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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호 새로나온 책
746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9.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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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팔레스타인 시인이 쓴 귀향의 기록, 무리드 바르구티 지음, 구은정 옮김, 후마니타스, 260쪽, 15,000원
에드워드 사이드는 이 책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오랜 세월을 해외에서 떠돌다 마침내 1996년 여름에야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라말라를 방문할 수 있었던 한 팔레스타인 망명자가 남긴 짧고도 간결한, 그러면서도 시적인 기록이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추방’을 가장 실존적으로 보여 준다.” “머물 수 있는 곳과 머물 수 없는 곳, 가도 되는 곳과 가면 안 되는 곳에 관련된 고민들”로 귀결하는 그의 문장은, 거듭 뿌리 뽑힌 채 살아가야 했던 지식인의 자기 기록이다.

■ 동해는 누구의 바다인가?, 서정철·김인환 지음, 김영사, 354쪽, 18,000원
이 책은 40여 년에 걸친 집념 어린 추적이 빚어낸 동해와 일본해 이름에 관한 국내 최초의 연구서다. 저자들이 이 책을 쓴 이유는 2천 년이 넘은 토착명이지만 지금은 세계인의 뇌리에서 사라진 이름 ‘동해’를 되찾기 위해서다. 본문에 수록된 100여 점의 고지도와 다양한 고문헌들을 바탕으로 동해와 일본해의 진실을 추적해가는 저자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 첫째, ‘동해’는 2천 년 전부터 한민족과 만주족이 사용해온 토착명으로서 역사적 정당성을 지닌 이름이다. 둘째, 일제강점기에 국제수로기구에 등재된 ‘일본해’는 일본에서도 정착된 지 100년이 되지 않은 외래명으로서 그 바다를 둘러싼 다른 국가들을 배제하고 있다.

■ 렌즈 속의 인류: 민족지영화와 그 거장들, 이기중 지음, 도서출판 눌민, 496쪽, 20,000원
이 책은 영상인류학자이자 민족지영화 감독인 저자가 2004년에서 2013년까지 10년에 걸쳐 차근차근 민족지영화의 이론적 배경과 여러 논의들, 그리고 민족지영화 다섯 거장, 장 루시, 존 마셜, 로버트 가드너, 티머시 애시, 데이비드 맥두걸의 생애와 인류학적 기반, 그들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고 해설한 것을 묶어 낸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민족지영화를 보면 서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 아마존, 인도네시아 발리, 인도, 프랑스 파리 등 전세계의 다양한 민족, 사회 집단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 모던·혼성: 동아시아의 근현대미술, 문정희 지음, 한국미술연구소, 600쪽, 40,000원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 중국, 대만의 근대미술을 동아시아라는 맥락에서 규명하고 동양과 서양, 식민지배와 피지배, 전통과 개혁이 공존하는 경계에서 ‘모던’한 특징이 국가별로 어떻게 형성됐는지 밝혀나간다. 특히 동아시아 근대미술에 대한 기존 연구의 시각들이 대체로 식민주의나 근대적 발전 담론들에 입각해 미술작품이나 제도적 현상들을 상대화, 서열화해온 경향을 탈피하고,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들을 도출해 동아시아 근대미술을 수평적, 공시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 모든 것은 소비다: 상품 미학적 교육에 대한 비평, 볼프강 울리히 지음, 김정근·조이한 옮김, 문예출판사, 264쪽, 16,000원
독일의 미술사학자이자 예술학자인 저자는 소비문화를 가득 채우고 있는 여러 소비품들의 현상과 그것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연구하면서 소비문화의 미학적 측면을 평가한다. 다양하게 변용돼 쏟아져 나오는 제품들을 향해 ‘쓸모없는 기능의 혹’이라 보면서 키치적인 하위문화의 범주에서 분석한 보드리야르의 시선과는 다른, 소비문화에 대한 또 하나의 사유의 시선을 제시한다. 과거 사람들이 예술 작품에서 감정이 압도당하는 경험을 하고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사람들은 소비품에서 그런 감정을 얻기를 원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 한국 현대정치사상과 박정희, 강정인 지음, 아카넷, 432쪽, 20,000원
해방 이후 지난 70년 동안 한국(남한)이 거둔 민주화와 산업화의 성공 및 통일국가의 미완성이라는 현실을 염두에 두면서 해방과 분단 이후 전개된 한국 현대정치의 이념적 흐름을 개관하고 그 특징을 추출하는 한편으로, 박정희가 남긴 정치적 유산의 ‘빛’과 ‘그림자’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박정희의 권위주의 정권에 치열하게 맞서 항거하던 민주인사들 역시 박정희가 부과한 사상적 프레임으로부터 전적으로 자유로웠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민주화가 25년 이상 진척된 오늘날에도 일본 군국주의와 남북한 분단 및 냉전시대의 산물인 박정희의 사상은 한국 보수주의에 지속가능한 이념적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점에서 박정희의 정치사상에 대한 연구는 박정희 시대 한국정치의 이념적 지형은 물론 민주화 이후 21세기 한국정치의 이념적 지형을 이해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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