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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있나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있나요”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10.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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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19 11:28:29
지난 1일부터 대학강사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교육부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온 김동애 전 한성대 대우교수가 지난 6일 위출혈을 일으켜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8일 퇴원한 김 교수는 약속했던 9일까지의 시한을 지키기 위해 다시 9일까지 교육부 앞을 지켰다. <교수신문 244호 10월 7일자 참조>“반드시 이길 거라고 믿어요. 왜냐면 현실이니까. 대학 강사들이 이렇게 열악한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오랜 단식 끝에 목소리는 잠기고 몸이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한성대를 대상으로 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헌법재판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그만 두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동료 강사 선생님이 나흘 동안이나 같이 단식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고민은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강사들의 처우가 부당하다는 공감대는 많이 확산됐습니다. 물이 바위를 뚫듯, 강사문제도 분명히 옳은 방향으로 바뀌게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답했다.

김 교수는 99년 9월, 8년 반 동안 강의해온 한성대에서 예고도 없이 시간강사로 직위가 ‘강등’됐다. 학교측이 이듬해 강의마저 배정하지 않자 김 교수는 서울지방법원에 직위해제 무효 소송, 체불임금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제소했지만 모두 기각 당했다. 9일로 예정됐던 김 교수의 퇴직금 청구 민사소송의 판결은 23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용 잡급직 강사에 대한 퇴직금 지급 판례가 없어 재판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판례를 남기겠다”는 노 강사의 투쟁이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는 이제 대학사회의 관심에 달렸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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