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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문화재 보존확대에 앞장서고 싶습니다”
“매장문화재 보존확대에 앞장서고 싶습니다”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5.02.16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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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퇴임하는 문화재전문가 심정보 한밭대 교수

“한밭대가 더욱 발전해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 바람입니다.”

심정보 한밭대 교수(65세, 교양학부ㆍ사진)가 오는 28일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심 교수는 1979년 한밭대 전신인 대전공업전문대 교수로 재직하며 36년간 한밭대의 성장과 역사를 몸소 겪어왔다.

▲ 심정보 한밭대 교수
심 교수는 충남대를 졸업하고 동아대에서 역사고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고학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고고학자이자 충남대 교수였던 故윤무병 박사의 영향이다. 윤 박사와 심 교수는 충남대에서 인연을 맺었다. 심 교수는 당시 윤 박사의 첫 조교로 일했다. 그 인연으로 윤 박사가 충남대 박물관장으로 임명되면서 심 교수를 박물관 조교로 채용했다.

그 덕에 심 교수는 김제 벽골제 발굴조사 등에 참여하며 현장경험을 탄탄하게 굳혔다. 심 교수는 발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한밭대에서 ‘한국문화사’ 강의를 맡았다. 그는 직접 발굴했던 유적ㆍ유물 사진을 보여주며 수업의 이해도를 높였다. “우리나라의 중요 유적을 외국과 비교ㆍ검토하면서 학생들이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이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심 교수는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면에서 애로 사항을 느낀다. “사유지일 경우 국가에서 매입을 해줘야 하는데 매입비 예산이 전혀 없습니다. 또한 사업시행자 대부분이 매장문화재 현지보존을 걸림돌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발굴조사기관이 사업시행자와 계약하면서 발굴조사 현장 공개 등에 애로가 많아 제대로 된 매장문화재 조사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심 교수는 유물로 인해 개발에 방해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면 우리나라 역사의 정체성이 상실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매장문화재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뿌리입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파괴된다면 전통문화의 맥락이 단절될 수 있습니다.” 그는 매장문화재를 통해 학문의 발전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심 교수는 “제도를 보완하고 매장문화재 보존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위원장을 지내며 최근에는 고민이 하나 생겼다. 매장문화재 유구의 규모와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인데, 대학 구조개혁으로 고고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대학평가의 지표를 단순히 취업률에 두다 보니 사학과, 도예과 등 전통문화를 위주로 하는 학과들이 많이 위축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인간을 기계나 로봇으로 보는 인문학의 암흑기가 도래한 겁니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을 홀대하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 교수는 퇴임 이후 계획으로 고고학과 관련된 저서 집필에 열중할 생각이다. “유적과 유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매장문화재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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