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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디자인에서 배운 점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디자인에서 배운 점
  • 김철수 국민대 명예교수·산업디자인
  • 승인 2014.09.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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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김철수 국민대 명예교수·산업디자인
36년간 몸담았던 대학 강단에서 정년을 맞아 퇴임한 후 그간 참여해 오던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디자인위원에 이어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디자인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오늘날 국제스포츠대회에서 디자인은 개최 의도와 개최지의 특성 등 의미 전달을 위해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돼 있다. 스포츠대회에서의 디자인 영역도 시각·정보, 제품, 환경, 공예 등 디자인의 전 영역에 걸쳐 매우 다양하게 넓혀지고 있는데, 먼저 시각·정보다자인 분야에는 엠블럼이나 마스코트, 픽토그램, 포스터로 대표된다.

제품디자인도 큰 영역을 차지하는데, 엄격한 검증과 표준화가 전제된 상태에서 선수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인간공학적 기능성이 배려된 도구 및 설비와 성화를 채화지에서 경기장까지 봉송하는 성화봉에 이르기까지가 제품디자인 영역에 해당한다. 또 경기 종목에 따라 공간의 성격도 다를 수밖에 없다. 목적에 부합되게 최적화하는 것은 물론 경기 이미지와 성격까지 반영한 내부 인테리어를 위한 공간디자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대회가 임박하면 분위기를 제고하는 환경 장식물도 디자인해야 하고, 선수와 관객의 편의성을 고려한 안내 사인시스템, 배너, 현수막 등을 디자인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각·정보디자인, 제품디자인, 공간디자인 및 환경디자인 등이 포괄된 디자인 전영역이 국제 스포츠대회 디자인의 기본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장애인 스포츠대회 디자인을 접하면서, 먼저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했다. 정상인과 장애인으로 구분하는 우리 사회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非장애인과 장애인으로 구분하는 시각으로 바뀌었고, 골볼(Goal Ball), 론볼(Lawn Bowl), 보치아(Boccia) 등 장애인 경기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오는 10월 18일부터 개최되는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의 디자인 개념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화합하는 ‘축제 한마당’ 즉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으로 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인 전용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으로, 장애인 입장에서 장애인 전용을 개발하는 것이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라고 하면,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이번 대회를 상징하는 엠블럼은 역동적인 불꽃을 모티브로 해, 참가 선수들의 열정과 도전정신 그리고 축제 한마당을 표현했다. 마스코트는 해마다 인천 강화도를 찾아 오는 세계적인 희귀 보호종인 천연기념물 ‘저어새’를 모티브로 암수 한 쌍으로 이뤄졌으며, ‘저노피’와 ‘드노피’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또한 이러한 기본적 디자인 결과물로 인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독일의 ‘레드닷(Red Dot)’을 수상하게 됐다.

지난 2년간 장애인 스포츠대회를 위한 디자인 과정에서 배운 점은 제품과 편의시설 및 환경 그리고 서비스에서 필요한 디자인은 장애인만을 위한 별도의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을 위한 디자인을 항시 개발해 놓으면,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두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장애인, 고령자, 노약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배려가 이뤄질 때 우리나라는 진정한 선진국이며 복지국가가 되지 않을까?

김철수 국민대 명예교수·산업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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