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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호 새로나온 책
765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1.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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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대 시장: 지구 경제의 출현, 허먼 M. 슈워츠 지음, 장석준 옮김, 책세상, 712쪽, 29,000원
‘지구화’의 특성과 전개 과정에 대한 권위 있는 입문서로 평가받는 이 책은‘국가’와 ‘시장’의 관계를 중심으로 지구화의 역사적·지리적 범위, 즉 지구화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를 총체적으로 다뤘다. 이것은 국가‘와’시장이 서로 의존하고 공생해온 역사이자, 국가‘대’시장이 긴장과 갈등을 빚어온 역사다. 또한 지구적 불균형 및 금융의 변덕과 투쟁을 벌이며‘지구 정치경제’가 출현하고 변화를 겪어온 과정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을 지구화가 출현한 500여년 전 유럽의 해상무역에서 시작해 미국 패권과 위기, 중국의 부상, 세계 금융위기 등 최근의 상황까지 아우르며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 동아시아의 보편성과 특수성: 세계정치 21호,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편, 사회평론아카데미, 300쪽, 20,000원
최근 동아시아에 대한 세계 정치학계의 관심은 문화적 상대주의에 기반한 문화적 변수와 차이에 대한 재발견에 집중되고 있다. 세계정치 21호는 이와 같은 학계의 관심에 발맞춰‘과연 동아시아 지역을 특징짓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큰 질문을 던진다. 동아시아 지역의 범주 안에서 형성되는 정체성의 근원을 밝히는 것은 비단 우리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일뿐 아니라, 세계정치의 먼 미래와 가까운 동향을 파악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아랍 및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 서구 문명의 주류에서 비껴나 있던 지역에 대한 조망의 일환으로 근대화와 합리주의 전통의 이면을 파악한다는 의미가 있다.

■ 문화, 이데올로기, 정체성: 스튜어트 홀 선집, 스튜어트 홀 지음, 임영호 편역, 컬처룩, 624쪽, 33,000원
2014년 2월 세상을 떠난 스튜어트 홀은 문화 연구를 하나의 이론적 운동이자 연구 분야로 정착시키는 데 기여한 인물이다. 홀의 문화 이론은 문화 연구가 이론적 작업이면서 동시에 유기적 지식인의 현실 참여 양식으로서 어떤 가능성을 지닐 수 있는지 예시해 준다. 이 책은‘고전’으로 꼽히는 글을 모아‘선집’형태로 엮은 것이다. 홀의 이론적, 사상적 맥락을 보여 주는 글들, 이론적 실천으로서의 문화 연구의 지형도를 설명한 글들, 이데올로기를 미디어 연구에 적용한 글들, 인종적 정체성을 초점에 둔 글들로 나눠 엮었다.

■ 불평등의 창조, 켄트 플래너리·조이스 마커스 지음, 하윤숙 옮김, 미지북스, 1,004쪽, 38,000원
인간 불평등의 기원과 진화를 밝힌 문명사의 역작. 저자들은 불평등이 인간 사회에 내재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며, 농경의 등장 같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도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다. 태초에 모두가 평등한 사회에서 왜 불평등이 발생했는지, 불평등이 어떻게 정당화되고 제도화됐는지를 고고학과 인류학의 협업을 통해 생생하게 재구성한다. B.C.15,000년부터 20세기 초까지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인간사회의 진화 논리를 파헤친 기념비적 책으로, 미국 미시간대 인류고고학, 사회진화학 교수로 있는 저자들의 공동 저작이다.

■ 비동시성의 동시성: 한국 근대정치의 다중적 시각, 임혁백 지음, 고려대출판부, 856쪽, 43,000원
‘긴 20세기’동안 한국은 비동시적 근대시간의 충돌 그 자체였으며, 그 기저가 되는 것은 권위주의적 산업화와 민주주의 발전론의 대립이었다. 저자는 역사적 충돌의 국면을 크게 열 가지로 나눠 분석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전쟁과 쿠데타를 겪고‘3김 정치’를 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정치를 읽어내면서, 저자는 비동시적 갈등을 끊임없이 겪고 있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언 한다. 저자에 의하면, 이제 한국인들에게는 더 이상 권위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에서‘잔인한 선택’을 할 필요 없이 어떤 민주주의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만 남아 있다. 그리고 그 민주주의는‘다원주의적 공존과 균형의 민주주의’가 돼야 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제언이다.

■ 식물혹 보고서, 임효순·지옥영 지음, 자연과생태, 392쪽, 37,000원
식물혹은 식물의 일정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커진 것을 말한다. 균, 진딧물, 응애, 파리, 벌 등 식물 조직에 기생하는 생물이 침입했을 때 주로 만들어지며, 식물 스스로 공격받은 부위를 격리시키는 방어기작으로 볼 수 있다. 저자들은 혹을 유발하는 원인자에 따라 식물혹 283종류를 소개했다. 식물혹에 관한 국내 첫 연구인만큼 나름의 기준을 세워 혹마다 이름을 붙였고, 원인자의 정체를 규명하려 노력했다. 식물, 원인자, 혹의 형태를 관련지어 연구가 이어져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인문학, 공항을 읽다, 크리스토퍼 샤버그 지음, 이경남 옮김, 책읽는 귀족, 368쪽, 16,000원
‘공항’은 현대인들에게 더 이상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공간이 아니다. 그 공간 안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다. 인류는 라이트 형제 이후 처음으로 땅이 아닌 하늘로 다가가는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그것은 인류가 직립보행을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류문화에 터닝 포인트가 되는 지점이다. 공항에 가면 꼭 비행기를 타지 않고 누군가를 마중하러 가더라도 묘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설렘, 혹은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이국적인 감흥을 느낀다. 이런 공항에 대한 정체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 한국형 시장경제체제, 이영훈 엮음, 서울대출판문화원, 464쪽, 33,000원
이 책은 한국형 혁신체제, 대기업집단, 중소기업, 소득분배, 갈등과 신뢰, 제도와 가치관, 사회의 역사적 특질 등을 다룬다. 또한 비공식적 규범으로서 사회와 문화의 특질에 주목함으로써 한국의 경제체제를 비교제도분석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이 책에서 한국경제는 건국 초기부터 지금까지 국가가 일관되게 경제에 깊숙이 개입하고 통제해온 국가주의 시장경제로 규정된다. 한국경제의 국가주의적 특질을 짚은 이 책은 정부 규제를 요청하는 사회와 문화에 배태하는 역사적인 요인에 주목하고, 한국사회가 제반 제도와 가치의 정합성이 떨어지는 저신뢰와 고갈등의 사회이며, 그 역사적 연원은 우리가 통상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깊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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