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9-11 10:07 (수)
“무한 돌봄 정신으로 사회양극화 해소 위한 엔진 역할 하겠다”
“무한 돌봄 정신으로 사회양극화 해소 위한 엔진 역할 하겠다”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4.20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 2년 앞둔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박근혜정부가 올해를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 완성의 해’로 선언하면서 새삼 주목받는 곳이 있다. 한국장학재단이다. 2009년 5월 학자금 대출로 출발한 한국장학재단은 2012년부터 소득 연계 맞춤형 국가장학금 사업을 함께 맡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장학재단을 장학금·학자금 대출 전문기관으로만 규정할 수는 없다. 최근에는 ‘교육기부 확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기업과 법인에서 기부금을 받아 사각지대 해소에 활용한다. 대학생 주거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기부를 받아 저소득층을 위한 기숙사 건립에 나섰다.
곽병선 이사장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에는 기부문화 확산과 나눔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나눔경영 전담부서를 설치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장학재단이 앞으로 맡아야 할 역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무한돌봄정신으로 한국장학재단이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엔진 역할을 담당해 사회적 약자의 희망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복지 확대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은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이기에 앞서 평생 교육학자로 살아온 그의 소신이기도 하다. 곽 이사장은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개인의 꿈과 희망이 맘껏 구현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장학재단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시·장소: 2015년 4월 1일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실
●대담: 최익현 편집국장
●정리: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1942년생. 서울대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마케트(Marquette)대에서 교육학을 전공,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원장과 경인여대 총장,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간사를 역임했으며, 2013년 5월부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교육학회 회장을 지냈고 세계교육협회 한국회장, 환태평양협의회(PCC) 의장, 대통령 자문 교육개혁위원회 위원(1994.2~1996.2), 대통령 자문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위원(2000.10~2003.2),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교육과정특별위원회 선임위원(2009.1~6), 교육과정심의회 운영위원회 위원(2009.9~2011.8) 등으로 활동했다. 국민훈장 목련장(2003), 피터 브라이스 교육상(환태평양교육협의회, 2012) 등을 수상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교육과정』, 『민주시민교육』, 『교육이 변해야 미래가 보인다』, 『21세기 동아시아 협력』 등이 있다.
△ 한국장학재단 출범은 한국 대학교육에서 일대 이정표가 된다고 본다. 장학재단이 지금까지 장학금을 지급한 학생들은 어느 정도나 되나.
“등록금 부담 경감이라는 사명을 갖고 2009년 설립된 한국장학재단은 교육복지 정책을 집행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지난해 연인원 320만명의 학생에게 3조5천673억원의 저소득층 장학금을 지원했으며, 우수장학금 등으로 약 3만5천명에게 1천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약 83만명에게 2조5천억원의 학자금 대출을 지원한 것을 합치면 지난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6조2천억원 가량을 지원받은 것이다.”

△ 올해가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을 완성하는 해다. 얼마 전서울지역 대학 총장들이 등록금 자율화를 요구했다. 대학 등록금 총액이 올라가면 재정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구조다. 이후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은데.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에서 가장 중요한 한 축이 바로 대학이다. 2009년 이후 많은 대학이 등록금 인하·동결 조치를 지속해왔지만 아직도 등록금이 대학생 가정에 큰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반값등록금과 대학등록금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학부모, 학생, 대학, 언론, 정치권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내년에는 학자금 지원정책을 조금 더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추진해나가겠다.”

△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우려되는 것은, 미국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학자금 대출로 어려움에 빠진 학생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도 학자금 대출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문제가 있다.
“미국의 학자금 대출은 1천300조원에 달하지만 우리는 10조원 수준이다. 경제규모, 인구 등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의 학자금 대출 부담은 상대적으로 대단히 낮은 편이다. 또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와 대학이 소득분위에 따라 1인당 최대 480만원을 지원하고, 국가장학금 II유형과 국가근로장학금, 성적우수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제도로 전체 등록금의 절반인 7조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장학제도로 가계의 등록금 부담은 미국과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며 상당히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소득 8분위 이하의 대학생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든든학자금 대출은 졸업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소득이 생길 때까지 상환이 유예돼 학생들의 부담을 낮추고 있다.”

△ 학자금 지원사업 외에도 다양한 인재육성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생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전적 지원 이외에 인성 함양, 리더십 배양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장학재단은 2010년부터 CEO, 석학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이 대학생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나눠주는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 사업을 하고 있다. 조벽 동국대 교수, 강정애 숙명여대 교수, 이홍 광운대 교수, 민경찬 연세대 교수, 권대봉 고려대 교수 등 석학들도 참여하고 있다. 1년 동안 매월  1회 이상 나눔활동을 수행한다. 2014년까지 1천300여명의 사회지도층 인사가 1만명이 넘는 대학생에게 재능기부 활동을 했다. 이를 통해 대학생들이 리더십과 나눔과 봉사 정신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 사랑드림장학금은 기부금을 받아서 운영한다고 들었다. 기존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로 생기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재단 설립 때부터 2014년까지 총 228억원의 기부금을 조성했다. 이를 이용해 68억원을 3천여명에게 사랑드림장학금으로 지원했고, 해외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다문화·탈북학생 멘토링 지원 등의 인재육성 프로그램에도 25억원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은행연합회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활용해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한 학생종합복지센터(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금 사업은 대학생에게 관심을 가진 기업과 법인을 위주로 했는데, 앞으로는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특히 소액 모금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인 모금 상품을 마련할 예정이다. 재단의 기부 브랜드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 장학재단이 기숙사 건립에까지 나선 것은 다소 의외다. 경기도 고양에 짓는다고 하던데, 확대 계획도 있나.
“대학기숙사는 현재 학생 수용률이 10~20%로 매우 저조하다. 과다한 주거비용은 학생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 대학이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재정문제 등으로 자체적으로 기숙사를 추가 건립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현재 1천명 규모로 설계하고 있다. 지방 출신 저소득층 대학생이 주요 대상이고, 2017년 1학기 입주가 목표다. 2016년까지 관련 기관과 전문가 등을 통해 선발기준, 기숙사비 책정, 추진방식 등 세부 운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저소득층 대학생의 주거부담을 지속적으로 해소하고자 추가 기숙사 건립을 교육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 기숙사 외에 기부를 받아 진행하는 일은 어떤 게 있는지.
“주로 학생들의 등록금을 지원하기 위한 장학금 형태로 활용하고 있다. 대한LPG협회로부터 받은 재원으로는 택시기사들의 대학생 자녀에게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고, 넥슨코리아로부터 받은 재원으로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 가족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인삼경작인 자녀(KGC인삼공사), 공학계열 대학생(한국화웨이), 패션학과 전공자(구찌그룹코리아) 등 다양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으로부터 조성된 기금으로는 사회적 배려계층을 대상으로 주거비를 지원한다. 우리은행으로부터 조성된 재원으로는 대학생 해외문화체험을 지원하는 ‘지구별 꿈도전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장학재단이 우리 고등교육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취임 첫날부터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이 있다. ‘재단은 직원들이 무한 봉사할 가치가 있는 일의 터전이 돼야 하고, 모든 고객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초일류 장학재단으로 성장 발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두 가지 실천이 전제돼야 한다. 첫째는 교육비 경감이라는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국가와 사회로부터 신뢰를 쌓는 것이다. 둘째는 무한 돌봄 정신으로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엔진 역할을 담당해 사회적 약자의 희망이 돼야 한다. 앞으로도 핵심사업인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마음껏 구현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 평생 교육학자로 살아왔고,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 수립에도 참여했다. 교육학자로서 평소 생각하는 교육에 대한 소신이나 방향이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남을 따라잡기 위한 교육, 추격형 교육을 해왔다. 시험공부에 매달리는 것이 추격형 교육이다. 정답이 있는 교육, 기성세대가 정답이라고 만들어 놓은 것을 학생들이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교육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선도국가의 위상으로 나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제 세계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목표, 새로운 시도를 보이며 앞서는 교육을 해야 한다. 바로 ‘상황주도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앞으로는 따라가야 할 정답이 없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그 상황에서 대안을 선택해 주도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과제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하는 것, 공부 과정에서부터 주인이 돼 보는 것, 그런 경험이 세상의 주인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다. 창의력 교육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상황주도력을 키우는 교육의 출발이라고 볼 수 있다.”

△ 11월 9일까지 대구로 이전해야 하는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특히 장학금 신청이나 학자금 대출에 영향은 없나.
“지난해 연말 대구사옥으로 활용할 건물의 임대차 계약을 마무리해 공간을 확보했다. 다음 달부터는 내부공사에 들어간다. 학생들이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추석 연휴를 활용해 전산센터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전산장비의 안전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무진동차를 이용해 서울에서 대구까지 이동할 것이다. 보조 전산센터 운영 등으로 학생들에게는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

△ 남은 기간 동안,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미래 국가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중심 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공공기관의 모범으로서의 위상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나눔봉사 문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 직원들이 직접 기부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기업, 독지가들의 금전적 기부와 함께 교육기부 참여 운동도 전개해나갈 것이다. 다문화, 새터민 학생 등 교육복지 사각지대 해소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 또 연간 14조원에 이르는 등록금 관련 학자금 정책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주도적인 정책 제시 기능을 갖추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자금금융연구소’를 설립해 학자금 지원사업에 대한 조사와 연구, 등록금 및 학자금 지원 통계 분석, 리스크 관리 등의 역할을 부여했다. 최종적으로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학자금 제도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국책연구기관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게 될 것이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