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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학계열 순으로 해외취업·이주계획 많아
자연·공학계열 순으로 해외취업·이주계획 많아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5.03.0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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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내 신규박사 조사 결과 … 해외 포닥 10명 중 1명 ‘돌아올 계획 없다’

해외로 박사후 연수를 떠날 계획을 갖고 국내 신규박사 10명 가운데 1명은 귀국하지 않고 해외에서 취업할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문계열은 국내로 돌아올 마음이 없는 박사가 5명 가운데 1명꼴로 가장 많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하 직능원)이 최근 발행한 연구보고서 『박사조사(2014):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실태조사』에 나타난 현실이다. 직능원이 2014년 2월과 8월 국내 대학을 졸업한 박사 9천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1.8%가 해외취업이나 이주를 계획하고 있었다. 직능원은 2011년 사전조사를 거쳐 2012년부터 매년 국내에서 신규 배출되는 박사인력 실태조사를 실시하고있다. ‘해외 취업 및 이주계획’을 따로 분석해 보고서에 실은 것은 처음이다.

연령이 낮고 직장 경험이 없을수록 해외 취업이나 이주 계획이 많았다.

30세 미만은 57.5%가 해외 취업·이주 계획을 갖고 있었다. 30세 이상 35세 미만인 박사도 39.3%가 해외 취업·이주 의사가 있는 데 비해 45세 이상 50세 미만은 7.3%에 불과했다. 40세 이상 45세 미만도 11.6%에 그쳤다. 학위과정 동안 학업에만 전념한 박사는 34.1%가 해외 취업·이주 계획을 갖고 있는 반면 직장생활을 병행한 박사는 7.4%만 해외 취업·이주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자연계열 박사가 가운데 해외 취업·이주 계획을 갖고 있는 비율이 38.8%로 가장 높았고, 공학계열이 24.9%로 그 뒤를 따랐다. 교육·사범계열은 7.2%로 가장 낮았다. 사회(11.4%), 예술·체육(11.6%), 인문계열(16.2%) 박사도 해외 취업이나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비율이 비교적 낮은 편에 속했다.

해외 취업이나 이주를 계획하는 가장 큰 목적은 ‘박사후 연수’를 해외에서 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해외 취업·이주 계획이 있는 박사들의 해외체류 예정 기간은 2년에서 3년 미만이 30.7%로 가장 많았다. 1~2년 24.2%, 3~5년 18.4%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해외 취업·이주 이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42.2%가 경력이나 스펙을 쌓기 위해 해외 체류를 계획 중이라고 응답했다. 대학이 교수 임용에서 SCI나 SSCI 논문 실적을 중요시하고 영어강의를 확대하면서 국내에서 박사를 하더라도 박사후 과정은 해외로 나가려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문계열은 공부를 더 하기 위해서 해외 체류를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이 27.6%로 가장 많았다.

석·박사급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이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해외에 나갔다가 국내로 돌아올 계획이 없다고 한 신규박사가 9.4%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문계열 박사는 18.2%가 돌아올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예술·체육(17.5%)이나 사회계열(15.9%)도 해외 체류 후 국내 복귀 계획이 없다는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자연계열(7.0%)이나 공학계열(8.6%)은 10%가 되지 않았다.

2011년 이후 본격적인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문·사회계열 학과가 줄어드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학과가 없어지니 “안 들어오고 싶은 것이 아니라 못 들어오는” 국내박사가 늘어나는 것이다. 2011년부터 박사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송창용 직능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에는 국내에 자리가 생기기 않기 때문에 처음 해외에 나갈 때 생각과 달리 체류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어떻게든 그쪽에서 살아보려고 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해외에 나갔던 과거와는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 취업이나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60.2%)이 가장 많았고, 유럽(13.9%)이 뒤를 이었다. 중국(7.5%)이 일본(2.2%)보다 2.5배가량 많았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여건이 안 좋아지면서 미국도 펀드가 줄어 박사후 연구원으로 가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반면 중국은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점점 더 중국으로 박사후 연수를 떠나는 국내박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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