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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위한 ‘평생교육 단과대학’ 만든다
취업자 위한 ‘평생교육 단과대학’ 만든다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5.05.27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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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내년 상반기 우수모델大 10개 내외 선정…‘성인학습자 전형’ 통합 모집

대학 부설기관으로 운영해온 평생교육원이 단과대학으로 격상되는 등 대학 내 정규학사조직으로 편입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7일 ‘성인 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성인학습자 전형 도입 △다학기제 운영 활성화 △재학연한·이수학점 제한 폐지 △학점당 등록금제도 △대학평가 방식 변경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편안은 공청회를 거쳐 이르면 올 연말께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엔 평생교육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등지에 ‘우수모델’ 대학 10곳을 선정해 행·재정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대학 평생교육원 등 각종 평생교육기관에서 교육받고 있는 성인학습자(취업자)는 2015년 현재 약 14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그간 대학이 학령기 학생 위주의 교육체제를 유지해온 탓에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환경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대다수 대학들은 교양과정과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기존 학사조직과 연계하지 않는 방식으로 평생교육원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 평생교육은 ‘(교육)장소만 대학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다. 업무를 마친 후 야간에 매일같이 출석하거나 학령기 학생과 함께 수업을 받고 동일한 학비를 내는 등 대학 평생교육의 질 개선 요구는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교육부는 우선 대학이 기존의 학사조직과 평생교육원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성인학습자의 계속교육 수요를 전담하는 ‘단과대학’을 신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단과대학에서는 학위과정 외에도 다양한 학점과정과 각종 성인학습과정(평가인정‧자격과정 등)을 운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부설로 존재하던 평생교육원이 정규학사조직으로 편입돼 교육 질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기존 2학기제(학년별 30주 이상)를 벗어나 다학기제(학기당 4주 이상)로 유도하고, 야간·주말과정, 온라인 혹은 온오프라인 혼합수업을 장려한다. 학기별로 납부하던 등록금을 ‘학점당’ 납부할 수 있도록 해 학비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후진학자의 경우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우선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8년 이내에 졸업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는 재학연한 상한제와 연간 의무이수학점(학기당 15~21학점) 기준은 폐지할 예정이다. 경험학습인정제의 경우 현재 산업대와 전문대만 허용하고 있어 일반대학에 도입하려면 법개정(고등교육법 23조)이 불가피하다.
 
만학도·취업자·주부·재직자특별전형 등 성인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하던 입학전형은 ‘성인학습자 전형’으로 통합된다. 이 전형엔 △경력 △면접 △학업계획서 등이 전형요소로 활용된다. 2016학년도부터 시행될 이 전형은 일반고의 전문반·직업교육과정 위탁생,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의 직업교육과정 이수자 가운데 산업체에서 3년 이상 재직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2018학년도부터 학위과정은 정원 내·외로 모집하고, 학점 및 비학위·비학점 과정은 자격 제한 없이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다.

각종 대학평가 지표로 활용되는 충원율과 취업률 산정방식도 바뀐다. 대학들은 성인학습자 과정의 낮은 충원율 탓에 이 과정으로 전환하거나 신설하기를 꺼려왔다.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신설하는 대학에는 ‘우대혜택’을 주기로 했다.

학위과정이 아닌 학점과정 수업도 교원의 강의시수로 인정해 전임교원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정규학기 ‘주당 9시간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 교원의 강의시수는 ‘학점과정 강의를 포함해 9시간 이내’로 바뀐다. 

이번 개편안은 교육분야 5대 개혁과제 가운데 하나인 ‘일학습병행 확대’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신설되면,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성인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선취업-후진학의 성공경로를 제시해 고졸 취업문화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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