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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호 새로나온 책
767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2.0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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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백 1·2-루소전집 1·2, 장 자크 루소 지음, 박아르마 옮김, 책세상, 1권 392쪽/23,000원, 2권 568쪽/27,000원
이 책은 말년의 루소가 자신을 해명하고 변호하고자 집필한 자서전으로, 과오와 악덕, 모순까지 낱낱이 까발린 치열한 자기 탐구의 기록이다. 그의 고백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이뤄진다. 첫 번째는 대략적으로 보아 19세 이전의 고백으로 어린 시절과 청년기에 저지른 잘못에 해당한다. 두 번째 고백은 루소의 아이 유기에 대한 고백. 마지막 고백은 루소와 지인들 사이에서 빚어진 오해, 루소 스스로 그렇다고 믿고 있는 그들의 중상모략, 루소 자신과 그의 작품에 가해진 세상의 박해에 대한 그의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이뤄진다. ‘사실’에 대한 그의 ‘내면의 감정’이 무엇이고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의지’가 어떻게 나타나는가가 흥미롭다.

■ 나쁜 것의 윤리학: 몸의 철학과 도덕의 갈래, 노양진 지음, 서광사, 272쪽, 21,000원
오늘날의 윤리학적 탐구는 20세기 이후의 산물이다. 1960년대 이르러 분석철학이 무너진 후에도 전통적인 규범윤리학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 속에서 모든 이론과 체계가 철저하게 해체됐다. 이후 윤리학의 이러한 곤경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큰 진전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도덕은 여전히 우리 삶의 핵심적 일부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도덕적인 것’에 새로운 이해와 해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저자는 체험주의를 따라 윤리학의 핵심 주제를 도덕적 경험의 문제로 전환한다. 그의 철학적 탐색은 체험주의의 기존 논의를 넘어서서 확장된 형태를 띠고 있어 눈길을 끈다.

■ 다모클레스의 칼, 유재수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534쪽, 22,000원
이 책에서 저자는 금융을 왕좌 위에 걸린 다모클레스의 칼에 비유한다. 금융이란 화려한 권력을 가진 왕좌이기도 하지만 그 위에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칼날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은 경제발전 등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었지만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다. 6년간의 구상과 집필을 거친 이 책은 금융위기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가 1634년 네델란드 튤립 버블부터 1930년대 대공황,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주요 금융위기의 발생 원인과 대응 과정을 꼼꼼히 복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위기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 부자가 천국 가는 法, 러디어드 그리피스 엮음, 양상모 옮김, 오래된 생각, 160쪽, 10,000원
‘부자가 천국에 가는 法’은 부자증세의 은유적 표현이다. 이 책은 소득과 부의 불평등에 관한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논쟁을 담고 있으며, 그 논제는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거둬야 하는가’이다. 이 논제에 찬성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과 전 그리스 총리인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가 한 팀이 되고, 논제에 반대하는 전 미국 하원의장인 뉴트 깅리치와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지낸 아서 래퍼가 한 팀이 돼 치열한 설전을 펼쳤다. 한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인 부자증세에 관한 세계의 다양한 시각과 정책 가이드를 제공해줄 것이다.

■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5~76년, 미셸 푸코 지음, 김상운 옮김, 도서출판 난장, 416쪽, 27,000원
지난 1997년 출간된 이 책은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중 처음 공개된 것으로서 ‘푸코 르네상스’의 기폭제가 된 책이다. 푸코가 권력의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제시한 ‘생명권력/생명정치’ 개념은 수많은 후속 연구를 낳으며 동시대 정치철학의 패러다임을 혁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권력관계의 새로운 분석틀로서의 ‘전쟁’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즉, ‘전쟁’(혹은 전투, 내전, 침략, 반란, 봉기 등)이야말로 우리의 역사와 사회, 그리고 향후 전망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주장이 이 책의 핵심 테마인 것이다. 총 55쪽에 달하는 옮긴이 해제도 푸코가 보여준 사유의 ‘동시대성’을 숙고하는 데 길잡이가 될 것이다.

■ 예술인간의 탄생, 조정환 지음, 갈무리, 428쪽, 22,000원
4년 전 저자가 내놓은 『인지자본주의』(2011)가 논리적 방법으로 권력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었다면, 이 책은 예술인간이라는 주체성의 형성을 중심으로 인지혁명의 계보학적 가능성을 더듬어 나가면서, 역량의 지도, 활력의 지도, 주체성의 지도를 그린 것이다. 예술성이 협의의 예술사회는 물론이고 생산사회와 소비사회 모두를 횡단하면서, 예술의 일반화, ‘누구나’의 예술가화, 모든 것의 예술 작품화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예술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센세이셔널한 예술종말론들이 유행하고 있다. 어째서인가? 이 물음을 통해 저자는 새로운 주체성의 문제까지 읽어내고자 한다.

■ 장자 강의: 혼돈의 시대에 장자를 읽다, 전호근 지음, 동녘, 512쪽, 23,000원
이 책은 20년 이상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동양철학 고전을 강의해온 저자가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장자』를 풀이하고 해설한 강의록이다. 장자의 사유를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장자』 「내편」 일곱 편의 전문을 읽고 해설한다. 「내편」은 후학들에 의해 저술됐다고 보는 「외편」, 「잡편」과는 다르게 장자의 핵심 사유가 담긴 저술로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수천 년 된 고전은 주석 없이 읽을 수 없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주석의 인도를 따라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등을 만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장자』를 읽어나가는 데 중요한 주석을 두루 소개한다는 점에서도 미덕을 지니고 있다.

■ 한국 공산주의운동사, 르버트 스칼라피노·이정식 지음, 한홍구 옮김, 돌베개, 1,124쪽, 50,000원
이 책은 초판 전 3권으로 나왔던 기왕의 『한국 공산주의운동사』의 개정판이다. 운동 편과 사회 편 두 권으로 된 총 1천532쪽의 방대한 원서 중 1986~1987년에 운동 편만 번역해 세 권짜리로 냈던 것을 근 30여 년 만에 합본 개정판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당시 수록했던 90여 쪽의 북한 관련 자료는 제외한 대신 ‘21세기의 북한’이라는 주제로 이정식 교수의 새로운 분석을 추가했으며 이 분야 연구자들을 위해 한국 공산주의운동사 연구 전반의 흐름을 논한 이정식-한홍구 교수의 특별대담 ‘이정식이 걸어온 학문의 길’을 부록으로 실었다. 또한 초판에는 수록하지 않았던 중요 도판 다수를 추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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