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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더이상 평등한 기회의 나라가 아니다”
“한국은 더이상 평등한 기회의 나라가 아니다”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5.06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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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보고서 “지역균형 선발 확대해야”

한국의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니라 ‘계층 대물림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이 더 이상 ‘평등한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는 말이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에 따르면, 세대 간 계층 대물림 현상이 최근 들어 다시 강화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이 20~69세 성인 남성 1천525명을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와 학력의 세대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학력 상관계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이에서는 0.656에 달했지만 아버지와 본인 간에는 0.165로 낮아졌다. 사회경제적 지위의 상관계수도 각각 0.599에서 0.449로 낮아졌다. 그런데 본인과 아들 간 학력계수는 0.398로 다시 높아졌고, 사회경제적 지위의 상관계수도 0.6으로 상승했다.

특히 부모의 월 소득이 500만원 넘는 학생 비중이 특목고에서는 50.4%였으나 자율고(41.9%), 일반고(19.2%), 특성화고(4.8%)로 갈수록 낮아졌다. 서울 출신 서울대 입학생 구성에서는 특목고(40.5%)와 강남 3구(25.2%) 출신이 65.7%에 달했다. 대학 입학 후 성적을 비교해 봤더니 1학년 1학기에는 이들 특목고 중심의 특기자 전형 학생들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3학년 1학기 성적은 지역균형 선발로 들어온 학생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김 연구위원은 “현 사회에서 교육이 과거와 같은 ‘위대한 균형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이 같은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과 같은 ‘적극적 시정조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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