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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웠다고 말하는 제자들 보면 뿌듯합니다”
“많이 배웠다고 말하는 제자들 보면 뿌듯합니다”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4.10.20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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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스승상’수상한 이상덕 아주대 교수

“실감이 나질 않네요. 대한민국 스승상을 수상하게 된 건 학생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제3회 대한민국 스승상을 수상한 이상덕 아주대 교수. 그는 무박3일 기말고사를 운영하는 것으로도 학교에서 유명하다. (사진 이상덕 교수 제공)
이상덕 아주대 교수(61세, 건설시스템공학과·사진)는 교육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주관한 제3회 ‘대한민국 스승상’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교수는 이미 아주대에서 ‘최우수 강의상’을 여러 번 수상했을 정도로 우수한 강의자로서 명성이 자자하다. 최우수 강의상은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토대로 해 가장 평가 점수가 좋은 교수에게 수여하고 있다. 그의 강의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단순하다.

화려한 교수법에 있는 게 아니라 학문에 대한 엄격한 지도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를 많이 시키는 교수’로 통한다. 이 교수의 강의는 과제도 많고 정규시간 외에 보충강의도 빈번하다. 그런 이유로 학기 초마다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한 학기가 끝날 때쯤이면 학생들이 ‘배운 게 많았다’고 말합니다. 강의를 듣고 보람을 느꼈다고 하더군요.” 이 교수의 강의에는 늘 학생들이 붐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지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신경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제대로 지식을 전하기 위해 이 교수는 ‘무박3일(72시간)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다. 무박3일 기말고사는 3일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집중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다. 그가 가르치는 지반공학은 모래와 점토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으로 건축물을 안전하게 건설하기 위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1~2시간 동안 치르는 일반적인 시험은 한 학기동안 공부했던 학문을 짚고 가기에는 너무 짧았다. 이 교수는 “지반공학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지구력을 키워주고자 무박3일 시험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예상 외로 학생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긴 시험을 마쳤다는 성취감과 힘든 시험을 잘 해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3일 동안 잠을 참아 가며 시험에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의 얼굴이 환희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실무연구에도 힘썼다. 지난 2009년 재학생과 졸업생의 모금활동만으로 실제 규모의 모형실험이 가능한 대형지반연구실험동 준공을 추진한 것이다. 실험동 준공을 추진한 계기는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전에는 실외에서 실험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날씨의 영향도 크게 받고 장비의 손상도 많은 편이라 학생들의 고생이 심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까웠어요.”실험동 준공으로 실제 규모의 모형실험이 가능해지면서 학생들은 지반공학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평생을 학생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살아왔다. 이 교수는 가장 보람 있는 일로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칭찬받는 것을 꼽았다. “기업에서 학부졸업생들에게 면접이 필요 없다며 선뜻 채용해 줄 때 가장 뿌듯해요.”
이 교수는 앞으로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 왔던 작은 꿈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림 그리고 조각하고, 틈틈이 써온 시도 묶어 시집도 내고 싶다는 것. 그동안 강의에 전념하느라 작은 소망을 이룰 여유도 없었지만 이 교수는 지금처럼 대학에서 학생을 위해 살아가려고 한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계획은 교단에서 학생을 만나는 일이다.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의 행복이죠.”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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