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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변화시키는 행복연습!
주위를 변화시키는 행복연습!
  • 김성숙 광주교대 교수·미술교육과
  • 승인 2015.05.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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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칼럼] 김성숙 광주교대 교수·미술교육과

"학생들 자신이 진정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떻게 살 것인지 판단해 정진해가도록 교육자들이 이끌어 줄 때다."

‘세계교육포럼’이 인천선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동안 세계 주요 교육관계자들이 한국에 모여 교육현안을 논하고 공감대를 모아 향후 세계교육이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모색했다. 포럼 개막과 동시에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축제인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화도 프랑스에서부터 출발했다. 이러한 대규모의 국제행사들은 다양한 나라·인종·사상·종교의 벽을 넘어 전체로, 하나로의 조화를 향해 평화와 화합, 상생을 목표로 큰 사랑을 수행하고자 하는 인류의 공통적인 염원을 담아내고 있다. 그 근저에는 너와 나 한사람, 한 사람의 행복한 삶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녹아 있는 것이다.

오래 전, 한 학회의 학술심포지엄에서 묘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예술교육관련 현안문제에 대해 초중고, 대학별로 대표 한 명씩, 총 4명이 단상에서 순차적으로 의견을 발표할 때였다. 그들에게 집중한 순간, 이상하게도 학교급별로 확연히 다른 어떤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발표내용이 아닌, 바로 그들의 얼굴색과 표정의 차이였다!

맨 오른쪽에 앉은 초등학교 교사의 얼굴색은 불그레하니 밝고 환한데, 중·고·대학 순으로 갈수록 어둡고 칙칙하고 창백했다. 표정도 마찬가지. 온화한 미소를 띤 초등교사로부터 왼쪽으로 갈수록 무표정하고 굳어 있어 마치 화라도 난듯한 표정이었다. 개인차? 아님, 삶의 만족도나 행복감의 차이? 그 장면은 내 뇌리 속에 각인돼 한동안 떠오르곤 했다.

그 후, 교육대 4학년생을 대상으로 전공심화수업을 하던 나는 그들의 얼굴색과 표정이 대체로 어둡고 무표정한 것에 새삼스레 놀랐다. 내 전공필수과목을 듣는 3학년생들과, 선택과목의 2학년생, 생기발랄한 1학년생들과 비교해보니 그야말로 확연한 차이가 났다. 임용고사의 부담감과 과중한 학업스트레스 때문일까. 그들의 생기 없는 표정 위로, 문득 지난 학술심포지엄에서의 그 장면이 겹쳐지나갔다. 각자 이유는 다르겠지만 그들 현재의 삶이 즐거움이나‘행복’에서 멀어져있는 것만은 분명한 듯했다.

일찍이 슈타이너(Rudolf Steiner, 1861-1925)가 현대의 교육을‘죽은 교육’이라고 갈파 했듯이 혹시 나 자신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면 다닐수록 가슴부분은 텅 비고 머리만 잡다한 지식으로 가득 채워지는‘박제인간’을 만드는 데 공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한경쟁시대 오늘의 대학교육은 수량적 사고, 시험제도의 양산, 물질중심주의, 취업경쟁, 표면적·기계적인 평가제도, 팽배한 지적교육관으로 학생들의 생명력을 서서히 고갈시켜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학생들에게 기쁨과 활력을 불어 넣어줄 어떤 것, 그들의 눈빛에 생기를 돌게 할 변화가 시급했다. 결국 내 수업에 작은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행복도 연습이 중요하다! 학부생들을 대상으로‘행복교육’관련 설문조사를 하고, 행복 구호 외치기, 하루에 10가지 감사한 일 쓰기, 감사일기, 감사카드 만들기 등 작은 실천들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갔다.

10여년 째, 학기 초마다 내 강의실은 시끄럽다. 첫 시간에 학생들은 다 같이 크게 복창한다. “현재에서 행복하기!”이어서 재미있는 율동과 함께 모두 책상을 두드리고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면서 강의실이 떠나가도록 크게 외친다.‘ 나는 오늘 기분이 좋다! 나는 오늘 멋지다(굉장하다)! 나는 꼭 성공한다(합격한다)!’첫 만남에서 우렁찬 함성과 함께 강의실 가득 퍼져가는 생명력의 파장은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결속시켜 주는 힘이 있다. 학생들의 눈빛이 살아나고 웃음 꽃이 피어나며 자신감을 솟구치게 한다. 긍정적인 자기암시다. 바람은 그대로 이루어진다. 바그너의 말대로‘상상이 현실을 창조’하고 인간은 누구나 마음먹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므로.

현재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회원국 중 수년 연속 최하위다. 학교폭력문제들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지향하는‘행복교육’과 어린이의‘꿈과 끼를 길러주는’학교교육, 그리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교육적 실천들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한 희망은 있다. 행복연습!

이 시대 교육을 담당한 우리 모두가 학생들 내면의 두려움을 없애주고 자신이 진정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떻게 살 것인지 판단해 정진해가도록 이끌어 줄 때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서 나 자신이 만들어가는 진행형이다. 주위를 환하게 변화시키는‘행복연습’은 결코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김성숙 광주교대 교수·미술교육과

일본 츠쿠바대에서 예술학(예술교육학)박사를 했고, 현재 (사)한국미술교육학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예술교육학회부회장, 전국여교수연합회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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