대학의 편법을 정부가 방조한 탓’이라고 바라봤다.

이 때문에 비정규교수들은 시간강사법을 ‘선시행, 후보완’하기 보다는 ‘대체입법’ 혹은 ‘폐지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법률로 보완한 후 시행하자는 의견과 시행 즉시 폐해가 예상되므로 폐기하고 대체입법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35.9%, 36.2%로 집계됐다.

비정규교수들은 시간강사법을 통해 정부가 대학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임금과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다.

조사대상 674명(복수응답) 가운데 71.1%가 기본급을, 59.5%가 생활임금에 도달할 수 있는 하한선을 설정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공동연구실을 제공하고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각각 26.9%, 24.3%로 높게 나왔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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