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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권리 청원 제출 …‘멸종 위기’인식이 성찰 불러
2014년에 권리 청원 제출 …‘멸종 위기’인식이 성찰 불러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5.05.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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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102. 유인원

▲ 유인원은 인간과 가장 닮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인원을 보호해야 할까. 아니면 생명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특정한 권리를 갖는 것일까. 사진 출처= 위키백과
최근 몇년간 동물복지운동가들은 침팬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했다. 더불어 침팬지에 대한 대우 역시 나아지게 했다. 이제 운동가들은 이와 같은 변화를 원숭이들의 서식지와 관련해서 적용되길 요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뉴욕타임스>에는 「원숭이들의 더 나은 대우를 추구하는 청원(Petition Seeks Better Treatment of Monkeys)」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침팬지에 대한 연구는 1960년, 26살의 제인구달로부터 시작됐다. 구달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곰베(Gombe)국립공원에 가서 약 50년 이상, 지금까지 침팬지와 지내고 있다. 1986년 제인 구달 박사는 야생 침팬지 개체 수와 관련, 연구를 위해 포획된 침팬지 치료의 위험에 대해 발표했고, 활동가가 됐다.

서부탄자니아의 키고마(Kigoma)지역은 연간 벌채율이 탄자니아 내에서 두 번째로 높다. 『제인구달, 침팬지와 함께한 50년』(제인구달연구소, 궁리, 2011, 이하 관련 내용 참조)에 따르면, 벌채는 1970년대부터 시작됐고 부룬디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넘어온 수천 명의 난민들과 지역인구의 급증으로 더욱 빨라졌다. 지난 20~30년 동안 콩고 분지의 벌목 및 광산회사들은 과거 원시림이었던 곳에 도로망을 건설해 밀렵꾼들이 새로운 지역에 접근할 길을 열어 주었다. 이어 농업, 건축, 가내 용도로 숲은 꾸준히 사라졌고, 식용 고기를 얻기 위한 야생생물 사냥이 급증했다. 무분별한 사냥과 벌목은 제인구달의 침팬지 서식지인 곰베까지 이어졌다. 결국 100여 년 전 200만 마리였던 침팬지는 2000년대에 15만 마리로 줄어 멸종 위기에 놓였다.

실험에 쓰이던 침팬지들의 해방
침팬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 침팬지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생태학적 필요가 증가해 이들을 실험에 사용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3년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이하 NIH)은 실험에서 사용되는 침팬지의 대부분을 실험실에서 해방시켰다. 아울러 NIH는 침팬지들에게 자연 속에서의 사회그룹과 행동양식에 맞는 서식처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과거에 어류및야생동물국(Fish and Wildlife Service) 소장인 다니엘 애시(Daniel M. Ashe)는 1990년 이후에 멸종 위기 종으로 선언된 침팬지와 법으로 보호 되지 않고 포획된 침팬지들에 대한 분할 목록(split list)을 끝낼 것을 제안했다. 몇 년이 지나자 침팬지에 칼을 대는 연구를 중지하라는 움직임이 힘을 얻었다.
2011년 12월에 NIH은 침팬지를 대상으로 하는 의학과 행동 실험에서 모든 새로운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012년 1월, 위원회는 NIH에 있는 약 450마리의 침팬지가 벗어날 수 있게 했다. 구달박사는 이번 결정이 잡혀있는 침팬지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끝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실험실에는 아직 침팬지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같은 운명을 겪고 있는 오랑우탄
보르네오의 칼리만탄은 아마존 다음으로 넓은 인도네시아 열대 우림지역으로 오랑우탄과 7천여 마리의 긴코원숭이가 살고 있다. 국제오랑우탄재단에 있는 동물학자 비루테 갈디카스(Birute Galdikas)박사는 약 40년 동안 오랑우탄을 연구했다.
오랑우탄은 생태계에서 가지를 부러뜨려 다른 식물이 햇빛을 받게 하고, 열매를 먹고 그 씨앗은 떨어뜨려 종자를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 또 평생을 나무 위에서 살며, 새끼를 낳고 8년이 지나야 다시 임신이 가능하다. 이처럼 제한된 서식지와 낮은 번식률을 지닌다.
칼리만탄 탄중푸틴 공립공원은 유일하게 오랑우탄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현재 오랑우탄 서식지 중 90%가 사라졌다. 개체수도 지난 20년간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서식지 파괴의 주범은 식용유, 비누, 마가린, 샴푸, 립스틱, 알코올을 섞어 만든 바이오디젤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팜오일 농장 때문이다. 농장을 만들기 위해 불법 벌목이 이어졌다.

사회적 동물인 유인원들의 복지
1997년에는 한 달 동안 이어진 화재로 밀림의 20%가 소실됐고, 300여 마리의 오랑우탄이 죽었다. 2002년, 2006년에도 큰 화재가 발생해 밀림의 5%가 재로 변했다. 이 때문에 보르네오 숲의 70% 이상이 사라졌다. 불법 사냥도 문제다. 사냥꾼들은 잡은 영장류 새끼들을 애완동물로 거래했다. 1년에 대략 50마리 정도가 이렇게 사라졌다. 결국 오랑우탄은 전 세계에 3만 마리만 남은 멸종위기 종이 됐다. 뉴잉글랜드주 생체해부반대협회(New England Anti-Vivisection Society)의 회장인 테오도라 카팔도(Theodora Capaldo)는 “우리가 침팬지를 위해 이러한 청원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모든 유인원들을 위해서도 청원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여러 연구소에는 아직 약 11만 마리의 원숭이들이 남아있다. 원숭이들은 침팬지보다 인간과 유전적으로는 더 멀지만,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유인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동물복지단체는 원숭이들이 사회그룹을 만드는 서식처를 가져야 하고, 어린 원숭이들은 엄마의 젖을 떼기 전까지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농무부의 미국동식물검역소(APHIS)는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서 시민사회단체 등의 탄원에 대해 대중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모든 영장류들의 사회·심리적 복지를 위한 특별 지침 제정 요구에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카팔도는 유인원들의 영양 문제와 서식 장소인 우리(cage)의 크기에 대한 규정도 꼭 제정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종종 원숭이들이 서식처에서 혼자가 되기도 하는데, 사회적 그룹 생활을 하는 동물에게는 가장 잔인한 일을 겪는 것이다.
청원이 처음 제출된 것은 1년 전이고, 미국동식물검역소의 대중 의견을 모으는 것은 6월 말까지 진행된다. 이는 매우 진일보한 과정이다. 왜냐하면 미국동식물검역소는 청원에 대해 행동을 취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그 청원에 생체해부반대단체와 북미영장류보호구역연합(North American Primate Sanctuary Alliance) 동물보호법률기금(Animal Legal Defense Fund, ALDF) 그리고 실험실 영장류 옹호 그룹(Laboratory Primate Advocacy Group, LPAG)이 함께 했다.


동물보호협회의 콘리(Conlee)는 1999년 연방 보호 서비스에 모든 영장류들의 치료와 서식처에 관한 세부사항이 정책으로는 성립됐지만, 보류돼 있다고 말했다. 콘리는 하루빨리 정책이 채택되길 바라고 있다. 지금 요구하는 청원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이 6월 30일에 만료되면, 동물과 식물 점검서비스는 관련 규칙을 만들기 위해 움직여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숲 속의 사람’이라 불리는 오랑우탄, 인간과 98% 이상의 유전자가 일치하는 침팬지, 그리고 고릴라, 긴팔원숭이, 긴꼬리원숭이……. 유인원에는 수많은 종이 있다. 인간과 유사한 외형 때문에 각종 TV쇼와 영화에 출연시키고, 인간을 대신한 여러 생체 실험물이 돼왔다. 또 인간과 유사하기 때문에 ‘인간의 지위’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유인원에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줘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에 앞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생명이라는 사실이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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