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향성
새로운 방향성
  • 교수신문
  • 승인 2015.01.0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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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교수신문 발행인 이영수

▲ 이영수 교수신문 발행인
유독 사건과 사고, 사태가 많이 빚어진 지난 2014년 갑오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2015년 을미년 청양의 해가 밝았습니다. 양은 성격이 온순하고 무리를 지어 살며 평화롭게 지내는 동물입니다. 일각에서는 양의 가장 큰 상징적 의미를‘속죄양’에서 찾기도 하더군요. 평화와 속죄라는 언뜻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맥락이 잇닿는 이 특성은 많은 것을 의미합니다.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일촉즉발의 긴급한 상태로 변화하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평화’는 더욱 중요한 화두일 수 있습니다. 식민지, 전쟁, 4·19와 5·18 등 굵직한 정치적 격변을 관통하면서 오늘 세계경제 10위권을 바라보는 규모로 나라가 부강해진 데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린 세대의 수고와 노력, 헌신과 희생이 크게 작용합니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은 자신들보다는 자식들 세대의‘번영과 평화’를 간구하는 치열한 몸짓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지금, 아니 이보다는 그간 우리 사회가 축적해온 가치들의 더 차원 높은 승화를 위해서 이러한 헌신과 희생을 좀 더 치밀하고, 그리고 거기에서 결여된 측면까지도 성찰해야 합니다. 지혜로운 선조들이 강조했던‘동기의 순수성’은 결과만을 강조하는 작금의 세태에 여전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一針입니다. 일의 동기와 과정의 순수성은 결과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등 따숩고 배부른 삶의 문턱을 한참 전에 지나왔지만,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원칙과 기강, 정직과 정의와 같은 가치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너무나 자주 목격했습니다.

2015년은 이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저는 자주‘百尺竿頭進一步’라는 말을 사용해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위태로운 곳에서 다시 한 걸음을 더 내딛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다시 나라 만들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도출해야 할 시간입니다. 근거 없는 희망 부풀리기가 아니라, 지나온 시간에 대한 가감 없는 성찰과 반성 위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換骨奪胎’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이를 한 중문학자는“뼈를 바꾸고 태아를 빼앗는다는 말로, 옛사람의 시문의 뜻은 따르고 그 어구만 고쳐 자기의 시문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라고 하면서,‘ 作詩의 한 기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김원중, 『고사성어 역사문화사전』).

그러나 이 환골탈태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인지‘낡은 제도나 관습 따위를 고쳐 모습이나 상태가 새롭게 바뀐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완전히 바뀐 모습이나 상태를 일컫는 이 말의 의미는, 작금의 한국사회, 좁게는 대학에서부터 넓게는 나라에까지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조조정 등 안팎의 변화에 직면한 대학은, 기본 즉 대학의 이념부터 확고히 다져야 합니다. 대학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미래 방향을 제시하려면, 스스로가 깊은 고민과 성찰 속에서‘우리는 이런 대학을 키운다’라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점에서 교수사회의 책임은 정말이지 막중합니다. 연구와 강의로 시간이 빠듯하더라도, 대학과 사회의 방향성과 미래 세대의 육성, 그리고 어떤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지에 대한 성찰과 비판, 탐색과 제언은 중단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낡은 제도나 관습’을 과감히 걷어내고 새롭게 바꾸는 노력이기도 할 것입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망을 노래하고, 이를 통해 우리 시대의 평화를 더욱 정착시키며, 나아가 인류와 세계 번영에도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진일보의 최전선으로서 대학과 교수사회를 새해 새아침에 꿈꿔봅니다.


2015년 새해 새아침
교수신문 발행인 이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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