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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합법화 추진 나선 교수노조
10년 만에 다시 합법화 추진 나선 교수노조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4.27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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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노조 설립 신고서 반려 … “행정소송·헌법소원 해나갈 것”

법외노조인 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 노중기 한신대, 이하 교수노조)이 10년 만에 ‘합법화’에 재시동을 걸었다. 2001년 설립된 교수노조는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위원장을 맡고 있던 2005년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노동부가 이를 반려하면서 노조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후 교원노조법을 개정해 합법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10년 전과 비슷하다. 교수노조는 지난 20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노동부는 지난 23일 이를 반려했다. 반려 사유는 10년 전과 같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교원노조 가입 범위를 초중등 교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귀하께서 제출한 노조 설립 신고서는 현행 교원노조법상 노조 설립이 허용되지 않는 고등교육법상 교원을 조직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이를 반려한다.” 지난 2005년에도 노동부는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에서 초중등 교원과 공무원의 노조 설립 및 가입을 허용하고 있으나 대학 교원의 경우는 이를 제외하고 있다”며 노조 설립 신고서를 반려했다.

노동부의 노조 설립 신고서 반려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교수노조는 이튿날 성명을 내고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침해하는 노동부의 결정에 항의하며, 관련 법령이 노동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교수노조의 합법화를 위한 이후 법적 절차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노동부의 반려 처분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노동부도 공문에서 밝혔지만, 반려 처분에 이의가 있을 경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헌법 소원 청구다. 노중기 교수노조 위원장(한신대, 사회학과)은 “행정소송을 제기했을 때 법원이 직접 헌법재판소에 교원노조법 등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위헌 법률 심판을 제청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가 헌법 소원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노중기 위원장은 “교수의 노동자성은 이미 인정받고 있지만 헌법재판소가 최근 정치적 결정을 계속 하고 있어 법리적으로 따질 것만은 아닌 것 같다”며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내년 총선이나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이슈화해 정치권을 압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6년 ‘대학교수의 노동기본권을 인정하는 입법조치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리고 국회의장 앞으로 ‘대학교수의 노동조합 설립을 인정해야 한다’는 권고문을 보낸 바 있다.

교수노조가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국 교원노조법 제2조를 개정해야 한다. 노 위원장은 “교원노조법 제2조는 ‘교원이란 초중등교육법 제19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원을 말한다’라고 돼 있는데, 여기에 대학 교원을 포함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노조는 공무원의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제66조와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에 관해서는 국공립학교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는 사립학교법 제55조(복무)도 교수의 노동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본다.

10년 만에 교수노조가 다시 합법화를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대학과 교수사회를 둘러싼 현실이 위급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구조조정과 교수의 비정규직화가 확산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수노조는 “일반회사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때문에 구조조정을 할 때도 노동자와 협의하는 것이 의무로 돼 있는데 대학에서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교수나 학생과는 아무런 협의도 하지 않고 있다”며 “구조조정 시 대학 당국이 성실하게 협의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교수노동조합의 건설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교수단체들의 지지 성명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을 읽을 수 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상임의장 송주명 한신대)는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상황 논리를 내세우며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학문 다양성을 파괴하며, 대학교육의 공공책임성을 약화시키게 될 대학 구조조정을 절차적 민주성까지 무시한 채 대학사회에 강요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대학교육의 위기를 우려하는 교수들의 목소리들이 개별 대학의 담장 밖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거들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위원장 임순광)은 “많은 사람들이 교수가 특별한 지위를 갖고 보수도 많이 받고 신분보장도 확실히 된 것처럼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착각”이라며 “정권에 의해 테러적으로 대학 구조개악 시도가 자행되고 국회가 구조개악과 사학자본의 ‘먹튀’를 동시에 허용하는 구조개악법을 통과시키려는 지금, 교수는 좋건 싫건 정리해고 대상이 된 노동자”라고 지적했다. 비정규교수노조는 “교원지위 법정주의라는 헌법적 가치도 현실에서는 구조개악에 따른 일자리 상실을 막아주진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교수노조가 합법화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교수노조는 “우리가 다시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합법적 노동조합으로 활동하려는 것은 암울한 교육현실을 근원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대학 비리 척결과 대학 자치의 달성, 교육부와 대학 강국에 대한 비판적 견제를 통한 교육혁명, 우리 학문의 창조와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데 교수노조 합법화가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노중기 위원장은 “OECD 국가 가운데 교수가 노동조합을 만들 수 없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합법화 그 자체도 굉장히 중요한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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