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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휴머니티 내부에서 통제돼야
폭력은 휴머니티 내부에서 통제돼야
  • 교수신문
  • 승인 2015.05.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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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_ ‘우리 사회의 폭력’ 다룬 <지식의 지평> 18호

한국학술협의회(이사장 이태수)가 펴내는 반년간지 <지식의 지평> 18호가 기획특집 ‘우리 사회의 폭력’을 들고 나왔다. ‘폭력’의 문제는 한국 사회의 모든 세대와 각 계층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문제적 현상이다. <지식의 지평>이 여기에 눈을 돌린 것은 ‘한국 사회의 안전성’에 대한 기대가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란 진단이 작용한다.
박은진 편집주간은 “우리 모두를 분노케 하는 일들은 늘 일어나고 사라질 뿐이다. 이를 통해서 제대로 된 반성이나 교훈 없이 지나가니, 반복해서 일어나는 심각한 일은 그때만 우리를 놀랍게 만드는 다반사에 지나지 않게 된 느낌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현상들은 이제 이른바 ‘사태의 심각성’을 넘어 우리 사회를 그 근간에서 치명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닌지 절실하게 따져 볼 일이다”라고 말한다. 기획특집 ‘우리 사회의 폭력’이 놓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기획특집에 수록된 글들은 모두 8편. 김선욱 숭실대 교수(철학)는 “폭력은 인간이 인간에게 또 인간이 사회에 휘두르는 과도한 힘이라면, 폭력은 결국 인간성의 문제”임을 지적한 「폭력과 휴머니티-인류에게 폭력 극복의 희망은 있는가?」를 게재했다. 엄순영 경상대 교수(법학)는 좀 더 구체적인 폭력과 법의 문제에 주목해 「폭력이 아닌 법의 가능성: 법과 폭력의 21세기 공간」을 선보였다. 그러나 폭력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조주현 계명대 교수(여성학)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 일어나는 폭력 문제를 「성폭력의 현황과 쟁점들」로 읽어냈다. 홍준기 프로이트 라깡 정신분석연구소 소장은 사회구조가 복잡해지면서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는 정신적 폭력의 양성을 분석한 「개인과 사회 속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아동과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폭력성의 문제를 짚은 「아동 및 청소년기의 폭력성 발달」을 발표했다. 김예란 광운대 교수(미디어영상학부)는 「언어로 하는 폭력, 언어에 대한 폭력」을,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는 「때론 매개된 폭력이 더 폭력적이다」를 각각 실었다.


특히 김선욱은 “인간의 폭력성이 잔혹한 결과로 나타나지 않으려면 휴머니티의 내부에서 철저히 통제돼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잔혹한 폭력의 국제적 분쟁 양상은 폭력성이 휴머니티의 외부에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그는 ‘시민사회운동’이 국내적 맥락에서 그랬듯이 국제적 맥락에서 영향력을 증대시켜나가는 현상에 어떤 기대를 거는 것처럼 보인다.
<지식과 지평>의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는 ‘地平 프런티어’는 최근 급부상한 ‘사물인터넷’의 명암을 조명한 채진석 인천대 교수(컴퓨터공학부)의 글 「사물인터넷의 빛과 그림자」를 수록했다. 사물인터넷의 장밋빛 전망에만 휘둘리지 말고, 그 그림자까지 읽어낼 필요가 있다는 제안인데, 실제 채 교수는 “사물인터넷이 빅 데이터와 만나게 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개인 사생활 보호에 구멍이 뚫릴 수 있으며, 나아가 ‘빅 브라더’에 의해 완벽하게 지배되는 사회로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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