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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처럼 밑 빠진 독에도 물 고이게 해줬다”
“두꺼비처럼 밑 빠진 독에도 물 고이게 해줬다”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5.11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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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학제도 어디까지 왔나? ①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효과는

올해는 박근혜정부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내건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을 완성하는 해다. 정부가 3조9천억원, 대학이 3조1천억원을 부담하면서 2011년 대학 등록금 총액 14조원을 기준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액이 절반(7조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금액에 차등을 두다 보니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감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정말 반값이 맞냐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에 <교수신문>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등 국내 장학제도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짚어보는 연속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마련했다. 비판에 앞서 제대로 알아보자는 취지다.

①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효과는
②맞춤형 장학금과 나눔의 인재 양성
③세계의 학자금 제도와 비교하면


대구 수성대학 4학년인 함은정(간호학과) 씨는 대학을 두 번째 다니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에 진학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꿈을 접어야 했다. 스무 살 되던 해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그에게 삶의 무게는 무거웠다. 마지막 학기를 남겨 놓고는 결국 등록금을 내지 못해 공부를 포기했다.

몇 해 동안 직장을 다니며 집안 사정은 조금 나아졌지만 가슴 한 구석에 묻어놨던 학업에 대한 열망을 감출 수는 없었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기억에 아픈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간호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했다. 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도 잠시, 퇴직금은 금방 바닥났다. 야간과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과 생활비를 모았지만 함 씨에게 등록금의 벽은 높았다.

휴학계를 내기로 마음먹은 함 씨에게 한 친구가 국가장학금 얘기를 꺼냈다. 저소득층 학생에게 B학점 이상이면 정부가 장학금을 준다는 소식이었다. 한국장학재단에 신청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함 씨는 국가장학금을 신청했고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토록 원하던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되면서 함 씨는 자신감을 찾았다. 나보다 더 힘든 누군가를 도와야겠다는 마음에 작지만 기부와 봉사를 실천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듯이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정부와 한국장학재단은 마치 두꺼비처럼 밑 빠진 독에도 물을 고이게 해줬다.” 함 씨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면 간호사가 돼 아픈 사람들을 돌보고 도움이 필요한 이를 위해 나눔과 봉사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는 올해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이 개최한 제7회 정부 학자금 지원 수기 공모전에서 종합대상을 받았다.

지난 7일 열린 제7회 정부 학자금 지원 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종합대상을 받은 함은정(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씨와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은(사진 제일 왼쪽) 씨가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과 함께 했다. 사진 제일 오른쪽은 학부모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강인숙(53세) 씨. 사진제공=한국장학재단

정부가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을 추진한지 4년. 현장에서는 여전히 반값등록금을 체감할 수 없다는 불만이 높지만 함 씨처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정은(단국대 국어국문학과 3년) 씨에게도 그랬다. 그에게 “국가장학금은 아빠와 같은 존재”다. “여러 상황 속에서 힘이 들어 지쳐있어도, 내가 잘하고 있건 못하고 있건 늘 나를 지원해준 혜택”이기 때문이다.

김 씨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집안 곳곳에 빨간 차압 딱지가 붙었다. 명예퇴직을 당하고 퇴직금으로 차린 아버지의 식당은 얼마 못 가 문을 닫았다. 무리하게 끌어 쓴 대출로 집안 경제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내가 너에게 情을 더 주겠다’고 해 ‘정은’이란 이름을 지어준 아버지는 결국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와중에도 대학을 계속 다닐 수 있었던 것은 국가장학금 덕분이었다”고 김 씨는 회상했다. 그는 “국가장학금이란 또 하나의 아빠가 있어 오늘 하루도 든든하다”며 “국가장학금이 주는 ‘기회’ 속에서 망설임 없이 도전하며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고, 그것들을 토대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지금도 계속 꿈꾸며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정부가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을 완성하는 해다. 정부가 밝힌 기본 골자는 이렇다. 정부는 올해 지난해보다 1천700억원 증액된 3조9천억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국가장학금 3조6천억원에 근로장학금(2천억원)과 희망사다리장학금(1천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또 대학은 교내·외 장학금 등 자체노력으로 3조1천억원을 만들었다. 2011년 기준으로 전체 등록금 총액 14조원의 절반인 7조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게 된다. 등록금 총액 대비 등록금 부담이 평균 50%로 줄어든 것이다.

국가장학금은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금액이 다르다. 가장 규모가 큰 국가장학금의 지급 구조를 보면 저소득층일수록 지원금액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가장학금은 1유형과 2유형으로 나뉜다. 소득 하위 2분위까지는 국가장학금 1유형으로 480만원을 지원한다. 480만원은 전국 4년제 일반대학 평균 등록금 662만원의 72% 수준이다. 대학 자체 노력과 연계해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2유형과 교내·외 장학금을 저소득층 학생에게 우선 지원해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실제 등록금 수준의 지원이 가능하다. C학점 경고제로 성적 기준이 떨어지는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성적 기준을 완화시켜 줬다. 셋째 이상의 자녀가 있는 8분위 이하의 가구에는 소득분위에 관계없이 450만원을 지원한다. 지방인재 장학금으로는 입학정원의 50%까지 신입생 선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등록금 부담 경감 효과는 얼마나 될까. 한국장학재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득 8분위 이하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 경감 효과는 평균 68.3%다. 국·공립대학의 소득 8분위 이하 대학생은 평균 89.4%, 사립대학의 8분위 이하 학생은 평균 62.9% 등록금 부담이 줄었다. 김병주 영남대 교수(교육학과)가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의 성과와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공립대는 소득 8분위까지, 사립대는 소득 5분위까지 등록금 부담 경감률 50%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키워나가는 학생들의 사연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우리의 미래인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대폭 낮춰 맘껏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2015년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을 반드시 완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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