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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인문’, 지방은 ‘사회’계열 폐과 가장 많아
수도권은 ‘인문’, 지방은 ‘사회’계열 폐과 가장 많아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4.10.20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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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어떤 학과들 없앴나?

정부가 대학평가 때 인문·예체능계열을 취업률 산정에서 제외했지만 올해 없어진 학과 2개 가운데 하나는 인문·예체능계열 학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은 인문계열, 지방대학은 사회계열 학과를 가장 많이 없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0~2014년 4년제 대학 학과 통폐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학과 폐과 건수는 1천50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66.8%(701건)가 지방대학에 몰려 있다. 수도권(349건) 대학의 폐과 건수에 비해 2배가 넘는다.

분야별로는 인문계열에 집중됐다. 올해(2014학년도) 없어진 학과의 29.9%가 인문계열이다. 사회계열이 25.5%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는 사회계열 학과가 폐과 대상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 올해는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폐과된 학과에서 인문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학년도에 11.7%였으나 2013학년도에는 20.0%로, 사회계열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사회계열은 2010학년도 26.0%보다는 다소 낮아졌다. 공학계열 학과는 같은 기간 32.5%에서 18.2%로 낮아졌고, 예체능은 비슷했다(15.0→15.3%).

지역별로는 다소 차이가 났다. 수도권 대학은 인문계열 학과를 가장 많이 없앴다. 올해 수도권 대학이 없앤 학과의 38.5%가 인문계열이다. 사회계열이 23.1%로 두 번째로 많았다. 공학계열 17.3%, 예체능계열 11.5% 순으로 나타났다. 반변 지방대학은 사회계열 학과를 가장 많이 없앴다(27.1%). 두번째로 많은 폐과 대상이 인문계열(24.7%)이었다. 공학계열(18.8%)과 예체능계열(17.6%)은 비슷했다.

인문·예체능계열 학과의 폐과 비율이 오히려 올해 들어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 등 올해 대학평가부터 취업률에서 인문·예체능계열을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4학년도에 없어진 학과 가운데 인문·예체능 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45.2%에 달했다. 지난해 37.7%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7월 한 구조조정 토론회에서 박정원 상지대 교수는 “대학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취업률 통계에서 제외되는 분야보다는 취업률을 올릴 수 있는 상경계열이나 공학계열을 더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문·예체능계열 축소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는데, 박 교수의 예측처럼 대학현장은 정부가 내세운 정책 목표와는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인문·예체능 계열을 제외한다고 했지만 새로 도입하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도 취업률 지표는 살아 있고, 이 때문에 대학의 학과평가에서 취업률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지표인 탓이다. 강은희 의원은 “취업률에 맞춰 인문·사회계열 중심으로 학과 폐지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대학은 ‘재학생’도 모르게 일방적으로 통폐합이 이뤄지고 있다”며 “대학 구조조정으로 학과 통폐합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재학생 등 학교 내부의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면서 진행돼야 내부 분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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