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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알제리 영화의 멀고도 가까운 사이
프랑스와 알제리 영화의 멀고도 가까운 사이
  • 박은지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연구교수
  • 승인 2014.09.0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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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라트 하릅 거리(Talaat Harb Street)의 전경. 도로 왼쪽 편에 야쿠비얀 빌딩이 보인다.

프랑스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전쟁은 알제리 전쟁이다. 심지어 이 전쟁은 프랑스 영화사에서도 중압감을 드러낸다. 1966년에 베니스영화제에서 「알제리 전쟁(La Bataille d'Alger)」이 금사자 상을 수상하게 되자 당시 프랑스 언론계가 반대 로비를 펼치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 영화는 1971년에 와서야 프랑스에서 한시적으로 개봉된다. 칸영화제에서 공식 상영이 이뤄지기까지는 40년이 걸렸고 그 해 2004년도에 프랑스인들은 처음으로 텔레비전에 방영된 이 영화를 안방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영광의 날들(Indig´enes)」이 2004년에 개봉된 상황은 사뭇 달랐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싸운 알제리 병사들을 다룬 영화를 프랑스인들이 ‘인정’해줬기 때문. 칸영화제는 남우주연상을 안겨주는 것으로 화답했고, 역사의 뒤안길에 묻힐 뻔했던 아랍 병사들의 이름은 복원됐다.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동결됐던 이들의 전쟁 연금도 프랑스 출전 용사들의 수준으로 상향 개선됐다.


프랑스에서 드레퓌스의 후손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사과는 100년이 더 걸렸다. 시라크 대통령은 2차 대전 당시 친나치 비시정부의 유태인 탄압에 대해 50여년이 지나서야 국가의 이름으로 사과했다. ‘세티프 학살’을 비롯해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을 치르며 식민지배라는 역사의 막을 내린 알제리 전쟁도 「알제리 전쟁」을 통해서 과거를 통과하는 하나의 사회적 의식을 치르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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