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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총장에 김문기 전 이사장 선출
상지대 총장에 김문기 전 이사장 선출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4.08.19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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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는 반발

상지대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김문기 전 이사장을 총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대해 상지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총장실 점거를 시작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김 총장 선임을 저지하고 그를 교육계에서 영원히 퇴출시키겠다며 투쟁을 선포했다. 교수협의회에서도 김 총장이 선임된 데 대해 적극 반대 입장을 표했다. 특히 김 총장을 ‘사학비리를 저지른 당사자’로 지목하며 총장으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총장에겐 과거 비리 꼬리표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그는 1973년 상지대의 전신인 원주대에서 관선이사장에 취임한 후 1974년 이름을 지금의 상지학원으로 바꾸며 상지대 이사장을 지낸 바 있다. 그러나 1993년 부정입학 등의 사학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이사장에서 해임됐다. 사학비리로 교육계에서 퇴출됐던 그가 21년 만에 상지대 총장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를 향한 여론이 좋지 않자, 이를 의식한 듯 김 총장은 18일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서 그는 “2014년도에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며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 위기를 타개해 나갈 상지호의 선장을 고심해 온 이사회의 요청에 여러 번의 고사 끝에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됐다”며 총장이라는 직위를 맡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교수협의회는 “이사회는 재정적 기여를 기대하고 있는 모양인데,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사회의 재정 지원이 없어도 올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 총장을 ‘위기를 타개할 적임자’가 아니라 ‘배제할 당사자’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한 어떤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이사회에서 독단적으로 총장을 선임한 것에 대해서도 깊은 당혹감을 표출했다. 교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최동권 교수(국문학)는 “김 총장의 선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그 전까지 다른 후보가 총장이 될 거라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갑자기 김문기 총장이 결정됐다. 9월 2일 비상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의 강경대응에 대해 상지대 측은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듯하다. 입학홍보부 담당자는 “9월 1일 개강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차후 방안도 나올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김 총장의 컴백으로 상지대는 좋든 싫든 새로운 기로에 들어섰다. 총장 담화문에서 밝힌 것처럼 도약으로 향해 나아갈지, 아니면 사학비리로 얼룩진 90년대의 불명예를 다시 반복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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