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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전문성 신장, 교사공동체가 해법이다.
교사 전문성 신장, 교사공동체가 해법이다.
  • 신지혜 경인교대 박사후연구원·음악교육학
  • 승인 2015.02.0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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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신지혜 경인교대 박사후연구원·음악교육학

교사의 전문성 신장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필자가 음악교육학 분야에 처음 들어섰을 때부터 끊임없이 고민하던 주제였다. 필자는 미국에서 음악교육학 석사를 공부한 후 오리건 주에서 처음 음악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나름 음악교육에 관한 다양한 수업을 듣고 교생실습도 성공적으로(?) 이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교사생활은 자신감이 넘쳐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감은 학기가 시작함과 동시에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초등학교 1학년 음악시간에 처음 들어가서 수업을 시작했는데 수업의 흐름은 필자가 생각한 방향과 정반대로 흘러가서 계획했던 수업계획안을 거의 끝마치지 못했다. 제시한 자료는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것 같았고, 몇몇 학생들은 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았으며, 일부 학생은 노래를 부르면서 음정을 잘 맞추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한테 이 상황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할 수 있을까?’매일매일 이러한 생각을 하며 처음 몇 주의 시간이 흘렀다. 필자가 재직한 학교에서는 교사전문성 신장을 위한 날(professional development day)이 한 달에 한 번 있었는데, 비슷한 과목의 교사들이 모여서 하루종일 수업 자료를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날이었다. 처음 이러한 모임에 참여하면서 필자는 다양한 교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서로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나누고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공유하면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박사 공부를 시작한 후 필자는 박사논문으로 음악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사 공동체의 역할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많은 음악교사들이 그들의 동료에게 교사로서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이러한 공동체는 음악교사들의 교수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또한 음악교사들은 서로 협동하면서 그들이 취약하다고 여기는 교과과정을 재편성할 수 있었고, 그 결과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교사들은 동료교사들을 만나고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많은 지지와 격려를 받을 수 있었고 이러한 과정이 그들의 전문성 신장에 큰 도움을 줬다.

현재 필자는 한국연구재단의 박사후 국내연수에 선정돼 국내 초등학교 교사들의 음악수업을 대상으로 교사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필자에게 큰 기회가 아닐 수 없는데, 국내 교사들의 공동체와 국외 교사들의 공동체를 비교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 중에 있지만 국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가장 큰 점은 바로 국내 교사들의 보수성이었다. 국외 교사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을 나누거나 서로의 수업에 관한 고민에 비교적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반면 국내 교사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꺼려하는 경향이 강해 보였다. 물론 국내 학교에서도 동료장학이나 공개수업과 같은 제도가 있지만 대부분의 교사는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제시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장점만 나열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었다. 이러한 교사들의 보수성이 학교 내에서 교사들 간의 공개수업이나 장학 등의 제도가 효과적으로 진행되는 데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교사공동체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소규모의 인원이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서로에 대해 편안하게 느낄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서로의 고민이나 수업 주제들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신지혜 경인교대 박사후연구원·음악교육학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박사를 했다. 주요 논문으로「예술고등학교 음악과 교육과정 국제 비교 연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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