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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신상품 창출과 공공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역량 개발 필요
융합 신상품 창출과 공공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역량 개발 필요
  • 교수신문
  • 승인 2014.12.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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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한국 종합진단, 지속가능발전 탐색 (23) 디자인

▲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A Whole New Mind)』(2006)에서 창의성과 감성가치를 중시하는 융합과 하이콘셉트 시대에 하이터치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하이터치의 핵심능력으로 ‘디자인’을 꼽으면서 디자인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롤프 옌센(Rolf Jensen)은 미래사회에 대한 이론으로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를 제시하며, 기존 사회는 성장 제일주의 속에서 오늘과 다른 내일만이 최상의 과제라고 생각하는 변화중심 사회였던 반면, 드림 소사이어티는 인간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이야기’의 세상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디자인 산업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그 간의 압축 성장에서 찾지 못했던 우리만의 기질과 특성을 살려내 우리다움을 표현하고, 이를 세계무대에 소구해 그 가치가 인정된다면 감성과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드림 소사이어티’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일종의 비상체제였던 ‘뉴 노멀(New Normal)’시대가 막을 내리고 선진국 경제가 회복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경제구도, 즉 신흥국-생산, 선진국-소비의 구도가 와해되고 ‘포스트 뉴 노멀(Post New Normal)’시대가 도래 했다. 이 시대에는 신흥시장 중산층이 소비 시장을 이끌고 혁신과 소비의 중심이 돼가고 있다. 또한 사용자 니즈가 다양해지고,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러한 환경에서 디자인의 중요성과 그 활용성은 더욱 강화 될 수밖에 없다.


산업에서는 융합 트렌드가 확산돼 제조의 서비스 및 산업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경쟁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결국 사용자의 다양해진 니즈와 숨겨진 욕구까지도 발견해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지속성장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기획의 초기단계부터 디자인을 융합하는 디자인-기술 융합 역량을 갖추는 것이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 디자인의 역할과 기능 또한 변화하고 있다. 즉, 기술·자본 중심의 산업화 시대의 디자인은 형태와 모양에 치중한 스타일링 디자인이 중심을 이뤘다. 그리고 지식·정보화 시대의 디자인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기 위한 디자인 경영이 중심을 이뤘다. 앞으로 펼쳐질 융합과 컨셉의 시대에는 가치·감성·창의성이 산업 경쟁력의 키워드이며, 디자인 주도의 제품 및 서비스 개발로 미래 사용자의 핵심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신상품 기획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다.


디자인진흥원(2011)의 미래 디자인 수요산업 평가에 따르면, ‘융합 신산업 분야’와 ‘공공분야’등이 기존에 디자인이 적용됐던 분야 외에 새로운 수요시장으로서 부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 헬스케어, 스마트카 등 융합 신산업분야에서 디자인은 제품의 차별화는 물론 더 나아가 삶의 가치 증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왜냐 하면 융합 신산업분야는 특히 수요자 중심의 산업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공공 분야의 공공서비스가 수요자 지향적으로 바뀌는 거대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고,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공공서비스도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 이 변화의 핵심은 사용자의 잠재적 니즈를 발견하고 이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공공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서비스 이용자의 잠재적 니즈를 찾는데 특화된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해 공공서비스의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공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서비스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의 추세이며, 향후 더욱 확대돼 나갈 것이다.


디자인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신성장 동력 산업이다. 「2013 산업디자인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디자인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약 69조4천7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디자인에 대한 투자는 기술R&D에 비해 투자 대비 매출 증대 효과가 약 세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품판매에 있어서도 디자인(28%)이 마케팅(22%), 기능(19%)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은 지난 6년 동안 시장규모가 2006년 6조8천억원에서 2012년 12조 9천억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양적 성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디자인 평균투자금액은 2006년 2.7억원에서 2012년 1.32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은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변화 환경에 적합하도록 플랫폼 기반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하고, 핵심 콘텐츠를 갖출 필요가 있다. 우리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할 핵심 콘텐츠는 상품에 한국다움(Koreanness)의 가치를 녹여냄으로써 경쟁시장에서 우리만이 가진 차별화된 매력, 즉 감동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글로벌 경제 환경 및 산업 환경의 변화는 디자인 산업에 위협이자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디자인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위기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되도록 위협요인에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발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첫째, 감성과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하이터치 시대에 세계시장에서 우리 디자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디자인만의 우수성과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K-Design의 확산을 통해 글로벌 디자인 리더십의 확보가 긴요하다. 즉 K-Design의 세계화를 통해 우리 디자인기업의 해외 비즈니스 기회를 한층 확대해 나가야 한다. 신흥시장에서는 K-Design을 통한 신 시장 개척을 위해 시장에서의 디자인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조합을 실행하고, 디자인 선진국에서는 우리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담은 K-Design의 홍보와 디자인 한류를 바탕으로 디자인 경쟁력은 물론 우리의 국가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가야 한다.


둘째, 포스트 뉴 노멀 시대의 신흥국 중산층 등 다양한 소비 주체의 등장으로 사용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 인간중심적인 디자인의 부가가치 창출 역량을 극대화함으로써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혁신과 창의의 원천인 디자인을 통한 산업간 융합 전략이 긴요하다.
산업간 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미래 수요의 예측과 연관된 산업별 중장기 전략 수립에 있어 디자인 주도의 산업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획단계에서부터 디자이너의 참여와 디자인의 역할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와 정책적 지원이 수반 돼야 한다.


셋째, 융합 트렌드의 확산 등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사용자의 핵심니즈의 충족이 중요한 산업 환경으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자체적인 혁신이 어려운 열악한 디자인기업의 현황을 감안할 때 플랫폼 기반의 건강한 디자인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디자인 전문기업 간 상생 문화의 확산, 디자인 권리보호는 물론 공정 거래, 디자인 실명제 등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디자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넷째, 사용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공공서비스 분야의 서비스 고도화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디자인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공공서비스 디자인이 디자인 비즈니스로 성숙되기 이전까지는 정부차원에서 시범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경우 공공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서비스디자인 기반연구와 시범사업이 활성화돼 있으며 이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필자는 버클리대와 아주대에서 공부했다. 대통령비서실 정책보좌관실 행정관,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국회 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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