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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양극화의 재앙? … 멈추지 않는 기상 이변
기후양극화의 재앙? … 멈추지 않는 기상 이변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4.12.10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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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 81. 폭설

▲ 기상이변으로 폭염, 폭설 등 기후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돌이켜보면 기후변화를 줄일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인류일 뿐이다. 은 ‘폭설에 이어 폭우가 버펄로에 있는 주택보유자들에게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는 속보를 전했다. CNN뉴스 캡처
최근 미국 버펄로 지역에 영화 「투모로우」(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2004)를 방불케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거의 7피트(약 2.1m) 높이의 거대한 눈이 내린 후 금요일(현지시각 11월 22일 토요일)에 가라앉은 것이다. 이날 <CNN>은 「폭설에 이어 폭우가 버펄로에 있는 주택보유자들에게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Heavy snow plus rain could spell more trouble for Buffalo homeowners)」는 속보를 전했다.
이날 미국에 내린 폭설의 양은 거의 한 해에 내린 눈의 양과 같았다. 그러나 기상 악화에 대한 비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폭설이 녹기 전에 더 많은 지붕이 붕괴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미국 당국은 폭설로 이미 30가구 이상의 지붕이 붕괴됐으며, 앞으로 더 많은 붕괴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에 서서히 내리기 시작한 비는 홍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주가 발표하길 며칠 후에는 기온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뜻한 기온은 얼음을 녹이고, 녹은 얼음은 물이 되고, 물은 홍수를 일으키게 된다. 뉴욕 주지사 앤드류 쿠오모는 “물은 우리가 오랫동안 봐온 것보다 더 큰 홍수가 될 것이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걱정했다.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 버펄로 지역에서만 살아온 38살의 한 시민도 이러한 경우는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 기온은 점점 상승하고 있다. 반대로 엄청난 혹한도 몰려왔다. 덧붙여 이제 눈과 비가 한 번 왔다 하면 퍼붓듯이 내리게 됐다.

폭염과 폭설 사이
혹한, 폭설, 한파와 같은 기상이변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1년 1월 4일, 포항 남구 동해면과 오천읍에 각각 52㎝와 48㎝의 폭설이 내렸다. 2012년 12월 초순 서울에는 23㎝의 폭설이 내렸다. 또한 2011년과 2012년 2월 초순 서울에 65년 만의 한파가 찾아와 기온이 영하 17.1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상현상이란 대기의 온도, 대기의 압력, 대기 중의 수증기 양으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순간적인 대기상태를 말한다. 반면 기후는 일정한 지역에서 1년을 주기로 되풀이되는 기상의 종합상태 또는 평균상태다. 기후는 위도, 고도, 수륙 분포, 지형, 식생 등의 영향을 받으며,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을 주기로 변한다. 즉 기후변화는 긴 시간 동안 고르게 나타났던 틀이나 패턴이 깨지는 것으로, 자연적이거나 인위적인 영향으로 일어난다. 기후변화라고 말하면 많은 이들은 지구가 더워지는 온난화를 떠올린다. 온난화가 유독 도드라졌을 뿐 정반대 현상인 겨울 혹한도 기후변화의 결과다.


『날씨 충격』(온케이웨더 취재팀, 코난북스, 2014. 이하 관련 내용 참조)에 따르면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에 의해 과거에 관측되지 않았던 태풍, 폭우, 폭설, 혹한 따위의 기상 이변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한 해만도 2월 한파, 4월 폭설, 5월 가뭄, 7월 폭염, 8월 집중호우, 9월 태풍이 나타났으며, 다수가 전년도에 비해 강력해졌다.


급작스런 기후변화가 나타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북극 해빙 면적의 빠른 감소다. 『지구를 생각한다』(김수병 外, 해나무, 2009. 이하 관련 내용 참조)에 따르면, 바다는 해수대순환을 통해 세계의 기후를 조절한다. 해수는 북대서양의 차갑고 소금기가 많은 바닷물을 동력 삼아 순환한다. 만약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북대서양에 초당 10만 톤 이상의 민물이 들어오면 전 지구적인 해수순환이 멈추게 된다. 영화 「투모로우」에서도 해수순환이 멈춰 급격한 기후변화가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현실에서도 전 지구적인 해수대순환이 멈추면 급작스런 기후변화가 발생해 인류 문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북대서양 극지방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많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매우 걱정이 된다.
대기와 해양 그리고 극지방의 얼음은 각각 원하는 에너지양이 있고, 에너지를 서서히 주고받으며 지구에너지의 균형을 맞춰왔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얼음 양이 갑자기 줄어들면 많은 에너지가 한 번에 대기로 몰려가 에너지 시스템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지구온난화가 기후양극화를 만들고, 기후양극화가 이상기후를 만드는 셈이다. 머지않아 고위도 지방과 중위도 지방 사이의 기압 균형이 깨질 날이 올 것이다. 전 지구적인 이상고온, 가뭄, 홍수 등 극한의 기상 현상과 물리·생태계 전반의 심대한 변화를 이제, 인류는 체감하고 있다.

해수대순환으로 발생
세계적으로도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많이 오른 지역이 있는 반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더 내려간 지역이 있다. 기온의 지역별 편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 기온의 편차가 커질수록, 지역의 경계에서 온도차가 큰 공기 둘이 만나 일시적으로 강한 비구름대를 형성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로써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봐도 연평균 강수량은 늘고 비가 오는 날은 줄었지만, 한 번 비가 내리면 많은 양이 쏟아지곤 한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평균온도는 1.5도 올랐다. 서울의 여름 시작일은 1950년대(6월 11일)에 비해 2000년대(5월 27일)는 15일 가량 앞당겨졌다. 여름 지속기간은 1950년대(101일)에 비해 2000년대(121일)에 20일이 늘었고, 겨울은 1950년대(114일)에 비해 2000년대(102일)에는 12일 줄었다. 이러한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앞으로 더욱 벌어질 것이다.


2013년 6월, 서울은 1973년 공식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달이었다. 지난 2012년 7월 미국의 4개 주는 폭염과 폭풍 피해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의 2012년 보고에 따르면, 2000년부터 10년간 미국 38개 주에서 눈이 오지 않아 스키장 문을 열지 못한 날이 많았다. 2013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도 8일 연속 38도를 넘는 이상고온의 날이 이어졌다. 상하이 기상청이 140년 전 기온을 기록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더운 달이었다. 지구의 기온이 매년 이상해지고 있다.

마지막 희망은?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서 이제까지 과학자들이 개발한 기후모델 수십 개를 비교한 후 2100년 지구의 미래상을 발표한 적이 있다. IPCC가 발표한 미래 가상 시나리오 중 가장 최악의 전망과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살펴봤다. 최악은, 인류가 지금처럼 경제 발전에만 매진하면서 화석연료에만 집착할 경우 2100년쯤에 지구는 대략 4도 상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은 인류가 지금부터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물질의 소비를 줄일 경우 현재 배출된 온실가스만으로 2100년 지구는 0.6도 상승할 것이라는 거다.


<타임>은 기후변화의 진짜 위험이 대규모 강풍, 홍수, 폭염, 가뭄보다 어쩌면 질병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기온이 상승하면 모기는 높은 지역으로 서식지를 확장한다. 인류는 제대로 면역력을 갖추지도 못한 채 새로운 풍토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재 세계보건기구는 기후변화를 인류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가뭄·홍수로는 식량위기와 영양실조가 발생하고, 강우로 인해 질병매개 동물 분포의 변화가 일어난다. 또한 폭염으로 인류는 심장이나 호흡기 질병에 걸릴 수 있다.


1980년대 초 미국의 래리 게이츠는 세계 기상기구가 주최한 행사장에서 “기후가 여러분이 내다보는 것이라면 기상은 여러분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미래에 나타날 급격한 온난화와 이에 따른 기후변화를 줄일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은 인류의 노력이다. 각국의 국민들 대다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대응 행동을 하는 이들은 적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의 변화와 관련되고 이어 인간 식생활에 영향을 준다. 하루하루 사는 게 바쁜 현대인들이 몇십 년 후의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해 스스로 자신의 노력을 바치기는 어렵다. 만약 보이지 않는 미래에 더 나은 하루하루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미래를 위해 자신을 조금씩 저축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때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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