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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문화교류 측면에서 파킨스탄·독일 등과도 성과 공유
동서문화교류 측면에서 파킨스탄·독일 등과도 성과 공유
  • 교수신문
  • 승인 2015.03.3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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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섬서사범대학 중국서부변강연구원 공동국제학술회의 ‘종교와 민족, 실크로드 1’

▲ 이번 공동학술대회는 실크로드를 둘러싼 전방위적 논의를 교환했다. 특히 중국은 실크로드 주변에서 불교문화의 흔적을 추적, 이를 복원하는 데 공력을 쏟고 있다.

금강대(총장 한광수) 불교문화연구소(소장 권탄준)는 중국 섬서사범대학(陝西師範大學, 총장 程光旭) 중국서부변강연구원(中國西部邊疆硏究院, 원장 왕신)과 공동으로 한국·중국·일본·독일·파키스탄의 5개국 학자가 참여한 국제학술대회를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개최했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는 ‘불교고전어·고전문헌의 연구를 통해 본 문화의 형성과 변용 및 수용과정 연구’라는 어젠다로 2007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사업에 선정된 이래 국내외에 다양한 연구 성과와 새로운 불교학 연구방법론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특히 동아시아 불교의 수용과 변용이라는 문제에 대해 韓·中·日 3국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그 성과를 매년 공유하는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함으로써 최신 연구 성과를 확산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교사상과 불교문화를 다각도로 조명해 입체적인 연구 성과를 내놓아 중국과 일본의 불교학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HK사업단은 어젠다를 수행하면서 불교가 전파되고 수용되는 데 가교 역할을 한 실크로드를 중요한 연구테마 꼽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특히 종교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를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중국 시안(西安)에 있는 섬서사범대학 중국서부변강연구원과 2012년 교류협정을 맺고 당시 실크로드 전역의 역사와 민족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하던 국책기관 ‘서북민족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실크로드를 연구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당시 센터장을 맡고 있던 쪼우웨이쪼우(周偉洲) 교수는 중국 민족학의 대가인 마창셔우(馬長壽, 1906~1971) 교수의 뒤를 이어 중국 민족학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70년대부터 실크로드 전역을 조사 연구해 이 지역의 자료를 축적했을 뿐 아니라, 『실크로드대사전』을 편찬할 정도의 저력을 지닌 학자다. 이러한 쪼우 교수와 그의 연구사단인 ‘서북민족연구센터’와의 공동연구는 그간 활발하지 못했던 국내 실크로드학의 새로운 연구방법론과 시각을 제공했다.


섬서사범대학 팀과 첫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은 1년 전인 지난해 3월이었다. 당시 ‘종교와 역사의 교차점, 실크로드’라는 주제로 중국과 한국의 학자가 각각 10명씩 발표자로 참여했다. 그간 국내의 실크로드 연구가 주로 역사와 문화 등을 중심으로 ‘과거’에 초점을 두는 방식이었다면 제1회 학술회의는 이러한 연구 방법론을 일부 수용하면서 동시에 ‘현재’의 문제도 고민하는 형식이었다.
중국의 對 실크로드 정책이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진 학술 배경도 눈여겨 볼만하다. 따라서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본 실크로드에 대한 인식 역시 현재 고민해야 할 과제로 등장하게 됐고, 현재를 고민하지 않는 인문학은 枯木과 같은 학문이기에 오늘날 실크로드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는 자리가 됐다.


1회 공동학술대회의 성격이 과거와 오늘을 바라본 것이었다면, 남은 과제는 이를 좀 더 세분화해 과거에서 현재까지 차근차근 밟아가는 것이었다. 이에 한·중 연구소 양측은 제2회 공동학술대회의 주제를 ‘종교와 민족, 실크로드1’로 합의, 중국 唐 왕조 이전까지의 시기로 기간을 한정하고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종교와 민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에 한정하기보다는 동서 문화교류의 측면에서 과거 서북인도에 해당되는 파키스탄의 학자를 초청하며, 독일과 일본의 연구성과도 함께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5개국의 학자들이 1년여의 기간 동안 서로 연구 내용, 방식 등을 공유하면서 연구를 진행해왔고, 이번 학술대회는 그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 주요 발표논문
왕신(王欣) 섬서사범대학 서부변강연구원장은 「漢唐 시기의 서역불교와 그 東傳 경로」라는 제목으로 불교의 전파가 당시의 상업 무역 활동과 긴밀한 관련이 있으며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불교 전파경로는 당시의 상업 무역경로와 일치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정진일 독일 괴팅겐대 교수는 「동투르키스탄 출토 ‘증일아함’ 산스크리트 사본 단편」에서 서역 지역에서 발견된 다양한 사본들의 발굴과 연구 조사의 경위에 대해 정리한 다음, 이들 서역 출토 사본을 통해서 아함 및 율장의 성립 경위 및 그것의 부파전승과 관련된 다양한 추론을 시도했다.


나심 캄(Nasim Khan) 페샤와르대 교수는 「9세기 이전 간다라와 중국의 상호 문화 교류」에서 간다라 지역의 문화 교섭과 문화의 상호교환은 여행객들의 진술, 비문의 기록, 古錢學 증거 등으로 입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唐代 이전 간다라와 중국 간의 문화적 교섭 양상에 대한 학계 논의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이뤄진 최신 고고학적 발견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지연 금강대 HK교수는 대승불교 발전에 영향을 끼친 주요 요소로 ‘중국’이라는 특정의 시공간이 크게 작용했다고 주장하는 「고대 실크로드 경제권의 변화와 대승불교의 발전」을 발표했다. 그에 의하면, 대승불교가 소승교단 내부에서 함께 공존하며 스스로가 ‘대승’이라는 뚜렷한 의식이 있었는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대승불교가 발전해 동아시아 전역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특정 시공간으로서의 ‘중국’이라는 요소의 힘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나심 교수의 발표가 간다라 지역의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을 중심으로 중국이 간다라 지역에 미친 영향을 검토한다면, 한지연 교수의 발표는 중국측 문헌을 검토함으로써 중국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간다라불교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주장함으로써 논지와 결론에 상당한 일치점이 있다. 앞으로 간다라 지역 대승불교의 발전에 미친 중국의 영향을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최원섭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HK교수
필자는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디어를 활용해 불교의 가치를 현재에 구현해내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불교영화의 불교 가치 구현을 위한 비판적 고찰」 등의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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