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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7호 새로나온 책
747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9.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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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동기에 겪은 사상들, 정범모 지음, 서울대출판문화원, 344쪽, 26,000원
우리시대의 원로 교육학자 정범모 교수의 삶의 족적과 인생 철학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이 자아정체성을 찾는 청년기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살면서 직면하는 시행착오들조차 진솔하게 털어놓으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사상’은 곧 ‘믿음’임을 확신하게 한다. 교육현실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고뇌, 극단보다는 중용의 길을 모색하는 성찰적 지혜, 행위가 목적의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서 의미가 되기를 바라는 그의 생각들이 담겨 있다. 다양한 인간문화와 사상에 관한 그의 성찰 속에서 우리는 교육을 통해 전인사상을 실현하려 노력해왔던 원로 교육학자의 깊은 지혜를 만나게 된다.

■ 마산 근대문학의 탄생, 박태일 엮음, 도서출판 경진, 452쪽, 25,000원
이 책은 마산 지역 근대문학 1백년을 대상으로 처음 이뤄진 본격 연구서다. 모두 9편을 글을 4부로 나눠 실었다. 1부는 마산 근대문학 매체 전통의 효시 『마산문예구락부』를 공개하는 자리다. 마산 근대문학의 첫자리에 다름 아닌 의기에 찬 김광제 지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환기하고 있다. 2부는 논쟁적인데, 마산 근대 예술문화 1백년을 읽어내면서 특히 장지연, 이은상의 위치를 재조명하는 논의가 눈길을 끈다. 3부에서는 권환에 관련한 두 편의 글을 올렸다. 4부에서는 김용호와 정진업 그리고 ‘경자마산의거’ 시를 다룬 글을 올렸다.

■ 상징형식의 철학(제2권): 신화적 사유, 에르스트 카시러 지음, 박찬국 옮김, 아카넷, 592쪽, 35,000원
『상징형식의 철학』(전3권, 1923~29)을 통해 카시러는 인류가 걸어온 신화-종교 의식의 전개를 깊이 고찰했다. 카시러는 자신이 이 책에서 시도하고 있는 신화적 사유의 분석을 신화적 의식 비판이라고도 부른다.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을 염두에 두고 신화적 의식 비판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카시러는 신화적인 의식 비판을 통해서 신화적인 형상세계를 성립시키는 의식 활동을 분석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2012년 도서출판b에서 내놓은 번역본(‘신화적 사고’로 번역)과 대조해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 식민 권력과 한국 농업: 일제 식민농정의 동역학, 정연태 지음, 서울대출판문화원, 624쪽, 43,000원
저자는 식민지 수탈론처럼 ‘일제의 식민지 수탈과 한국인의 민족적 저항’을 이항 대립적으로 보거나, 식민지 근대화론처럼 ‘일제의 식민지 개발과 한국인의 자기 성장’이 상승 작용하는 것처럼 보거나, 탈근대론처럼 근대 비판에 몰두한 나머지 한국사회와 한국인에게 미친, 민족성·식민지성의 규정력과 영향력을 무시하는 인식틀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특히 식민농정의 제반 과정도 민족적 대립과 계층적 갈등이 중층적으로 작동하는 영역이었다는 점을 주목했으며, 식민정책이 한국사의 전개와 무관하게 일제에 의해 돌출적으로 기획, 시행됐다가 해방과 더불어 사라졌다고 보는 단기사적 시각도 지양했다.


■ 여권의 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지음, 손영미 옮김, 연암서가, 656쪽, 30,000원
18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계몽주의와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자유와 평등에 대한 요구가 드높았지만 여성은 여전히 남성의 부속물로 간주되고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프랑스 혁명 후 三部會 의원 탈레랑이 의회에 제출한 교육 법안에 반발해 쓴 작품으로, 소년뿐 아니라 ‘소녀’들도 국민교육의 대상에 포함돼야 하고, 남녀 누구에게나 똑같은 자유와 의무를 부과해야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포스턴(Carol H. Poston)이 편집하고 주를 단 텍스트를 원문으로 사용했다.

■ 의식: 현대과학의 최전선에 탐구한 의식의 기원과 본질, 크리스토퍼 코흐 지음, 이정진 옮김, 알마, 352쪽, 19,500원
선구적 신경생물학자 코흐의 학문과 삶에 관한 매혹적인 회고록이다. 과학이 유효하지 못했던 그 자리에서, 의식을 탐구하는 주체는 철학이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신경과학자의 역할이란 의식이 과학적 실험의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그칠 뿐이었다. 이처럼 과학적 논의의 대상조자 되지 못했던 ‘의식’을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끌어올린 젊은 개척자, 의식의 본질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 선구자가 바로 코흐다. 저자는 자신의 지난 연구를 종합적으로 돌아본 이 책을 통해 의식을 연구하는 현대과학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동안 어떤 흐름으로 발전해왔는지를 생생하게 개관한다. 동료인 프랜시스 크릭을 비롯해 네드 블록, 데이비드 찰머스, 줄리오 토노니, 볼프 싱어 등 수많은 과학자 및 철학자와 얽힌 의식 과학의 역사를 전달한다.

■ 전사의 시대: 테러와의 전쟁, 그 10년의 기록, 로버트 피스크 지음, 최재운 옮김, 도서출판 경계, 712쪽, 28,000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중동문제 전문기자’라 일컬어지는 영국 <인디펜던트>의 로버트 피스크가 써내려간 ‘테러’와의 전쟁 10년. 베이루트를 기반으로 38년간 중동 이곳저곳을 취재하며 수없이 많은 전쟁과 학살을 지켜봐 온 그는 이 책을 통해 중동 지역의 평범한 사람들이 겪어온 고통과 비극, 그리고 그것을 야기한 서구의 거짓과 위선, 그로 인해 오늘날 우리 모두의 삶에 일상적으로 죄어드는 공포를 고발한다. 그는 미군에 의해 파괴된 사원을 방문하거나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정치인들의 연설문을 뒤적거리며, ‘선과 악의 전쟁에 이름을 올린 모든 이들’에게 신랄한 비판과 냉소를 가한다.

■ 한 권으로 읽는 연극의 역사, 고종환 지음, 경상대출판부, 314쪽, 15,000원
이 책은 전체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필수적인 연극이론을 최대한 쉬운 필체로 서술했고, 2부에서는 고대그리스의 연극역사부터 시작해서 근대연극역사까지를 다뤘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각 나라별로 정치적 배경 혹은 역사적 이슈로 시작해서 문화적 상황, 연극적 상황 등으로 나아가는 식으로 글을 구성했다. 먼저 배경적인 지식을 살펴본 후에 연극 작품이나 작가들을 다루는 방식이다. 이는 전반적인 시대적 상황을 잘 인식하고 나면 시간이 흘러도 연극을 포함한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더 쉽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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