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23:30 (목)
773호 새로나온 책
773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3.23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의 지원은 예술가들을 전통과 아카데미즘으로 밀어붙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표준적인 예술로 가도록 하는 거죠. 결국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것을 만들게 됩니다. 오늘날에는 아카데미즘이 너무 성행합니다. 이런 예술가들은 모두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누가 살아남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19세기의 낡을 기법을 고수하는 많은 화가처럼 아주 소수만 남게 될 겁니다.”
— 프랜시스 베이컨 영국 화가『, 인간의 피냄새가 내 눈을 떠나지 않는다:프랜시스 베이컨과의 대담』(프랑크 모베르 지음, 박선주 옮김, 그린비, 2015.3) 중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문화, 윤일권·김원익 지음, 알렙, 716쪽, 24,000원

저자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서양 문화를 살펴보려 한다. 다양한 문헌들을 토대로 그리스 신화를 집대성했음은 물론, 어문학, 예술, 철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신화와 연관 있는 서구 지성과 서구 예술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이 책은 지난 2004년에 문예출판사에서 출간돼 여러 대학에서 교양과목 교재로 사용되면서 독자들의 많은 사랑(15쇄)을 받아오다가 10년 만에 개정하고 증보한 것이다. 관련 문헌들을 재검토했고, 내용을 대폭 늘렸을 뿐 아니라, 많은 시각 자료와 계보도, 지도를 첨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여러 주제로 나눠 차근차근 풀어가면서 그 문화의 흔적을 살펴냈다.

■역사학, 사회과학을 품다: 새로운 연구 방법론으로서 자연 실험, 제러드 다이아몬드 외 지음, 박진희 옮김, 에코리브르, 336쪽, 17,500원

이 책은 역사에서의 비교 방법을 소개하고 일곱 장에 걸쳐 8개의 연구 사례(4장에 2개의 연구 사례가 들어 있다)를 보여줌으로써 이 방법에 깃든 명백한 함정을 피해갈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편저자들이 목표로 삼은 주요 독자에는 비교 방법을 수용하는(혹은 적어도 화해하지 못할 정도로 반대하지는 않는) 역사가뿐만 아니라 이미 광범위하게 비교 방법을 도입하고 있는 관련 사회과학계의 다수 학자들도 포함된다. 8개의 사례 연구는 일곱 명의 저자가 썼는데, 그중 두 명은 역사학과에 속한 전통 역사가이고 다른 이들은 고고학, 경영학, 경제학, 경제사, 지리학, 정치학 전문가 중에서 뽑았다. 아울러 이 연구는 네가지 관점에서 비교사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을 포괄하도록 기획됐다.

■재난과 평화, 김성철 엮음, 아카넷, 428쪽, 24,000원

아홉 명의 국내외 학자가 참여해 만든 이 책은 재난의 기원과 과정에 관한 인문학적 및 사회과학적 개념을 논의하는 두 개의 장을 비롯, 다양한 관점과 사례를 다루는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자연과 문명 사이에 존재했던 긴장이 한순간에 폭발적인 재앙으로 발전하는 과정, 또는 그 이후에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비평화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평화가 어떻게 가능성을 여는지 각각의 사례에 대해 살펴본 것을 묶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특히 체르노빌 원전 사고, 스리랑카 쓰나미, 쓰촨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세월호 사고 등에서 드러난 일련의 과정을 조망하면서 평화를 갈망하는 하나의 문명 기획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도 담았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평화인문학’장기 연구 사업이자‘평화학 시리즈’세 번째 기획 총서다.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 정용욱·박태균 외 지음, 경인문화사, 309쪽, 15,800원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교양강좌 시리즈’1권이다. 2013년 1학기 첫 강의를 녹취한 것을 저본으로 했다. ‘한국현대사와 민주주의’를 조망하기 위해 역사학자, 사회학자, 지리학자, 문학자, 법학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접근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이 교차하는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훨씬 더 다채로운 지식의 세계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해방과 분단, 그리고 전쟁」,「 냉전의 관점에서 보는 한국의 경제성장」,「 유신체제와 민주화운동」,「 지역개발과 토건국가」, 「5·18민주화운동과‘임을 위한 행진곡’」,「 1987년 6월 항쟁」,「 서울대 민주화의 길 탐방」등으로 구성됐다. 2015년판‘해방전후사의 인식’이다.

■ 현대문학과 사회문화적 상상력, 서준섭 지음, 푸른사상, 383쪽, 30,000원

이 책은 식민지 근대, 해방기, 전후에서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 등에 이르는, 우리가 모더니티의 시간이라고 부르는 순간적이고 변화하는 시간 속에 전개된 한국 현대문학의 중요 장면과 이와 관련된 주제를 현재 속에서 다시 성찰하기 위해 집필됐다. 제1부에는 근대 시인론을 중심으로 한 글 묶음이다. 한용운 시에 대한 발생론적 연구, 한용운·김기림·백석 연구, 모더니즘에 대한 문학사회학적 스케치, 김광균 연구 등이 실려 있다. 제2부는 식민지 근대문학(이효석론), 미군정에서 정부 수립에 이르는 시기의 문학(염상섭론), 분단, 이산 모티프가 나타나 있는 1980년대 소설론, 1990년대 신세대 소설의 비평적 개관으로 구성돼 있다. 제3부에는 한수산의 장편『욕망의 거리』해설을 비롯해 2000년대 시에 대한 두 편의 글이 실려 있다.

■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역사에 휩쓸려간 비극의 경계인, 정병준 지음, 돌베개, 484쪽, 20,000원

이 책은 일제하 중요 독립운동 인사였던 현순 목사의 맏딸로 제1호 하와이 출생 한국인이자 박헌영, 김단야 등과 독립운동, 재미한인 진보운동에 헌신했던 현앨리스의 비극적 삶과 그 시대를 조망한 것으로 현앨리스의 개인사에서 출발해 4세대에 걸친 현씨 집안의 근대사를 다룬다. 더불어 재미한인사, 한국 독립운동사, 한국 현대사, 북한 현대사, 냉전사와도 일정한 교집합을 형성한다. 일본의 신민, 미국의 시민, 남한의 국민, 북한의 공민으로 규정될 수 없는 경계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결과 좌익, 북한 첩자, 미국의 스파이라는 공존하기 어려운 극단적 정체성을 강요당했던 현앨리스의 경계적 삶은 한국 근현대가 경험한 파국이 반영된 것이다. 그간‘박헌영의 첫 애인’,‘ 한국판 마타하리’등으로 잘못 소비돼온 현 앨리스와 그 시대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간 성과물이다.

■ 화이트헤드 철학과 기독교 자연신학, 존 B. 캅 Jr. 지음, 이경호 옮김, 동과서, 503쪽, 30,000원

이 책은 기독교 자연 신학(또는 기독교적 철학적 신학)적 작업의 일환으로 집필됐지만, A.N.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에 관한 최초의 해설서이자, 주해서로로 높게 평가받고 있는 저술이기도 하다. 비록 이 책이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의 포괄적인 주제들 가운데 우선적으로 종교나 기독교 신학과 직접 관련될 수 있는 주제들만을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주제들(특히, 신론과 인간론과 종교론 등)에 관한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의 핵심적 관련 진술들과 의미들을 직접적으로 해설하고 있기 때문에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에 대한 해설서요 주해서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