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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호 새로나온 책
758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12.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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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명학의 생선공간: 용처럼 나타나고 우레처럼 소리처라, 정우락 지음, 역락, 528쪽,35,000원
이 책은 조식의 학문인 남명학을 일반대중들에게 좀 더 심도 있게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그동안 남명학 관련 저서는 학자들에 의한 연구서가 중심을 이뤘다. 이 책은 여기에 일정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남명학의 생성공간을 지역별로 살펴보았다. 남명이 합천, 김해, 산청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의 구체적인 공간에서 무엇을 보았으며,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가 하는 부분을 주로 다뤘다. 나아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남명학까지 파악할 수 있게 했다.

■ 다산의 한평생, 정규영 지음, 송재소 역주, 창비, 292쪽, 17,000원
최초로 완역된‘다산 연보’의 결정판. 다산의 玄孫(丁奎英, 1762~1863)이 직접 쓴 정약용의 생애다. 다산 사후 85년이 지난 1921년에 편찬한 다산의 일대기『사암선생연보』를 『다산의 한평생: 사암선생연보』라는 이름으로 완역했다. 다산이 환갑 때 작성한「자찬묘지명」에는 실려 있지 않은 환갑 이후 15년간의 행적까지 담은 다산 가문의 공식 연보인 셈이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사상가이자 시인인 다산 정약용의 굴곡 많은 한평생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방대한 다산 저술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다산사상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다산의 일대기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덧붙이자면,『 사암선생연보』에는 어려운 용어, 수많은 인물, 방대한 저작물, 정치적 사건들이 등장해 번역자의 주석 없이는 읽기가 쉽지 않다. 이 대목에서 번역을 맡은 송재소 교수의 꼼꼼한 역주는 고전번역의 미덕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 돈키호테(1-2),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열린책들, 각 784쪽·936쪽, 각권 15,800원
『돈키호테』에 담긴 세르반테스의 문체와 정신을 고스란히 한국어로 번역하고자 안영옥 고려대 스페인어문학과 교수는 5년의 고증과 스페인에서의 답사를 거쳐 국내에서는 만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한국어판『돈키호테』를 탄생시켰다. 작품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읽어야 그 작품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얻을 수 있다는 완역 정신을 세워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돈키호테』2권까지 총 6천700여 매(200자 원고지 기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정확한 번역 작업을 마쳤다. 1605-1606년 출간된 두 권의 텍스트를 저본으로 했으며, 책 두 권 모두에는 현재까지 그려진『돈키호테』의 삽화 중 가장 세밀하고도 유명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구스타브 도레의 삽화 1백 점을 수록했다.

■ 벌거벗음, 조르조 아감벤 지음, 김영훈 옮김, 인간사랑, 199쪽, 15,000원
아감벤은 근원적, 혹은 원초적 벌거벗음이 신의 은총 안에서 사라졌다가 원죄 후, 혹은 원죄에 의해서 다시 나타난다고 말한다. 우리는 동일한 과정이 우리에게 익숙한 벌거벗음과 주권 권력 사이에서도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벌거벗은 생명으로서의 우리의 존재는 오로지 주권 권력에 의해서 드러난다. 그렇기에 벌거벗음은 신과 주권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벌거벗음이 삶-생명과 법-로고스, 인간과 동물, 그리고 천사를 결부시키는 동시에 분리시키는 문턱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벌거벗음에 대한 아감벤의 탐사가 이렇게 새롭게 반복 확장을 거듭하는 일은 당연해 보인다.‘ 벌거벗음’이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10편의 에세이로 구성된다.

■ 신자유주의 금융화와 문화정치경제, 강내희 지음, 문화과학사, 600쪽, 28,000원
이 책은 금융화와 그와 연동된 문화정치경제적 현상이야말로 오늘날 자본주의의 핵심적 문제인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시도한다. 여기서 분석은 관계론적인 것으로, 금융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차원들의 다양한 변동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 문화는 정치경제와, 경제는 문화정치와, 정치는 문화경제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 살펴본다. 나아가서 이 책은 금융화와 함께 예상되는 인류의 유적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해법을 찾고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코뮌주의적 문화사회의 건설 제안은 한편으로는 유토피아적이라 할 수 있지만, 저자는 이 전망을‘과학적인 것’으로 구축하기 위해‘유효한 유토피아주의’를 제안한다.

■ 주변주의 여성들: 17세기 세 여성의 사람, 털리 데이비스 지음, 김지혜·조한욱 옮김, 도서출판 길, 480쪽, 33,000원
국내 독자들에게『마르탱 귀르의 귀향』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역사서술에서 중심부와 주변부의 문제를 핵심 주제로 집필한 책이다. 유럽과 일본의 종교를 비교 연구해 이른바‘다중적 근대성’을 주장한 슈무엘 아이젠슈타트의『프로테스탄트 윤리와 근대화:비교의 관점』에서 영감을 받아 쓴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17세기 세 여성, 즉 독일계 유대인 상인 글리클 바스 유다 라이프, 프랑스 출신 가톨릭 선교사 마리 기야르, 그리고 독일과 네덜란드를 넘나들며 활동한 신교도 화가이자 곤충학자인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의 삶을 비교한다. 특히 세 여성을 비교하면서도 하나의 표준적인 삶을 준거로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세 여성이 각자의 제한된 조건 안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연출하
는 주체로 그려냈다.

■ 피케티 패닉:『 21세기 자본을』을 둘러싼 전 세계 논쟁지도, 김동진 지음, 글항아리, 268쪽,12,000원
이 책은 피케티의『21세기 자본』이 전 세계 자본 담론에서 어떠한 논쟁과 논의를 촉발시키고 심화시키는지, 그럼으로써 향후 자본 담론에 어떠한 기여를 해나갈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전망한다.『 21세기 자본』의 각 장에서 피케티가 역사적 실증이나 이론을 어떤 내용과 방법으로 다루었는지 분석하고, 연관된 논쟁들은 무엇인지 장 단위로 정리하고 있어,『 21세기 자본』을 전 세계 자본 담론과 연관지어 파악할 수 있다. 신문의 칼럼을 비롯한 대중적인 반응부터 학계의 전문적인 논의까지, 또한 이것들이 어떠한 자본 담론의 질서를 형성하는지도 조망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피케티 현상을 둘러싼 전 세계 논쟁지도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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