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9-16 17:43 (월)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 법안에 ‘또’ 제동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 법안에 ‘또’ 제동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4.20 19:3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반대학化로 학력인플레이션만 심화”
“직업교육 위한것 … 밥그릇 싸움 아냐”

이른바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 법안’에 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21일 열리는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에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 법안은 현재 2~3년인 전문대 수업연한을 1~4년으로 다양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법안이 통과되면 전문대도 4년제 학사학위 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돼 특히 지방 사립대를 중심으로 4년제 대학의 반발이 심했다.

교문위 여당 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4월 임시국회에서는 시급하면서도 쟁점이 적은 법안 위주로 상정하기로 해 일단 제외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가) 필요하다고는 보지만 4년제 대학 반대가 너무 세다.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야당 간사인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구조개혁의 한 부분이라 큰 틀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지금 상황이 서울지역 대학도 전문대 영역을 침범하고 있을 만큼 전문대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최소한 ‘게임의 룰’은 공정하게 할 필요는 있다”라고 말했다.

설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과 도종환·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4일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여전히 날카롭게 맞섰다.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 법안의 심사가 늦춰진 데에는 지난 15일 ‘뒤늦게’ 열린 정책토론회의 영향도 작용했다. 이 법안은 이미 지난해 12월 17일 교문위 법안소위에서 한 차례 심사한 적 있다. 법안소위까지 올라갔던 법안인데 정책토론회가 열렸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대와 전문대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일반대학은 전문대학의 4년제 대학화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최돈민 상지대 교수는 “기존 산업대 체제의 실패에서 볼 수 있듯 일부 전문대가 4년제 체제를 도입하면 ‘총량 규제’가 불가능해 모든 전문대가 4년제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전문대를 4년제로 개편하는 것은 지방대학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반대했다.

이만형 충북대 기획처장은 “간호학과는 4년제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지만 사회적 수요에 적기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2년제 간호학과를 설치하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당초 의도와 무관하게 전문대학 자체의 일반대학화를 의미하며 궁극적으로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승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기획조정실장은 “학벌중심사회와 산업현장과 맞지 않는 고등교육체제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며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실장은 “학벌중심사회로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만 8조3천69억원이고, 교육수요와 맞지 않은 고등교육체제로 인한 사회적 손실도 크다”며 “교육기관의 관점이 아니라 국민 행복권과 학생 선택권의 관점에서 도입이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윤여송 인덕대학 교수는 “수업연한이 2~3년으로 획일화되다 보니 공업기술, 보건의료 등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분야에서의 직업교육은 한계에 달했다”라며 “고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한 것이지 일반대학과의 ‘밥그릇 싸움’으로 인식하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윤 교수는 “이미 일반대학은 평생교육원을 통해 전문대 과정을 운영하면서 직업교육을 위협하고 있고, 전문대와 같은 직무분야의 교육을 4년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미 학사학위는 학점은행제, 사이버대학, 방송통신대 등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데 유독 전문대만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창익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장은 “수도권 전문대가 2년 과정을 4년으로 운영하려면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정원 총량제’ 때문에 정원을 반으로 줄여야 되고, 지방 전문대도 4대 설립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취업 준비생이나 실업자, 경력 단절자 등을 위해 1년 단기교육이나 비학위과정까지 열어놓자는 취지인데 너무 4년제에만 맞춰 걱정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태양 2015-04-27 23:36:06
4년제 대학교는 스스로 발전은 뒤로 하고, 전문대의 학과들이 성공하여 인지도가 높아지자 따라하기식으로 전문대에서 있던 학과들을 모두 베껴서 4년제라는 구실로 거저먹을려고 하는 비양심대학교들....... 이제 전문대가 최소한 동등하게 경쟁하려고 수업연한자율을 요구하니깐 그것마저도 무서워서 막을려고 하다니.정말 비양심이 따로 없네.....그러려면 최소한 4년제 대학교들은 실용음악과 라던지 전문대에 개설된 학과를 만들지 말것이지......정말 우리나라는 학벌만능주위에 남이 못되야지만 자신이 잘 된다는 그런 얇팍함으로 다른나라와 어떻게 경쟁할수 있겠는가...........개인주위에 찌든 4년제 대학교때문에 우리나라 미래는 어둡다.......

엄길현 2015-04-24 11:49:38
4년제 대학교가 건실하다면 전문대의 수업연한정도가 뭐가 무서울까.... 실력없고 노력않하는 부실한 대학교일수록 전문대와 똑같이 경쟁하는것을 겁내하는것때문에 요즘같이 전문화된 산업체에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학과를 4년제로 교육해야하는 당연한 시기마저도 그저 학력지상주의와 나라의 발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다른 대학교의 발전을 막아야 자기 학교가 산다는 어이없는 발상의 한국은 정말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